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생각의 노화를 멈춰라 - 생각이 젊어지는 생각 습관
와다 히데키 지음, 하현성 옮김 / 행복포럼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뇌가 젊어지면 인생이 젊어진다

얼마전에 군시절 선임을 만났다. 전역을 하고 처음 만났기 때문에 이런저런 할 얘기가 많았지만 선임이 가장 처음 주제로 삼은 이야기는 케이블 방송 푸른 거탑이었다. 푸른 거탑은 군생활 벌어질 수 있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다룬 드라마다.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선임에게 '강력 추천' 받은 후 종종 푸른 거탑을 즐겨 시청했다. 극 중에서 말년 병장 역으로 나오는 최종훈은 귀찮은 훈련이나 작업이 있을 때마다 전두엽에 통증을 호소하며 열외를 받으려하곤 한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전두엽'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뭔가 중요한 기관임을 알기에, 그의 행동에 웃음 짓곤 한다. 바로 이 전두엽이 「생각의 노화를 멈춰라」의 주인공이며 인생을 젊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사업이나 사회생활에서 상사로부터 지시받은 일을 처리할 때에나, 메뉴얼대로 무언가를 할 때에는 전두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생각의 노화가 발생한다 해도 일처리는 문제없이 할 수 있다. (중략)

공업화사회가 끝나고, 앞으로는 지식사회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이다. 이에 따라 더 이상 메뉴얼대로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통용되지 않는다. 기업의 인사도 이런 추세에 따라 판단이 엄격해지고 있다. 중장년 중에서 창의선이나 무제 발견 능력 등을 발휘하지 못하는, 전두엽 기능이 저조한 사람은 해고 후보 1순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P. 6

 

생각의 노화라고 하면 뇌의 기능의 저하를 생각하며 늙어가며 겪는 어쩔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뇌가 늙으면 늙은대로의 가치를 가지는 것 아닐까, 늙은 뇌에서 나오는 생각과 행동도 사회의 다양함을 주는 요소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뇌가 노화되면, 즉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됐을 때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고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이런 노화가 눈에 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임기응변이 약해지고 창의성이 떨어진다. 메뉴얼에 나와있지 않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대처를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밖에도 일생생활에 미치는 영향부터 전반적인 사회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향까지 다양한 예를 들며 생각의 노화를 예방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다. 노화를, 먼훗날의 이야기이며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하는 운명 같은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생각이 바뀔 것이다. 현실과 직면해 있고 오늘부터 당장 실행해야하는 대처로 말이다.

 

이는 중·노년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20·30대에라도 지금까지 전두엽을 단련하지 않았거단, 전두엽을 사용하는 일에 종사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생각이 노화해 결국 '남들이 하는 일 이외의 일은 못 한다.' '창의적인 발상을 하지 못한다'는 낙인지 찍히게 된다. 실제로 이렇나 젊은이들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지식사회에서 살아님기 위해, 전두엽을 활성화하고 적극적으로 생각의 노하를 멀리하는 두뇌 사용법(생각법)에 관해 지금부터 설명하고자 한다.

P. 20

 

뇌 노화 예방에 있어 한 가지 재밌는 점은, 대처법을 훌륭히 실행하는 사람의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또한 그런 사람들은 예술 분야에도 굉장한 역량을 뿜어내기도 한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으며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유로운 것을 배운다. 항상 인생에 있어서 강한 자극을 바라는 사람들이, 생각이 노화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거라는 말이다. 자신이 골든벨에나 나오는 퀴즈를 맞추며 기억이나 단순한 계산의 정확성만 갖춘 사람보다, 남들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며 신선한 지식을 가공할 줄 아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부터 생각의 노화를 예방해라.

 

일반론부터 말하자면 예술가들 중에는 금욕, 인내, 절제하며 사는 사람이 적다. 무뢰배 작가, 기행으로 잘 알려진 음악가 등 파란만장한 일생을 보낸 사람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다자이 오사무처럼 파탄적인 생활까진 하지 않아도, 술과 여자를 가까이하며 주간지 가십기사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은 적지 않다.

쾌락을 지향하는 예술가는 예나 지금이나 많다.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적어도 기계적인 생활을 하는 예술가는 없다. 참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고 즐기는 것이 전두엽을 자극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P. 217

  

배고픈 골방 블로그 바로가기

 

 

 

 

 

생각의 노화를 멈춰라

작가
와다 히데키
출판
행복포럼
발매
2013.03.12

리뷰보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8분 기적의 독서법 - 인생역전 책 읽기 프로젝트
김병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서를 파는 약장수

「48분 기적의 독서법」을 읽으며 이번 주말 여행 계획을 잡았다. 여러 곳을 고민한 끝에 연평도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풍경 좋고 경치 죽이기로 유명한 곳은 일부로 생각하지 않았다. 관광이 아닌 여행이 목적이기 때문에.

