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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별자리 이야기
지호진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학습만화는 유익하기도, 무익하기도 합니다. 지식전달을 전제로 한 만화들이 말초적인 흥미유발이나 자극적인 내용들을 앞세운다는 점은 안타깝죠. 결과적으로 지식이 사라진 자리에 그것들만 남는다면 더더욱 별볼일 없게 되구요.
하지만 '재미'를 담보로 접근해야할 지식들도 있게 마련입니다. 아이들에게 조금 어렵게 여겨질 분야라면 부모의 검증이 선행된다는 전제하에 만화도 충분히 유익하리라 믿습니다.
과학시간에 접하게 될 '천문학' 분야는 글로 된 정보만으로는 한계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몇 억광년 떨어진 별들의 이야기나, 자전 공전 같은 우주의 질서, 계절의 변화에 따른 별자리, 우주 속의 지구 같은 지식들은 체험에 한계가 있기에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별자리 이야기>는 제가 보면서 살짝 빠져든 책이었습니다. 이렇게 쉬운 별들의 이야기를 진작에 들었다면 과학시간을 지긋지긋하게 여기지만은 않았을테니까요. 그림도 내용도 매우 수수하고 정감있습니다.
밤하늘의 별 보기를 좋아하는 산이와 샘이 남매를 따라 별자리 이야기를 엿들어요. 같은 동네의 별 할아버지에게서 듣는 별자리 이야기, 시골의 삼촌과 여름 밤 별보기, 천문대 견학 등 별만큼이나 은은하게 반짝이는 일상 속에서 별자리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별자리에 얽힌 신화를 주로 들려주면서 별 하나하나를 익히는 과정은 별의 추상성을 구체화하죠. 견우와 직녀 이야기, 처녀자리의 데메테르 신화, 백조자리의 파에톤 신화 등 익히 들어왔던 사연(아이들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을 통해 감성과 지성을 충족시킵니다. 별자리를 주축으로 별의 밝기, 북극성, 달의 변화, 은하수, 유성 등 지식들은 징검다리처럼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캄캄한 밤하늘이 상상의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