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그래도 넌 소중해
맥스 루케이도 지음, 권기대 옮김, 마리아 모네시요 그림 / 베가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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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전이 된 그림책이라는 <너는 특별 하단다>도 아이에게 읽어주지는 못했지만, 맥스 루케이도의 신작 <괜찮아 그래도 넌 소중해> 역시 아이에게 읽어줄 지는 모르겠다. 

일종의 '그 분'에 관한 그림책으로 특별히 부모의 종교를 아이에게 물려줄 의지가 있지 않다면, 망설여지는 책이다. 머릿말에서 이 책이 줄 수 있는 몇 가지 주제를 적고 있다. 그 중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느냐가 아니라 하느님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함을 깨우쳐주는 것'

은 내가 아이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굳이 비교해서 말하자면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느냐가 아니라 자기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함을 깨우쳐주는 것'

이 필자의 교육관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아무리 당신이 사랑받고 있는 존재이고 특별한 존재임을 깨우쳐준다고 해도, '하느님'이 끼어든다면 좀 곤란하다. 아직 아이와 종교적인 대화?(이를테면 죽은 금붕어는 어디로 가는거야?)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 종교의 '하느님'을 설명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은 분명한 종교색을 가지고 있으므로 선택에 유의 하시기 바란다. 

내용은 '키다리 막대'라는 소재로 우화의 형식을 빌어, 굳이 높은 곳이나 뭇 사람들이 우러르는 곳만이 삶의 목적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땅으로 넘어져버린 아이가 '그 분'의 자상한 손길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그림이나 편집은 발랄하지만 '우쭐대고 거만하면 안 돼' 라던지, '높은 데를 꿈꾸지 말고 낮은 데를 택해'같은 직접적인 교훈 전달법은 세련되지 못했다. 우화 역시 조금 작위적인데가 있어 전체적으로 부자연 스러운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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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탐험가가 보는 지도책 세트 - 전8권
카렌 포스터 외 지음, 강미라 외 옮김, 레베카 엘리엇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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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1등 선생님>으로 교과과정 연계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교과서만으로는 깊은 지식으로 각인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죠. 교과서 밖의 통합 능력을 기르는 일이야말로 아이들을 반쪽짜리 입시교육에서 구출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위 책의 저자가 지적한데로 조금 어렵다고 여겨지는 과학, 수학 같은 과목일수록 재미있는 바깥 책들로 흥미를 돋구어야할 것 같네요. 



특히 사회나 세계사, 지리 같은 과목은 실질적인 자료들을 자주 접하면서 친숙한 이야기로 만들어 주는게 좋겠죠. 지도나 연보, 실물 사진, 통 지식, 다양한 호기심들이 충족될 수 있는 책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되짚어보면 시험을 보기위해 달달 외우고 빼곡히 적었던 정보들은 머릿 속에서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어요. <꼬마 탐험가가 보는 지도책>을 훑어보니 새삼스럽더군요. '이런 걸 배웠었지' 했지만 어느 것 하나 인상적으로 남아있지 않다는게 놀라운 지경이었죠. 

아이에게 엄마도 못한 걸 바라는 건 무리 이겠지만, 이런 구성이라면 아이도 선뜻 책장을 넘길 것 같네요. 우선은 큰 지도들이 몇 페이지에 걸쳐 등장하구요, 각각의 지도들은 기후, 지형, 식물, 동물, 물길 등으로 다르게 그려집니다. 반복해서 눈에 익힐 수도 있고 특별히 관심있는 것들을 골라 볼 수도 있겠죠. 

책의 첫 페이지에서 다뤄지는 대륙지도는 지리적 용어들이 아주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책의 별미랄만한 사진들로 각 국가의 민족적 특징, 풍습, 명소, 산업, 교통들에 대한 설명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특히 <유럽> 편에서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타고'의 페이지에서 여행의 실질적 시뮬레이션으로 상징적 탐험가의 상상력을 붇돋으며, <북아메리카> 편에서는 '미시시피 강을 따라서'로 배를 타고 상상의 여행길을 떠납니다. 이 시리즈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용어풀이'와 '한눈에 보기' 페이지도 눈에 띕니다. 불러들인 지식을 정리하고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겠지요. 사실,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이 시리즈 역시 초등교과와의 연계를 염두하고 쓰여졌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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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별자리 이야기
지호진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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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는 유익하기도, 무익하기도 합니다. 지식전달을 전제로 한 만화들이 말초적인 흥미유발이나 자극적인 내용들을 앞세운다는 점은 안타깝죠. 결과적으로 지식이 사라진 자리에 그것들만 남는다면 더더욱 별볼일 없게 되구요. 

하지만 '재미'를 담보로 접근해야할 지식들도 있게 마련입니다. 아이들에게 조금 어렵게 여겨질 분야라면 부모의 검증이 선행된다는 전제하에 만화도 충분히 유익하리라 믿습니다.  

과학시간에 접하게 될 '천문학' 분야는 글로 된 정보만으로는 한계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몇 억광년 떨어진 별들의 이야기나, 자전 공전 같은 우주의 질서, 계절의 변화에 따른 별자리, 우주 속의 지구 같은 지식들은 체험에 한계가 있기에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별자리 이야기>는 제가 보면서 살짝 빠져든 책이었습니다. 이렇게 쉬운 별들의 이야기를 진작에 들었다면 과학시간을 지긋지긋하게 여기지만은 않았을테니까요. 그림도 내용도 매우 수수하고 정감있습니다.

