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의심을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 ㅣ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3
잔다르크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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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르크의 삶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린 나이에 전쟁의 한가운데로 들어갔다는 사실입니다. 『운명은 의심을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를 읽으면서는 그보다 그녀가 무엇을 믿었고, 수많은 의심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선택을 이어갔는지가 더 오래 생각났습니다.

잔다르크는 백년전쟁이 이어지던 시기 프랑스의 농민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특별한 교육을 받거나 높은 지위를 가진 인물도 아니었습니다. 글을 읽고 쓰는 능력조차 없었던 시골 소녀였지만 1429년 오를레앙 포위전에서 프랑스군의 반격을 이끌었고, 같은 해 샤를 7세의 랭스 대관식까지 이루어냈습니다. 이후 붙잡혀 열아홉 살의 나이에 화형을 당했고, 훗날 재심을 통해 당시의 판결이 무효가 되었습니다. 1920년에는 가톨릭교회의 성인으로 시성됩니다.

이런 삶을 읽다 보니 오히려 아주 평범한 제 고민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결정할 때 결과부터 생각하는 편입니다.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지, 실패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지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처음 품었던 생각 자체가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게 됩니다.

잔다르크의 상황은 제가 겪는 고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웠습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선택해야 했고,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두려움의 크기보다 결정을 앞두고 계속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묘한 공통점을 느꼈습니다.

저 역시 선택 앞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꼭 거창한 결정이 아니어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면 '조금 더 준비한 다음에 해볼까'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시간이 지나면 준비가 더 잘될 것 같지만 막상 기다리고 나면 또 다른 이유가 생깁니다. 그렇게 미루는 동안 선택지는 그대로인데 마음만 지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잔다르크는 모든 것을 알고 움직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믿음에 따라 행동했고, 그 행동이 다음 선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제가 기다리고 있던 것도 어쩌면 확신이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신이 생겨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움직인 뒤에야 알게 되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는 제 모습도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됐습니다. 잘하고 있는지 확인받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과 비교하면서 제 결정을 다시 의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더 크게 생각하게 됩니다. 잔다르크 역시 주변의 의심과 반대에서 자유롭지 않았지만 자신이 해야 한다고 믿은 일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물론 지금의 삶에서 전쟁터로 나서는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게 필요한 용기는 조금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작은 선택이라도 직접 해보는 것, 다른 사람의 기준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한 번 더 살펴보는 것에 가깝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운명이라는 말도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이미 정해진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망설임 속에서도 내가 내린 선택이 이후의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고민은 많고 쉽게 확신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모든 의심이 사라진 뒤에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은 남았습니다. 요즘 제가 고민하고 있는 일도 결국 생각만 반복하기보다 작은 행동 하나로 시작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클래시카 #잔다르크 #운명은의심을멈추는순간시작된다 #북유럽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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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왕이 될 수 없다면 왕을 만드는 자가 되어라 ㅣ 한국철학전집 3
정도전 지음 / 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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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의 삶과 생각을 따라가며 읽다 보니, 조선이라는 나라가 세워지는 과정에서 한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정도전은 고려 말 유학자로 활동했으며 정치적 탄압과 유배를 겪은 뒤 이성계를 만나 새로운 국가를 세우는 일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조선의 건국 과정에서 국가의 제도와 통치 체계를 구상한 인물입니다.

이 책에서는 정도전이 이성계라는 왕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까지 고민했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백성을 나라의 근본으로 바라보면서 토지제도의 개혁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뛰어난 왕 한 사람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국가보다 제도와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평소 역사 속 인물을 볼 때 결과만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정도전의 경우에는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 어떤 사람을 선택하고 어떤 체계를 구상했는지를 함께 보게 됐어요. 왕이 될 수 없는 위치라면 왕을 만들고, 왕이 바뀌어도 나라가 유지될 수 있는 틀을 고민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도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업무 방식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정도전의 행적을 읽으며 개인의 능력만큼이나 제도와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력을 직접 갖는 것보다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사람과 조직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게 한 책입니다.




