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임금님 청개구리그림책 2
조태봉 지음, 심보영 그림 / 청개구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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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여전히 대나무 숲에 가면 들릴 듯 각인되었던 옛 이야기와는 사뭇다릅니다. 비밀과 비밀의 폭로가 강조되었던 지난 이야기와는 달리 '착한 귀'에 대한 교훈적인 실화가 바탕이 됩니다. 왕이 되고 더욱 주위사람의 말에 귀 기울였다는 신라 48대 경문대왕의 이야기를 고쳐 썼답니다.

바로 이 큰 귀는 호기심 많았던 왕이 백성들의 사는 이야기, 모진 소리, 애환 등을 더 잘 듣기 위해 길어진 설정으로 등장합니다. 듣는데 그치지 않고 가슴 깊이 새겼던 왕은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대궐 곳간의 문을 열지요. 귀에 대한 무성한 소문으로 귀를 감추려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결국 큰 귀, 경청 할 수 있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 한 것인지를 재차 깨닫게 됩니다.
 
'福귀'로의 귀결은 아이들에게 이로운 교훈을 전합니다. 외모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도 있을테고, 단 말과 쓴 말 모두 자신에게 얼마나 이로울 수 있는지 느낄 수도 있겠죠. 코가 크다면, 입이 크다면, 손이 작다면 하고 가정해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옛이야기의 상상력이 한껏 발휘되는 책으로 거듭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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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 호랑이 내 친구는 그림책
도미야스 요코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양선하 옮김 / 한림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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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상상력만으로 완성된 호랑이. 아이들 그림책에서 흔히 사용되는 비약적 구조가 적극 활용된 책이예요.

아빠가 그려준 호랑이 등에 타고 모험을 떠나는 남자 아이가 주인공이죠. 밀림을 누비며 아이를 잡아먹거나 괴롭히려는 다른 동물들로부터 긴 호랑이는 든든한 수호자 역할을 해냅니다. 바로 긴-꼬리를 이용해 나무나 뱀, 악어를 휘어감아 물리치고 현실로 돌아올 때는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역할까지 완수하는 만능 무기가 되는 거죠. 

특히나 아이의 시선을 잡아두는 곳은 의외로 아빠가 호랑이 그림을 그려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비약적 상상을 그려내는 많은 동화책이 이런 현실적인 접근이 빠지거나 미약한 경우가 많아요. 간혹 이야기만 붕붕 뜨는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은 처음과 끝이 확실하게 닿아 있다는 점이 안정감을 주네요.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책을 덮자마자 곧장 크레용과 종이를 가져옵니다. 긴꼬리 호랑이를 그려달라는 요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요새 강조되는 독후활동이 이만큼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책이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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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피포 - 천재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이야기
트레이시 펀 지음, 포 에스트라다 그림, 이상희 옮김 / 현암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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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 이라는 과학적 신건축을 설계했던 실제 건축가의 이야기가 아이들을 위한 우화로 탄생했어요. 피터르 부뤼헐의 민속적인 그림을 연상시키는 동글동글한 인물표현과 명암깊은 채색이 아름답습니다. 그림만큼이나 생각 깊은 글귀도 인상적이네요.

피포는 작업을 하면서 원가 보글거리는 것이 가슴 속으로 차오르는 걸 느꼈어요. "너무 피곤해서거나 심한 소화불량 때문일 거야." 피포는 중얼거렸어요. (중략) 마침내 피포의 가슴과 마음과 영혼 전체가 온통 보글거리는 거품이 되었지요. (중략) 그 거품은 바로 기쁨이었지요. 

설계 제안서가 선택된건 혼자 살고, 거지처럼 입고, 몸에선 돼지 냄새가 나는 바보 피포에게 일어날 수 있는 극적인 사건이기도 하지만 진정한 예술가의 혼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야합니다. 사람들 눈에 하찮아 보이는 피포가 사실은 늘 재능을 갈고 닦는 시대를 앞선 인재였다는 숨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책을 읽을 아이들도 피포의 성공만이 아닌 피포의 노력을 바라보아야 하니까요. 






또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면서도 잘 다루어진 감정들이 있어요. 늘 자신을 우습게 보던 친구와 돔을 쌓는 작업을 함께 해야한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끼던 피포는 이런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면 진짜 바보가 되는 거지. 자존심 때문에 돔 만드는 일을 저버린다면 말이야."

게으르고 한심한 허풍쟁이 친구는 노력과 재주를 겸비한 피포의 적수가 될 수는 없었지만 성공담을 통해 열정과 관계에 대한 고민을 두루해 볼 수 있는 동화책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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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포야 입을 크게 벌려 꼬마 그림책방 25
오이시 마코토 지음,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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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에게도 취향이라는게 생깁니다. '어떤 책이 유익하겠다'라기 보다는 '어 이책 재밌네'라고 할까요.
수 십번 읽어줘도 그런데로 할만한 책이 있는가 하면 읽어줄 때마다 지루해지는 책도 있어요. 경험상 아이와는 늘 별개의 문제이긴 하죠. 

초 신타라는 일본 그림책 작가는 늘 기억에 남았어요. 내용이나 상상력이 대단하진 않아요. 오히려 다채로운 상상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다른 동화책들에 비한다면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할만큼요. 그림도 색깔도 예쁘다고 할 순 없을 매우 개성있는 작가 중의 한 명이죠. 



초 신타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함이나 엉뚱함이예요. 이번엔 아이세움의 <꼬마 그림책방>에서 그림만 그린 책이 나왔네요. 착하고 미련할만큼 우직스런 악어의 이야기와 그림이 잘 어우러집니다. 

악어 밤포가 실수로 악어새를 삼키고, 뱃 속의 악어새를 구하려는 순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쓰디쓴 약쑥을 먹고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는 동안 수많은 유혹에 시달리고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에서도 입을 다물지 않아, 악어새도 구하고 자신도 구해냅니다. 이야기의 클라이막스는 바로 총을 든 사냥꾼들을 만났을 때죠. 특히 사냥꾼들이 아주 익살스럽게 그려졌답니다.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그린듯한 그림들로 아이들의 공감과 엄마의 동심을 살 기회가 되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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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야 토토의 그림책
윤지회 그림, 윤여림 글 / 토토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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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을 쓰면서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하나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사람들이 아닌,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여러 가족 이야기였어요.
또 하나는 자기도 모르게 다른 가족이랑 연결되어 사는 가족 이야기였고요.
                                                                                                                                   -글쓴이 윤여림의 말에서

 



'사랑'으로 묶인 가족은 어떤 경우일까요. 원장 엄마, 이모들, 진아 선생님, 언니 오빠 동생들과 함께사는 아이. 혹은 태어날 때 찍은 사진이 없어서 엄마 치마속에 들어갔다가 나와, 새로 태어난 기념식을 치르는 입양된 아이. 할머니와 혹은 아빠와 단둘이 사는 아이들. 이혼한 엄마 아빠, 국적이 다른 엄마를 둔 아이들. 이 아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그림책 <우리 가족이야>

이런 주제는 예민하기도 하고 편견없이 표현해 내기도 힘들어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어야 할지도 막막하구요. <우리 가족이야>는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사는 친구들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끌어낼만합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두 세장 내외로 아주 짧고 인상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런 이야기들에서 떠올릴만한 교훈이나 동정심들을 길게 끌지 않으니 더 인상적이네요. 이야기로서도 가치가 있고, 소소한 사건 하나로 전체를 살펴야하는 살뜰함도 기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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