수학은 어렵지만 미적분은 알고 싶어 알고 싶어
요비노리 다쿠미 지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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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점가와 유튜브 그리고 다양한 SNS상에서 수학 공부가 인기 컨셉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중, 고등학교를 거치며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늘고 있지만, 정작 학교를 졸업한 성인들이 다시 수학을 공부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죠.

특히, 코로나로 인해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분들이 수학 문제를 다시 풀면서 무기력감과 불안감을 해소하고, 뇌를 좀 더 많이 사용하거나 문제 풀이를 통한 재미와 기쁨을 얻는 등 또 다른 홈 엔터테인먼트 현상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물론 서점가의 수학 신드롬도 그 중 하나로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로 바뀌게 되니, 정답이 정해져있는 그래서 정답을 찾는 방법을 말해주는 수학이라는 학문에 매력을 느낀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등 수학이 꽃이라고 하는 미적분에 이르게 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교양 수학이나 스토리 텔링 식의 확률연산 정도의 쉬운 난이도에서 벗어나 수포자의 길로 이끄는 최고 난이도의 미적분을 다시 공부하려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대학수학능력평가 시험의 수학영역에서 최고 난이도의 문제가 바로 이 미적분에서 출제될 정도니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수학은 어렵지만 미적분은 알고 싶어>에서 저자는 1시간 만에 미적분을 이해시킬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래서 저자의 이력을 찾아보았습니다.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유튜브에서 수학과 물리를 가르치는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채널 개설 1년 만에 13만명의 구독자수와 여러 대학의 수학 참고자료로 활용될 정도라고 하니 그 실력은 검증된듯 합니다.

본서에서 먼저 눈에 띄는 2가지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논지의 전개 방식이 선생님과 학생간의 대화로 전개된다는 점입니다. 일명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산파법)'이 생각나는 이 교수법은 학생에게 직접적으로 답을 주기보다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하여 개념을 스스로 깨우치고, 답을 도출해내도록 합니다. 특히 어려운 수학 기호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도우며, 꼭 필요할때 자세히 설명하는 배려를 보여줍니다.

두번째, 미적분의 계산에만 집중하는 현 수학교육의 문제점에서 탈피하여, 실생활에서 적용되는 모습까지도 함께 설명함으로써 미적분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명확히 이해시키고자 노력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수학은 '이미지'가 90%라는 논지를 폅니다. 수포자들 대부분은 수학을 공부할 때 수식 상태 그대로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현실세계와는 동떨어진 '추상적인 수식으로 표현된 수학'에서 좌절한다는 것입니다.

물리학을 전공한 저자 답게 수학 강의는 단순히 수식을 이해하기 쉽게 해설하는 것이 아닌 물리의 관점을 섞어서 현실 세계와 수학을 연결시켜 설명하기 때문에 수식의 이미지를 좀 더 쉽게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죠. 마치 어릴 때, 공이나 동물 이미지를 사용해 1+1=2라는 수식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어서 60분만에 미적분을 이해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4단계로 설명을 이어갑니다. 물론 아무리 수학에 자신 없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최단 경로로 미적분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말이죠.

1단계 : 함수

2단계 : 그래프

3단계 : 기울기

4단계 : 넓이

미분은 먼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변화를 현미경으로 보려고 하는 것이며, 적분이란 먼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변화를 눈에 보일 만큼 많이 쌓으려 하는 것이라 했을때 함수를 통해 수식을 표현하고 이것을 그래프로 표현하며, 그래프 상의 "변화" 양상 즉, '기울기'를 조사하는 것이 '미분'이며, 그 변화를 더하는 것 즉 '넓이'를 구하는 것이 '적분'이라고 하는 것이 미적분의 본질임을 여러차례 강조합니다.

개인적으로 2. 그래프에 대해 실제 그래프와 함께 입력 X와 출력 Y의 관계와 그 변화 그리고 속도와 기울기의 관계를 잘 보여주어, 좀 더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그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적분학과 관련한 고등 수학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즉, 미분방정식, 다중적분, 벡터 미적분, 복소수 함수론 등의 필수개념의 이해를 통해 머신러닝에서 활용되는 역전파 알고리즘과 확률 추론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실 고교시절 배웠던 미적분을 1시간에 모두 배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앞서 말씀 드린 미적분의 기본개념과 미적분이 실생활에서 적용되는 모습을 통해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좀 더 깊이있는 공부로 이어가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학생과 선생님 간의 대화를 통해 논의를 진행하는 배려의 방식을 통해 짧은 시간에 어려운 미적분에 대한 가장 기초적이면서 핵심이 되는 원리를 파악하게 한다는 데는 충분히 성공한 책이 아닌가 평가합니다. 물론 본서를 다 본 이후에 조금 더 깊은 수학의 차원으로 빠져들고픈 욕구가 생기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이해의 깊이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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