독서를 권장하는 책을 보다가 갑자기 웬 여행 얘기냐고? 이건 「48분 기적의 독서법」에서 저자 김병완이 말하는 독서를 성실히 하고 있다는 반증이 된다. 책의 세계란 마치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들이 머리의 촉수를 이용해서 서로 '링크'하는 것처럼 서로 끊임없이 이어져 있기 마련이라 다양한 분야를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문 속에 사회가 있고, 사회 안에 문학이 존재한다. 그런가 하면 문학에서 과학을 발견하기도 한다. 관심 분야, 익숙한 분야가 아닌 낯선 세계에 나를 끊임없이 집어넣고 의식과 사고의 확장을 바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간다. 낯선 것과 만나기 위한 것이다. 낯선 것과 만나기 때문에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새로운 생각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 여행을 떠나자는 것이다. 수천 권의 책을 통해서 말이다. 훨씬 경제적이지 않은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없다. 수천 년 전의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지구 반대편의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사고와 의식이 확장 되고,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바로 의식이 살아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P. 147

 

왜 하필 48분일까? 이 책은 그런 호기심으로 펼치게 된다. 48분이라는 숫자에는 마치 꼭 이것이어야 하는, 50분도 아니고 30분도 아닌 48분이어야 하는 구체적인 의미가 담겨 있을 것만 같다. 48분이 마치 마법을 부리듯 나를 황홀한 독서 세계로 인도하고 독서하는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처럼 말이다. 

48분이라는 시간이 부담스럽지도 않다. 1시간과는 단위 자체가 다르고 50분은 축구 전반전을 통째로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이건 흡사 홈쇼핑에서 상품을 19800원에 파는 상술처럼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우리의 평균 수명인 90세의 인생 주기를 하루 24시간에 비유해보자. 90년 중의 3년이란 시간은 하루 중 정확히 48분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인생에서 3년을 독서에 투자한다는 것은 하루 중 48분을 투자한다는 것과 같다. (중략)

3년이란 시간 동안 인생이 기적처럼 바뀌기 위해서는 1000권의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P. 27

 

이 책을 통해 획기적인 독서법을 배우려는 독자들은 아쉽지만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이 책엔 몇 가지 독서법이 소개 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독서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3년동안 오전, 오후 48분씩 책을 읽으면 독서 '임계점'을 넘어서 사고와 의식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는 걸 끊임없이 설명하는 책이다. 책의 놀라운 점,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이유, 단기간에 수많은 책을 읽어서 위인이된 인물들을 마치 약장수가 약을 팔 듯 반복한다. 그리고 '책은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 시간 등 짜투리 시간을 모아 48분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어쩐지 낚이는 느낌이 들지만, 속는 셈치고 그의 말을 따라 하루 48분, 48분으로 내 인생이 바뀔 수 있다면 이처럼 좋은 약도 없을 것이다.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내 의식과 감성 속으로 스며들고, 40년동안 한 번도 미치지 못했던 생각의 지경까지 사고와 의식이 확장되는 것을 느끼고 그 충격과 경이의 감정으로 어느 때는 정말 한동안 멍한 상태로 기절할뻔 하기도 했다. 어떻게 인간은 자기 자신이 앉은 그 자리에서 동서고금을 초월하여 또 다른 수천수만 가지의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지 너무나 놀라운 일이 눈앞에서 바로 나에게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P. 6

 

 

 

 

48분 기적의 독서법

작가
김병완
출판
미다스북스
발매
2011.12.22

리뷰보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춘, 거침없이 달려라 - 꿈과 스토리로 스펙을 이긴 아주 특별한 이야기
강남구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당신 인생에서 꿈의 위치는 어디입니까?

