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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초라한 고통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이것은, 저 바깥 그들의 그것보다 얼마나 초라한지, 겉으로 표할 수도 없는 초라함 때문에 부끄러웠다.
그런데 문득, 오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의 채식은 지금도 도무지 근인을 모르겠다고. 정말이지 작가는 전혀 언질을 주지 않는다고. 오로지 꿈때문이라는 여자의 대답으로 모든 것을 수렴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헌데...
그 여자는 그렇게 이 생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채식을 선택한 것이라면, 나의 이 고통 역시 초라한 것이 아닌 게 아닐까?
누구든 각자의 고통은, 생의 열망은 제각각이고, 그 만큼 견줄 수 없을 고유의 값을 가지는 것은 아닐까?
나의 초라한 고통은 결코 초라하지 않다고. 나에게 그것은 우주만큼이나 거대하고, 헤아릴 수 없으며, 견주어져서는 안된다고...
문득,
그 어떤 절망의 힘이 났다.이 형용모순의 사태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