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에겐 권리가 있어! ㅣ 다섯 걸음 학교 1
알랭 시셰 글.그림, 김현경 옮김 / 톡 / 2009년 12월
평점 :
어린이 '인권'책이 두 권 나왔네요.
한 권은 아릅답기 그지 없는 동화책, 또 한 권은 일상 속에서 '인권'을 만날 수 있는 사려깊은 책.
-------------------
<우리에겐 권리가 있어>란 다소 주제가 강조된 제목이긴 하지만 책장을 여는 순간 느껴지는 번뜩이는 재치가 '심각함'을 단숨에 물리칩니다. 요 '톡'에서 나온 책들의 편집을 참 좋아하는 엄마 독자인데요, 이 책 역시 매우 예쁩니다.
마음껏 뛰놀고, 혼자 생각하고,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물론 아이들에게는 무척 어려울 얘기 일테죠. '권리'를 설명하는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그림책.
그래, 맞아. 우린 꼬마야.
근데 그거 아니? 우리에겐 권리가 있어. 배고프지 않게 잘 먹고 춥지 않게 옷을 입어야 해.
두 페이지에 걸쳐 진행되는 대사니까, 편집이 꽤 여유롭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주제임에 분명하니까요. 글 페이지에 적힌 작은 메모들은 아이들이 누리는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도 상기시켜줄 수 있을것 같네요. 혹시 아이의 전화를 엿듣거나 일기, 편지를 보는 것이 아동 권리협약에 위배된다는 사실, 알고계셨나요? 이 책은 엄마를 일깨우기도 합니다. 또 요런 재미있는 시도도 눈에 띕니다.
말썽을 피워도 야단맞지 않을 권리는?
어떤 대답이 이어질까요.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어. 마음대로 하는 게 권리는 아니란 걸. 내가 가진 권리만큼 다른 사람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걸.'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의 권리를 깨닫도록 지도해야한다는 항목이 '유엔아동권리협약'에 포함된 걸 보니, 일종의 필독서같이 느껴집니다.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 인권>은 초등학생을 위해 쓰여졌네요. 3학년 1반 아이들 생활을 통해 인권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식책입니다.
뇌염을 앓고 장애를 얻게된 기쁨이, 한부모 가정에서 외롭게 방치된 유민이,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귀인이, 등등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에서 보장되어야 할 권리들을 짚어나가는게 책의 맥락입니다. 인권변호사 1331 아저씨가(인권위 상담전화) 인권에 관한 올바른 충고를 들려주고, 세계 인권 선언의 조약들을 하나씩 꺼내보입니다.
이 책에도 '어린이 인권'을 따로 다룬 준형이와 형준이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쉴 새 없이 학원을 돌고 엄마가 일기장을 훔쳐보는 준형이 이야기는 어린이의 인권이 얼마나 쉽게 침범되는 지를 보여줍니다. 또 이름처럼 준형이와는 정 반대지만 역시나 아버지의 폭압 속에서 사는 형준이를 통해 '권리'가 보장되야할 다양한 경우를 제시하구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의 주변에 언제든 존재할 수 있는 상황들을 각색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