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물망초 한다발을 들고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는 여인,과 같이 되고자 했다.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그것은 지독한 은유였다.
어제 나는 이상한 고통을 느꼈다.
그 진원지는 두권의 책이었다.
옆 무덤의 남자와 이 날을 위한 우산.
스웨덴 여인과 남자의 연애이야기와 동의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어떤 남자 이야기.
간단하게 요약하면 그렇다.
연애이야기는 이세상 어느 지역의 남자와 여자든, 대면하게 되는 공통점에 대해 좀은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 엮어내는 것에서 오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이 날을 위한 우산은 도무지 마음이 불편한, 그건 뭐랄까 뼈속까지 도달하지 못하지만, 그 근방까지 건드리는 이상한 통증, 심리적이지만 육체적인 고통, 뭐 그런 걸 느끼게 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동의하지 않고서도 살아간다. 내 삶의 형식, 내용 , 관계 모든 것, 인간이 고스란히 자신의 의지로 동의한 것들이 도대체 있기나 한가.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삶에서 빠져나가는 방식,역시 동의하기 어렵다. 남은 것은, 미치거나 스스로 죽이거나 둘 중 하나라면.
태양이 정수리를 정면에서 내리쬐면, 우리는 불가항력이 된다.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드러내야 하는 모든 것의 덩어리, 인간 육체. 그리고 육체를 떠받치고 있는 규명하기 어려운 정신.
"이 세상에서 나에게 남은 유일한 진실은
내가 이따금 울었다는 것이다."
알프레드 뮈쎄의 거부할 수 없는 시구.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