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의 이 방문자는 누구일까? 혹시 나인가? 내가 로그인을 하면 카운트가 되는 것인가?
어제 아침에 일찍 병원에 갔다. 마음이 두근두근. 역시 예상 외의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을 해야 한단다. 때가 되었다는 말. 누군가 그랬다. 나의 별자리는 병약함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후천적으로 내가 관리를 잘 해서 그나마 이렇게 건강하게 산다고.
그말은 별로 울림은 없었다. 헌데 좋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면, 그말이 떠오른다.
언어는 힘을 가지는 모양이다. 형체없이 떠돌던 것들은 비로소 언어로 인해 모양과 실체를 구성하고 존재를 부여받는 것인가보다.
그다지 위험한 수술은 아니라지만, 혹시나 내게 남은 생애가 이 석 달이 아닐까 하는 말도 안되지만,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생각은 한다. 그리고 언제가 읽은 에스에프소설을 생각한다.
내일 지구는 그 마지막을 막게 되고 오늘은 그 전야이다. 두 부부는 어제와 다름없이 저녁을 먹고 설겆이를 하고 똑똑 떨어지는 수돗물을 잠근다.
그리고 굿나잇 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나 역시, 어제의 오늘과 달라지지 않으리란 생각을 한다. 석달이 남았다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서성거리고 있을 터이고, 계단을 오르고, 밤거리를 걷고, 무거운 짐을 두 손 번갈아 옮겨 들으며 버스를 기다리고, 희망없는 쇼핑을 하고, 내일 아침 출근길에 무슨 옷을 입을까 잠시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를 재생해 보면서, 잠을 청할 것이다.간혹 일기도 쓰겠지. 남아있는 날들을 손으로 꼽아보기도 하면서.
이토록 존재란 하찮은 것이다.이 우주의 한 귀퉁이,표도 나지 않는 이 작은 점의 점의 점의 점...으로 사는 것은, 결국 살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