#스스로왕이될수없다면왕을만드는자가되어라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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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품격 - 판단의 품격을 높여주는 아홉 번의 생각 수업
투리 문테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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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같은 말을 듣고도 받아들이는 방식이 참 다르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고, 나와 전혀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는 모습을 볼 때도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차이를 성격이나 개인의 경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사고의 품격』을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는 생각보다 많은 환경과 조건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책에서는 인간의 사고방식을 기후와 지리, 농업 방식, 생활환경 같은 여러 요소와 연결해 설명합니다. 특히 고온 다습한 환경과 병원체의 관계, 그로 인해 위생이나 순결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는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평소에는 개인의 성향이나 종교적 가치관이라고만 생각했던 부분에도 살아온 환경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농경 방식에 관한 내용도 기억에 남습니다. 쌀농사와 밀농사는 같은 농업이지만 필요한 노동의 형태가 다릅니다. 쌀농사는 물을 관리하고 여러 사람의 협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밀농사는 상대적으로 개인의 노동 비중이 큽니다. 이런 생활 방식의 차이가 사람들의 관계 형성이나 집단을 바라보는 방식과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을 읽으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사고방식에도 오랜 생활환경이 스며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저는 ‘왜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까?’라는 의문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나 책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를 때는 상대방을 이해하기보다 제 기준으로 판단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사람의 행동만 보기보다 어떤 환경과 경험을 거쳐 지금의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물론 환경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고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도 사람마다 생각은 다릅니다. 책에서도 인간의 사고를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보다 다양한 조건이 서로 영향을 주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오히려 사람을 바라볼 때 하나의 이유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지 느끼게 됐습니다.

음식 취향처럼 사소해 보이는 선택에서도 사람의 성향이나 가치관과 관련된 연구가 있다는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별 의미 없이 지나쳤던 취향에도 사회적 환경이나 개인의 경험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취향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점은 기억에 남았습니다.

30대가 되고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예전보다 사람을 쉽게 단정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과 의견이 다를 때는 특히 그렇습니다. 『사고의 품격』을 읽으면서 그런 순간마다 ‘내가 옳고 상대가 틀린 것일까?’보다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르게 생각하게 됐을까?’를 먼저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결국 이 책을 읽고 제일 많이 생각한 것은 제 사고방식이었습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기준 역시 살아온 환경과 경험 속에서 만들어진 것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일은 상대에게 무조건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이 형성된 배경을 살펴보는 데서 시작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덮고 나니 사람을 바라보는 제 태도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바로 판단하기보다 그 사람의 배경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여러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돌아보게 됐습니다. 생각의 내용뿐 아니라 생각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고의품격 #투리문테 #북유럽 #21세기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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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왜 이런지 부처님께 물었습니다 - 인생의 굴레마다 찾아온 뜻밖의 해답
우인 지음 / 서울문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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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된 우인의 『사는 게 왜 이런지 부처님께 물었습니다』를 읽었습니다. 제목부터 지금의 제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특별히 큰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마음이 바쁘고, 쉬는 날에도 해야 할 일을 떠올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날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런 시간을 자주 보내고 있어서 책의 이야기가 아주 멀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책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마음의 상태를 불교의 개념과 연결해 설명합니다. 그중 기억에 남았던 것은 ‘도거’라는 개념입니다. 마음이 들뜨고 불안해서 한곳에 머물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을 걱정하는 모습을 예로 들면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현재의 시간을 걱정에 내어주는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생각해보면 아직 오지도 않은 월요일 때문에 일요일을 제대로 쉬지 못한 날이 꽤 많았습니다.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해서 월요일의 문제가 미리 해결되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에요.

휴대폰을 손에 들고도 왜 들었는지 모르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도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언가를 습관처럼 반복하면서 그 행동의 이유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에서는 내가 하는 행동에 한 번쯤 이유를 물어보는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하루를 돌아보면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소한 선택 앞에서 계속 고민하는 모습도 다뤄집니다. 점심 메뉴처럼 작은 결정조차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살펴보면서 ‘중도’에 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지나치게 애쓰거나 반대로 아무렇게나 흘려보내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평소에도 선택 하나를 하고 나서 ‘이게 맞았을까’를 다시 생각하는 편이라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 제 생활을 떠올렸습니다.

