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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그 Hug
지미 리아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리틀빅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그래서 샀다.
그냥 무심코 한페이지를 바라봤는데..눈을 꼬옥 감고 사자의 품에 안겨있는 저 꼬마의 표정이, 어찌나 행복해 보이는지.
그리곤, 장면을 넘겨봤다.
덧붙일 필요조차 없이, 모두가 누군가의 품에 안겨있을 때의 그 표정이라니!
표정이 따뜻해서, 나에게 옮겨붙는 듯해서, 그리고 눈물이 나서...
나도 내게 묻는다.
그래, 내가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껴안아 본 게 언제였지?
엄마의 달콤한 내음을 마지막으로 맡아 본 게 언제였더라..
여동생을 살포시, 아니 있는 힘을 다해 안아 본 게 언제였나..
물론 아버지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안아본 기억이 없다.
무뚝뚝한 경상도 아빠, 그래서 감정적으로 더욱 불행했을 우리 아버지.
애인을 안아본 건, 물론 젊은 여자로서 당연한 거지만, 언젠가 차안에서 내리기 직전 나를 포옥 안아주던 나의 애인, 그때 얼마나 속으로 놀랐던지...다 큰 남자가, 어디 한번 안아보자 하며..나를 안았을 때,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그 상황은 또 얼마나 유니크하고 놀라웠던가.또 얼마나 친밀하고도 익숙하지 않았던지...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경이롭다.
즉,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나를 어딘가로 데려가고,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을 상기시키고...
아 물론 작가는 홍콩의 쌍뻬라는데..그건 좀.....난 상뻬의 그림을 더 좋아하니까..호호..미안해요, 지미 리아오 씨,하지만 굿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