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버북스가 출판한 생태과학 동화. 60권 중 6권이 단행본으로 나왔네요. 맛보기로 충분합니다.
지식과 감성을 함께 전달할, 엄마들이 딱 좋아할 타입. 아이들이 재미있는 것을 본능적으로 찾는 다면 엄마들은 유익한 걸 한눈에 알아보는 무서운 본능이 있죠~ 유익하면서 재미도 있는게 타협점이라고 할까요.
여섯 권 중 아이와 제가 제일 먼저 점찍은 건 <아이쿠 깜짝이야>였습니다. 일종의 자연관찰 그림책인데요, 엄마인 제가 늘 가졌던 불만 하나를 해소해줍니다. 아이가 자연관찰책에는 별 흥미를 보이지 않아 고민해본 결과. 바로 자연관찰 책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거죠.
서영이의 경우 일상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들에 늘 푹 빠지는 편이라, 사람은 없고 동식물만 잔뜩한 책들은 아무리 귀여운 동물이래도 별 관심을 쏟지 못하더라구요. 아이의 취향 뿐 아니라, 생태이야기가 결국 '인간과의 어떤 연결점이 있느냐'를 찾는게 주된 모토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와도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빠진 자연관찰 책은 아무리 재미있고 상세하게 꾸며져 있어도 공허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더군요.
예상은 적중했고, 아이는 드디어 사람이 나오는 자연관찰 책을 즐겁게 읽었습니다. <아이쿠 깜짝이야>는 두더지가 먹을 것을 찾아 밭으로 내려와 땅을 파고 지렁이나 벌레를 잡아먹다 좀 쉬려고만하면, 땅 위의 아이들과 엄마가 자꾸만 땅속 식물들을 뽑아 놓는 이야기 입니다. 이 책은 그냥 생태가 아니라, 온 생태 입니다. 땅 속 두더지의 습성, 고구마, 당근, 마늘 등 땅 속 식물들의 성장, 농사일, 동물과 식물과 인간과의 관계.
바로 아이와 제가 함께 원했던 '복합 자연관찰 책'이었습니다. 아이는 책 속의 주인공들과 이야기를 나누길 좋아하는데, 역시 농사일을 돕는 오빠들과 다감하게 수다를 떨더군요.
비슷한 느낌으로 '민물에 사는 물고기 이야기'를 담은 <모두다 친구야>는 개성이 다른 네 명의 아이들이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내용입니다. 엉뚱이, 꼬꼬마, 쩝쩝이, 콩콩이. 작명 솜씨가 토속적이고 푸근한 그림에 유쾌하게 어우러집니다.
네 명의 아이만큼이나 다른 개성의 민물고기들이 특징적으로 그려집니다. 물고기 뿐만 아니라 물가의 모든 풍경을 세세하게 담아냅니다. 도식적인 자연관찰이 아니라, 그냥 '자연' 입니다. 물고기 이름 말고도 긴꼬리제비나비, 광대 노린재, 도롱뇽, 물 까마귀 등 물가 생태의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유도 합니다.
또 하나 눈에 띄었던 책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괴물>입니다. '재미있는 책 이야기'라는 주제가 담긴 '출판'에 대한 그림책입니다. 괴물이 나오는 책을 좋아하는 철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괴물이 나오는 책을 선물할 요량으로 엄마 아빠가 나섭니다. 당연히 작가를 찾아갑니다. 그 다음은 화가, 그리고 출판사. 출판사에서는 책의 모양과 크기를 정하고, 글과 그림을 합쳐 장면을 만들고, 컴퓨터로 조판합니다. 모두 모여 제목을 정하고 인쇄소를 향합니다. 엄마도 잘 몰랐던 책을 만드는 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