오후가 되면 피곤해서 커피를 찾고, 하루를 열심히 보낸 뒤에는 늦은 시간 음식으로 보상받고 싶어지는 마음도 책에서 다룹니다. 특히 ‘양염’은 눈앞에 보이는 활력을 진짜 에너지라고 착각하는 마음과 연결되고, ‘탐식’은 배고픔보다 마음을 채우기 위해 음식을 찾는 모습과 관련되어 설명됩니다. 이런 내용은 거창한 수행이나 종교적 이야기보다 평범한 하루를 돌아보게 합니다. 나도 모르게 하는 행동 뒤에 어떤 마음이 있었는지 살펴보게 해요.

‘오온’에 관한 부분에서는 생각과 사실을 구분하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실제 상황처럼 받아들이면서 불안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이미 일어난 것처럼 걱정하거나 상대방의 짧은 말에 여러 의미를 덧붙이는 것도 비슷합니다. 생각은 생각일 뿐인데 어느 순간 사실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속에서 만들어낸 상황 때문에 실제보다 더 피곤해졌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불교의 개념을 오래된 이야기로만 남겨두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회사, 인간관계, 퇴사 고민, 돈에 대한 불안처럼 지금 우리가 실제로 마주하는 문제와 연결합니다. 저자 역시 13년 차 직장인으로서 회의실과 메신저, 구내식당 같은 일상의 공간에서 생기는 고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래서 경전 속 이야기를 읽는다는 느낌보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 내 마음을 관찰하는 기분으로 읽게 됩니다.

특히 ‘당신의 평화는 회사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을 중심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현재의 직장생활과 연결하는 방식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좋은 평가를 받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으로 단순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타인의 평가에 따라 내 마음의 상태까지 계속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평소에는 그냥 성격이나 습관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에도 여러 이름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불안해서 계속 휴대폰을 확인하고, 쉬면서도 다음 일을 걱정하고, 피곤한 마음을 음식이나 소비로 달래는 모습도 그저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는 게 왜 이런지 부처님께 물었습니다』는 어려운 불교 용어를 외우게 하는 책이라기보다 오래된 가르침을 지금의 생활 속 장면으로 옮겨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읽으면서 ‘나는 왜 이러지?’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리게 됐습니다. 결국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일이 꼭 거창한 사건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매일 반복하는 작은 생각과 행동 속에서도 마음의 피로가 쌓입니다.

책을 덮은 뒤에는 당장 삶을 크게 바꿔야겠다는 생각보다, 하루 중 한순간이라도 내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정말 필요한 것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는 것을 구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평범한 하루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된 것만으로도 제 생활을 다시 살펴볼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사는게왜이런지부처님께물었습니다 #서울문화사 #우인 #북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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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만날 수 없는 당신이 생각나는 밤에 -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28가지 이별 수업
사카구치 유키히로 외 지음, 황정원 옮김 / 포텐업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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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자주 생각났습니다. 평소에는 잘 지내다가도 문득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 마음이 조금 더 선명해져서 몇 번이나 먹먹해졌습니다.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당신이 생각나는 밤에』는 사별 이후의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저자들은 오랜 기간 사별 이후의 슬픔을 연구하며 유가족 734명의 경험을 살펴보고, 그들이 슬픔에 대처했던 방식을 28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책에서 계속 생각하게 된 부분은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 것이 애도의 끝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슬픔을 빨리 없애려고 하기보다 떠난 사람과의 관계를 새로운 형태로 이어가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진을 바라보거나 함께했던 물건을 간직하고, 마음속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람에게 배운 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이어가는 방식도 그중 하나입니다. 기억하는 방법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는 점도 마음에 남았습니다.

사별한 뒤에는 주변에서 건네는 말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내용도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래 살다 갔으니 괜찮다는 말이나 이제는 잊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 남겨진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슬픔의 크기와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겉으로 평온해 보여도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그 사람을 그리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됩니다. 

저 역시 외할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떤 날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특정한 기억 하나 때문에 갑자기 보고 싶어집니다. 함께했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 기억 속에서 다른 모습으로 남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영원히 마음속에 담아둔다는 것은 매일 슬퍼하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을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이 남긴 말과 모습, 함께했던 순간을 기억하면서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누군가를 잊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떠난 사람을 어떻게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슬픔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품은 채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것. 이 책을 덮고 난 뒤에도 그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제는만날수없는당신이생각나는밤에 #포텐업 #사카구치유키히로 #아카타지즈루 #북유럽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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