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있으면, 수만 년 전의 본능이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제어가 안되는 모양이다. 

토스트 다섯 조각, 잡곡밥 반공기, 생선찌개. 딸기, 사과, 치즈...

를 허겁지겁 먹었다.

결코 숙녀답지 않는 모습!

 

내가 수만 년 전의 본능을  제어하지 못하는 모습을 할 때마다,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가 떠오른다. 그리곤 위안을 받는다. 나만 이러는 건 아니지 않는가?

 

 

사라가 마을을 떠나 잠시 머물던 호텔에서 허겁지겁 고기 만두로 허기를 채우던 모습을 존 파울즈는 그렇게 묘사했다.

 

쳇 그렇다면 숙녀들은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그런데 내가 읽은 책은 한권짜리였는데, 새로 두권으로 찍어 낸 모양이군. 돈을 버는 방법으로 책을 파는 것은, 상대적으로 왠지 덜 자본주의적으로 느껴지지만(아, 아닌가?) 이렇게 한권을 두권으로 쪼개 팔면, 장사꾼같은 상술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듯해 마음이, 상한다.흥) 아무튼 갑자기 존 파울즈가 너무 좋다는 생각, 아니 아니 이 작품이 너무 좋았다는 생각. 의외의 결말, 불쑥불쑥 튀어나오던 작가 자신,....하지만 파울즈의 다른 작품을 더 찾아 읽진 않았다. 솔직히 두려웠다. 이보다 나쁘면, 너무 실망스러울 것 같아서, 그건 어떤 심리일까? 한 작가의 어떤 작품이 너무 좋아서 다른 작품을 찾아읽어보고 싶은데, 의외로 재미없었을  때, 그때는 전에 읽은 작품들마저, 갑자기 사소해지기 때문일까. 뭐지...좀 찬찬히 생각해 봐야 겠어..참을 수 없어서? 전작의 갇동까지 타락시키는 어떤 기운 , 분노일까? 소심함 때문일까...역시 난 겁이 많아, 난 겁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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