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김소월 지음, 나태주 시평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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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세상을 떠날 때, 그것은 경험과 상상으로 가득채워졌던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아 나는,
누군가의 죽음, 한사람의 인간에 대한 죽음을 이토록 풍부하게 표현한 문장을,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다고 감탄한 바 있다.
에드워드 윌슨 <지구의 정복자>.

인간이 기필코 다다를 수 없는 영역이 있다면, ‘나‘밖의 타인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디지털의 방식으로는 채울 수 없는 0과1사이.
똑 떨어지지 않는 그 어디 여분인지 여백인지...에 수없이 많은 표현되지 못한 표현할 수 없는.물리적 시각 일대일에 대응할 수조차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그게 인간이니까. 말과 글은 인간 뒤에 온 거니까

그래서 자주 운다.
그의 경험과 상상의 도서관에 닿지 못한 나의 생은, 쓰라리다...그래서 나는, 프라하거리를 울면서 걷는 그 여인처럼 운다. 후지산을 자전거로 울면서 달리던 그 남자처럼 운다.

당신이 떠났기에, 운다.말하여지지 않았던 당신의 더많은 본질 때문에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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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22-07-0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ㅜ
 
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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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읽고 나서 너무 울어 눈이 퉁퉁 부었다. 어른이 되고 나서 드문 일 중의 하나가 책 읽고 눈퉁퉁붓기가 아닐지. 당시 제목이 너무 ˝역사스러워˝ 제대로 평가 못받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교유하던 국문과 교수님께 선물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은 다 읽었을까?이후 만나질 못해 듣질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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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테레사 > 과학은 음악만큼 아름답다!

평행우주,12몽키즈,방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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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것도 의미가 없는 날, 나는 쓴다.

이렇게 키보드에 손가락을 얹고.

꽃이 피고, 지고, 아침이 오고 가고, 저녁이 온다. 일을 하지만, 마음은 일을 보지 않고, 나는 오늘 이상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의 단편집을 읽었다.

벌써 3,4주전에 끝냈건만, 벌써 오래된 습관이 된 듯, 긴 글, 독후감을 쓸 여유가 없다.

왜일까?

나의 시간이 그 언젠가보다 줄었단 말인가?

그건 아닐 터이고, 마음이 급해져서 인가?

왜?

숨을 읽었고, 각각의 단편(소프트웨어 객체의 ...는 별로 마음에 안와닿음)은 나름대로 의미를 던졌다. 나는 첫작품이 너무 인상적이어서..울었다. 

눈물이 나다니, 그건 기억의 어떤 편린을 건드렸기 때문일 터이다. 기억이라...아니다 기억이라기 보다, 인간의 지구 위에서의 삶은 되돌릴 수 없다는 점, 그 불가역성이 너무 몸서리쳐져서일 수도 있다.

최근 드라마 한편과 함께 기억에 자주 소환되는 것은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란 작품...자유의지에 대한 것이건만, 자유의지란 인간 본성인 건지..자유의지란 도대체 어디서 기원하는 건지에 대해 진지하게 반추하게 하고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빌 브라이슨의 바디다. 이건 인간에 대한 미시적 탐구이다.

우주로 갔다가 다시 몸으로 온건가?

(그냥 이리 저리 방황하는 인생이다.)

늘 그랬다. 방황하다 정신차리고 보면, 또 그자리...그자리...서성이고 있었다.

결론은, 어린 시절에 이미 한 인간이라는 나무의 크기는 정해져 있는 게 아닐까하는. 그러니까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은 진실이라는 것. 그 떡잎속에 나무 모양을 찾아내서 아이들이 와 나중에 이렇게 된대 하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사실은 진실을 목도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나는 이미 그 어느 여섯살 때의 한 순간에서 정해져 버린 듯하다.

기억은 뇌의 서로 다른 부위에 나뉘어 저장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필요시 꺼집어 내어 조합되는 과정에 굴절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던데...여튼 나는 그 어느날의 심부름에서 나의 인생이 정해져 버렸다고 생각한다. 

숨은 테드 창의 신작이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여튼 김초엽의 작품이다.두개의 작품을 비교할 능력은 없어서 생략하고,

우리의 세계관이 조금이라도 멀리 확장될 수 있었다면, 인식의 지평이 더 넓어질 수 있었다면, 이 두개의 작품을 읽을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세계는 불가해하지만, 노력을 멈출 수는 없는 것, 그것이 지능을 가진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 또한 말하고 싶다.

내가 인간인 이상...놀라운 특권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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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 - 아파도 힘껏 살아가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주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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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를 부르는 상냥한 소리, 삐삐를 부르는 산울림소리~ 삐삐를 부르는 ~~~


내 기억속의 삐삐가 나타났다.

사람 친구들 이름이 아니카와 토니였나? 

생각해보면 내가 어릴적 TV는 정말이지 꿀단지였다.온갖 재미난 만화, 재미난 어린이드라마, 재미난 영화를 많이 해 줬으니

지금?

지금은 글쎄 나이가 들어서 들여다보는 TV는, 다를 터이다. 어릴 적, 맑고 산뜻한 어린이의 뇌에게는 모든 게 재미있고 신기하고 새로울 테니까


그렇게 삐삐가 나에게 중년의 나에게 소환되었다.

조울병이란 즐거웁지 않은 병명과 나란히 만들어진 제목으로.


이제 나는  이주현이란 기자를 좀더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의 페북 사진은 표정이 너무 맑아 살짝 질투가 날 정도였고, 다정한 이모같았고, 여행을 제법 다닌 국제부 기자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혼자 감당하기에 무거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드러낼 용기를 가진 이이기도 하였구나.

..

삐삐 언니에게 박수를, 그리고 외롭지 않기를, 그리고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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