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나쁘고 농락당한 기분이다.
젠장, 늘 이런 식이라니......
이럴 땐 그 아무것도 위안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자리에 앉자 마자 일이 떨어졌다. 젠장, 이것도 젠장이다.
하지만, 버티기로 일관하였다. 안했다. 기분이 나아질지도 모르는 월요일로 일을 미루었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아졌나 하면 그것도 아니다. 배트맨 비긴스를 보고 싶은데, 영 다운로드가 안된다.
읽고 있는 책이나 마저 읽거나, 종일 누웠거나, 머리를 염색하거나, 빨래 건조대를 사거나, 겨울옷들을 정리하거나, 푹신한 베개를 새로 사거나,수영을 하거나, 산책?은 좀 무리다. 아직은 바람이 세다.시네마선재를 뒤졌는데, 마음에 드는 영화가 없다....서울필름포럼도 살펴보았는데...영 안내킨다...무슨 뱀파이어어쩌고....난 무시무시한 거 싫어.이제 신경줄이 남아나질 않아, 못버티겠어.
지난 월요일이었던가? 따뜻한 샤워물줄기가 피부를 타고 돌때,아아 너무 따뜻해, 너무 좋아... 아아 이런 것이야말로 감각의 희열이라는 것일까?하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희열을 주는 것이, 사물이라는 것, 인간이 아니고, 감정도 아니고 따뜻한 물줄기라는 사실이, 지금 생각해 보니, 좀 슬프다.
봄이라서 이런건가..봄타니? 너? 그런거니?
봄..봄..봄이구나!
오늘은 봄비조차 내렸지.
곧 목련이 피겠구나.
목련, 매그놀리아.....사랑의 기억...목련을 핑계로 함께 왔던 어떤 사랑....생각하니 또 가슴이 쏴하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