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상적인 편이다. 자주 눈물이 나고, 쓸데없는 순간에 감정이입을 한다.

지금도 그렇다. 

새해엔,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보다 냉철하고, 지금보다 감상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지혜로워 졌으면 한다.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 문득문득 깨닫고, 옷깃을 여몄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욕심내지 않고, 그러나 꼭 해야 하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피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테드 창이 멋진 소설을 써, 그 책을 내가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실체에 이르는 길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주의 시작과 끝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무엇보다 제대로 된 문장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설득력 있는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름다운 문장과 감동이 있는 글들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멋진 책들을 만나는 행운을 여전히 누렸으면 좋겠다.


가볍고 따뜻한 이불, 새로운 매트리스, 피아노, 사랑스런 친구, 비데,


아 그리고 이 모든 것들보다, 우선적으로 우리 동네 뉴타운 완전 해제 되기를 바라고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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