「청춘 거침없이 달려라」를 읽으면서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같이 읽은 건 큰 행운이었다. 두 책 모두 인생동안 꿈이라는 환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주제로 쓴 책이었고 이건 높은 시너지 효과로 다가왔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유시민은 자신보다 인디 밴드 크라잉 넛이 더 훌륭한 사람이라며 감사하다는 말을 한다. 꿈을 좇지 않고 되는대로 살아 가는 인생보다 꿈만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 간 인생이 훨씬 훌륭하다는 말이었다. 알토란 같이 탄탄하고 실속있는 삶, 가치 있는 삶을 사는데 가장 중요한 테마는 바로 꿈이다. 특히 낯선 선택지로 가득 찬 20대를 보내는 청춘들에겐, 「청춘 거침없이 달려라」와 같은 책을 읽으며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한국 대학의 과잉 진학에 따른 기회비용이 연간 19조원이라고 한다. 가지 않아도 될 대학에 가느라 국내총생산 1%에 해당하는 기회를 상실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 1명당 4년제 대학교를 위해 쓰는 비용이 약 7천만원이고, 여기에 스펙을 위해 어학연수나 토익, 토플까지 준비하다 보면 1억원에 가까운 돈이 소비된다. 이렇게 국가적, 개인적으로 엄청난 기회비용을 들여 진학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할 때는 어떤가? 이 기회비용을 보상받기 위해 원하는 일 대신에 높은 연봉을 주는 일을 선택한다. 이때 우리가 높은 연봉 대신 포기한 기회비용이 바로 꿈이다. 높은 연봉이랴, 남의 눈치에 꿈을 버리고, 부모님 기대에 꿈을 버리고, 현실에 꿈을 버린다.. 인생이란 세트 메뉴에서 꿈이 메인 메뉴는커녕 달콤한 디저트도 되지 못하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

P. 57

 

「청춘 거침없이 달려라」의 저자 강남구는 어렸을 적에 겪었던 열망을 말하며 원하는 바를 이루다라는 뜻의 성공을 거두고 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는 분명 대단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21세에 티켓몬스터 최연소 팀장이 되었고 22세에는 억대 연봉과 함께 무제한 법인카드를 받으며 나스닥 상장 기업 그루폰 한국 지사의 세계 최연소 임원으로 스카우트됐다. 그런데 과연 이 사람의 성공 스토리를 보통 사람에게 대입할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된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이미 미니홈피에 4천명이 드나드는 인기인이었고 청바지 사업으로 월매출 2천만원을 달성했다고 한다. 이런 인맥과 사업 수단은 보통 사람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그는 마치 모든 사람 같이 동일 선상의,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했다는 듯이 언급한다. 이 책은 스펙을 좇지 않아도 꿈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주는 게 아니라 스펙을 좇지 않고 성공한 사람의 단적인 예를 드는 것 같다. 쉽게 말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를 개인사에 치중해서 말한 느낌이 든다.

그는 취업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체 불가능성을 이야기 하며 다른 책으로 대체 가능한 책을 쓰고 말았다.

 

 어쨌든 긍정적인 면은 인생 최대 가치인 행복을 추구하려면 뭘 좇아야 하는지 말한다는 점이다. 인생은 행복하기 위해 산다. 어쩌면 이건 변하지 않는 절대적 진리다. 사람들은 그래서 관심도 없는 수학 공식을 외우며 대학을 가고, 좋은 스펙을 쌓아 대기업에 취직하려고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앞으로의 행복이 보장돼 있는 것처럼.

마치 30대 이상이 느끼는 행복만이 가치 있는 행복이라 여기고 10대, 20대의 행복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 오늘의 자신에게 터무니 없는 시련을 주는 사람들은, 현재의 불행을 발판 삼아 미래의 불투명한 행복을 바라는 인생의 희생자들이기도 하다.

모든 이들의 꿈이 좋은 대학 들어가기,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같이 명사 없는 판박이가 된다면 우리 세상은 얼마나 비참한 것일까. 「청춘 거침없이 달려라」저자 강남구의 말처럼 모든 청춘들이 자기만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 발버둥 치는 가슴 벅찬 세상이 오길 바란다.

 

한 번 사는 인생이다. 대체 언제 행복해지려고 행복을 자꾸 유예시키고 하고 싶은 일을 미뤄두는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면서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세상이 요구하는 스펙만 좇다가 졸업을 한다. 그리고 아무 색깔도 없는 자신을 세상에 겨우 끼워맞춰서 살아가는 게 정말 당신이 대학에 간 이유인가?

P. 71  

 


  

 

청춘 거침없이 달려라

작가
강남구
출판
국일미디어
발매
2013.03.15

리뷰보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살기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를 바꾸면 글도 바뀐다.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들 사이에선, 글을 잘 쓰기 위한 마법 같은 주문이 하나 전해져 내려온다. 다독, 다작, 다상량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 송나라 정치가 겸 문인인 구양수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이건 전설이나 마법이 아닌 단 하나의 진리로 지금까지 널리 알려져 왔다. 만약 그 말이 시시비비를 가릴 것 없는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출판된 수천, 수만 권의 작문 책들은 다 쓸모없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렇지는 않다. 혼자서 깨우치기 힘든 비문이나 오류, 그리고 시시콜콜한 이론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는 특이하게도 글을 쓰기 위한 태도와 자세를 중요하게 언급한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어요." 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닌가?

