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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신평 지음 / 문이당 / 2026년 8월
평점 :
신평 작가의 장편소설 『환생』은 한 인간이 살아온 시간과 그 안에서 마주한 사랑, 신념, 좌절을 따라가는 작품입니다. 저자 신평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판사와 변호사, 로스쿨 교수로 활동해 온 법조인입니다. 한국헌법학회장과 한국교육법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오랫동안 사법개혁과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습니다. 법학 관련 저서뿐 아니라 시집과 산문집도 출간했으며, 이번 작품은 그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해요.
소설의 주인공 영래는 판사로 재직하던 중 사법부 내부의 잘못된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법복을 벗게 됩니다. 이후 오랜 시간을 보내고 대학교수로 다시 자리 잡지만, 로스쿨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와 불공정한 현실을 비판하면서 또다시 기득권 세력과 맞서게 됩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좌절을 경험하고, 주변과 멀어지기도 합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구분을 넘어 권력을 가진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현실도 이야기의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영래의 삶에는 사회적 문제뿐 아니라 사랑과 이별도 자리합니다. 그는 영혼의 세계에서 수미를 먼저 만나고, 현실에서는 숙경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인연을 맺어 결혼합니다. 평생을 함께한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에는 깊은 상실을 안고 유랑의 길에 오릅니다. 이야기는 영래의 죽음 이후까지 이어지며,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와 다시 만나는 장면을 통해 영혼의 존재와 환생이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읽으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사회적 제도와 개인의 신념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특히 현실에서 거듭 좌절하더라도 자신의 양심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영래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소설 속 영래라는 이름이 신평 작가가 생전에 교류하며 존경했던 조영래 변호사에게서 비롯됐다는 점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사법제도의 현실을 다루는 사회소설인 동시에 한 인간의 사랑과 삶, 죽음 이후의 세계까지 담아낸 작품입니다. 현실에서의 성공과 실패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평가할 수 있을지,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환생』을 통해 삶과 죽음, 자유와 신념에 관한 여러 질문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환생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