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벽 트루먼 커포티 선집 5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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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직전 두권의 책을 샀다.

읽을 요량으로.

내게 긴연휴란...불안과 게으름의 나날일 뿐,달리 의미가 없다. 도시에서 생활한지 수십년 동안, 내가 어린 시절 얼핏 얼핏 들었던 갖가지 명절이며 절기며, 세시풍습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도시의 삶이란, 그런 거다.

잊히고 묻히고, 내어주고,사라지는 것.

인간이 오랜 기간 동안, 몸에,마음에 새겼던 관습이나 습속들을 조용히 혹은 격렬하게 내어주고 잊어버리고 버리는 것이란 걸.


때로는 그것이 서운하다.

혹은, 슬프다.

엄마의 기억속에만 존재할 그 어떤 시절들의 모든 것이, 나에게는 전해지지 않는다.

그것이, 간혹 서글프다.

그립다.

경험해 보지도 못한 것이 그립다니...말이 되나? 하지만, 그런 법이다. 인간이란 그런 족속이다.


커포티의 단편집이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장편은 손대기가 겁났다. 일가족 살인사건이라니..새가슴인 내가 감당하기엔 벅차다. 두려웠다.

그렇다고 풀잎소리인가도...버겁기는 마찬가지..해서 그나마 단편으로 낙찰봤는데...이건 뭐.

연대순으로 대표작을 엮은 모양인데,,처음 몇 편은, 어..이건 뭐지?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니까..그건 괴기하다고 할 순 없는데, 그렇다고 편하게 읽을 만한 것도 아니었다. 뭐랄까..으스스한 기분..아마도 고딕소설의 범주에 드는 모양이다.

고딕소설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말하긴, 나로서는 어렵지만, 아마도 그런 범주라고 짐작할 법한...그런 어떤 느낌(?)..그러다가 40년대 후반부터 쓰여진 작품들부터는 조금씩 경계심을 놓을 수 있었다. 따뜻하고 ...정다운 작품도 몇 있고...역시 나이가 든 건가? 이런 목가적이고 따스하고, 서정적인 작품이 마음 편한거 보면...


뭐 이제 커포티의 소설에 발을 한발짝 들여놓았으니..이제 ..그의 출세작을 읽어볼 차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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