나는 책을 펼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작가는 예리하고 날카롭게 나 스스로 느끼지 못한 치부를 관통했다.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면 "글을 잘 쓰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나의 모습이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가면이라는 알았다. 카프카의 말을 인용하면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은 것이고 이 책을 더욱 집중해서 읽게 됐다. (망치로 머리를 쳐대지 않는 책이라면 읽을 이유가 없다 - 카프카)

 

나는 종종 나를 소설가라고 소개하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하겠다고 부러워하는 회사원이나 주부들을 자주 만난다. 그때마다 나는 심히 의심스럽다.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고 있단 말인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이지? 당신이 무의식 중에 정말로 원하는 것은, 회사원이나 주부로서 안정된 삶을 살면서 소설가나 화가를 보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하겠어요!"라고 말하는 바로 그 삶이 아닐까?'                     P.19

 

이렇듯, 인간은 표면적으로 내세운 의식적 꿈과 실질적으로 욕망하는 자신의 무의식적 꿈은 전혀 딴판일 수 있다는 얘기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어하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가? '이정도 책을 봤으면 이젠 쉬어도 될 거야.' 라는 안이한 생각과, "문예창작과를 나왔으니 보통 사람보다 글을 조금 더 잘 쓰는 사람이야." 라는 어처구니 없는 오만을 하고 있지 않았나. 꿈에서조차 맞춤법 책을 뒤져가며 글에 대해 갈망할 줄 아는 그런 욕망을 가지고 있나? 그렇지 않다.

내가 글을 잘 쓰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올바른 맞춤법과 어려운 문법이 가득한 책이 아니라,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도 꿈을 실천하기 위해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오늘 그려 보는 내일의 자기 모습은 그 모습 그대로 자신이 바라는 미래상이겠지만, 그러나 오늘의 내 모습은 어제의 내가 실제로 바란 그 모습이다.       P.42

 

 

나는 글을 솔직하게 쓰고 있는가?

아마 이 서평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글깨나 써보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책도 많이 읽고 기본적인 맞춤법도 지킬 줄 알며 백일장에서 상도 타본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글쓰기를 배워본 적도 없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보다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웃기지 말라고? 난 분명 그렇게 느꼈다.

 

아이는 숙제를 내준 사실조차 몰랐다. 사실 동시가 뭔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그래서 '엄마' 하면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 오라고 일렀다. '엄마'라는 제목으로 제출한 아이의 동시는 다음과 같다.

 

  우리 엄마 얼굴에는 점이 나 있다.

  근데 왜 엄마만 머리가 기냐

  우리 엄마는 참 여쁘에요.

 

시를 접하고 나는 한참이나 웃었다. 기분이 무척이나 상쾌했다. 일단 부모님 은혜 운운하는 식의 상투적인 상상력에 빠져 있지가 않았다. 다른 고학년들의 솜씨 좋은 동시들이 여러 편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이 시가 제일 좋았다. 글 쓴 아이의 제 엄마에 대한 감정과 생각이 솔직하게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P.63

 

그렇다. 어느 순간부터 나의 글쓰기는 나의 인격이나 특징, 채취, 형태를 잃어버리고 보는 사람들을 위한 정답을 적는 글쓰기가 됐다. 당신도 어쩌면 모범적이며 양식에 지배 당하는 글을, 마치 걸그룹 마냥 양산하고 있진 않은가? 나의 글에 분장이라고 불릴만큼 두꺼운 화장을 입히고 남들에게 선보이고 있진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진솔한 울림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반성해보도록 하자. 그리고 솔직하게 적어보자. 난 지금 이 서평을 쓰는 도중에도 솔직하게 적고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정답만을 적는 글쓰기는 '예쁘다' 라는 말을 제대로 적지 못한 글쓰기보다 매력이 없다.

 

습작생이든 기성작가의 글이든, 가장 갑갑한 구제불능의 글은 별다른 결점이 눈에 띄지 않는, 그러나 하나의 기지조차 보이지 않는 매끈하게 다듬어지기만 한 글이다. 매끈하지는 않지만 한 구절이라도 살아서 반짝이는 문장이 좋다.     P.67

 

 

글은 곧 나 자신이다.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선 글보다 나를 우선 바꾸라고 말한다(물론 뒷부분엔 작문책답게 여러가지 이론과 설명도 나와있다). 말로만 작가의 꿈을 키우지 말고,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을 쓰지말고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도록 전력투구 하라고.

나는 며칠 지나지 않아 이 책을 잊을지도 모른다. 보면서 느낀 감동과 깨우침은 흔적도 없이 재가 되어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생에 조금 더 폭발적인 글을 쓸 수 있게 된다면 이 책이 가슴속에 도화선이 되었다고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글에서 매력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많은 노력을 쌓아도 글이 바뀌지 않는다면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를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