밤하늘의 별 보기를 좋아하는 산이와 샘이 남매를 따라 별자리 이야기를 엿들어요. 같은 동네의 별 할아버지에게서 듣는 별자리 이야기, 시골의 삼촌과 여름 밤 별보기, 천문대 견학 등 별만큼이나 은은하게 반짝이는 일상 속에서 별자리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별자리에 얽힌 신화를 주로 들려주면서 별 하나하나를 익히는 과정은 별의 추상성을 구체화하죠. 견우와 직녀 이야기, 처녀자리의 데메테르 신화, 백조자리의 파에톤 신화 등 익히 들어왔던 사연(아이들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을 통해 감성과 지성을 충족시킵니다. 별자리를 주축으로 별의 밝기, 북극성, 달의 변화, 은하수, 유성 등 지식들은 징검다리처럼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캄캄한 밤하늘이 상상의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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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되고 발이 되어
박윤규 지음, 유준재 그림 / 한솔수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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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들어왔던 따뜻한 옛날 이야기예요.

앞집 뒷집 정겹게 사는 장님과 안은뱅이 할아버지가 서로에게 의지해 길을 떠납니다. 냇가에서 왠 금덩이를 발견하지만 서로에게 넘겨주다 그냥 두고 갑니다. 다시 길을 나선 중 고얀 양반 놈을 만나 고역을 치르지만 금덩이를 가져가라고 하니 황급히도 달려갑니다. 하지만 금덩이 대신 무시무시한 구렁이가 덤벼들었고 양반놈은 다시 쫓아가 장님과 안은뱅이를 혼쭐냅니다. 이상타싶어 다시 가본 두 늙은이는 두 개의 금덩이를 발견하고 그것보다 더한 기적을 겪게 됩니다. 다리가 펴지고 앞이 보이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더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 
   



이 이야기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아마도 앉은뱅이를 짊어진 지게로 길을 떠나는 장님의 모습일거예요. 서로에게 모자란 부분을 채우는 그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과도 닮게 되는지, 어린 시절에는 알지 못하였지요. 하지만 사람은 자연스럽게 내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나와 반대인 사람을 만나 호감을 갖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에게서 배우고 또는 의지하면서 인생을 황금보다 값진 것으로 만드는, 일종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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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권리가 있어! 다섯 걸음 학교 1
알랭 시셰 글.그림, 김현경 옮김 / 톡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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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인권'책이 두 권 나왔네요.
한 권은 아릅답기 그지 없는 동화책, 또 한 권은 일상 속에서 '인권'을 만날 수 있는 사려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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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권리가 있어>란 다소 주제가 강조된 제목이긴 하지만 책장을 여는 순간 느껴지는 번뜩이는 재치가 '심각함'을 단숨에 물리칩니다. 요 '톡'에서 나온 책들의 편집을 참 좋아하는 엄마 독자인데요, 이 책 역시 매우 예쁩니다. 

마음껏 뛰놀고, 혼자 생각하고,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물론 아이들에게는 무척 어려울 얘기 일테죠. '권리'를 설명하는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그림책.

그래, 맞아. 우린 꼬마야.
근데 그거 아니? 우리에겐 권리가 있어. 배고프지 않게 잘 먹고 춥지 않게 옷을 입어야 해.

두 페이지에 걸쳐 진행되는 대사니까, 편집이 꽤 여유롭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주제임에 분명하니까요. 글 페이지에 적힌 작은 메모들은 아이들이 누리는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도 상기시켜줄 수 있을것 같네요. 혹시 아이의 전화를 엿듣거나 일기, 편지를 보는 것이 아동 권리협약에 위배된다는 사실, 알고계셨나요? 이 책은 엄마를 일깨우기도 합니다. 또 요런 재미있는 시도도 눈에 띕니다.

말썽을 피워도 야단맞지 않을 권리는?

어떤 대답이 이어질까요.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어. 마음대로 하는 게 권리는 아니란 걸. 내가 가진 권리만큼 다른 사람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걸.'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의 권리를 깨닫도록 지도해야한다는 항목이 '유엔아동권리협약'에 포함된 걸 보니, 일종의 필독서같이 느껴집니다.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 인권>은 초등학생을 위해 쓰여졌네요. 3학년 1반 아이들 생활을 통해 인권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식책입니다.

뇌염을 앓고 장애를 얻게된 기쁨이, 한부모 가정에서 외롭게 방치된 유민이,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귀인이, 등등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에서 보장되어야 할 권리들을 짚어나가는게 책의 맥락입니다. 인권변호사 1331 아저씨가(인권위 상담전화) 인권에 관한 올바른 충고를 들려주고, 세계 인권 선언의 조약들을 하나씩 꺼내보입니다.
 
이 책에도 '어린이 인권'을 따로 다룬 준형이와 형준이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쉴 새 없이 학원을 돌고 엄마가 일기장을 훔쳐보는 준형이 이야기는 어린이의 인권이 얼마나 쉽게 침범되는 지를 보여줍니다. 또 이름처럼 준형이와는 정 반대지만 역시나 아버지의 폭압 속에서 사는 형준이를 통해 '권리'가 보장되야할 다양한 경우를 제시하구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의 주변에 언제든 존재할 수 있는 상황들을 각색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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