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마의 수도원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8
스탕달 지음, 원윤수.임미경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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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아녜스 생각을 했다. 

아녜스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파르마의 수도원에 은둔하기를 바랐으니까. 

나는 아녜스, 그녀를 닮고 싶어했으므로 자연 파르마의 수도원이 궁금했다. 

적과 흑에서 쥘리엥 소렐에 대해 강렬한 그 무엇을 받았으므로, 이 소설에서도 어떤 기대감이 있었다. 

여하튼, 어제밤에 2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사랑, 열정, 행복은 무엇일까..생각해 보았다. 

답은 시원찮았고, 명료하지도 않았다. 

그 와중에 라디오에서 최백호의 '그쟈'가 들려왔다.  

나는 한 남자를 생각했다. 좁은 승용차안에서 나즈막하게 그 노래를 부르던 그 남자, 

그것은 사랑받고 싶은 여인에게서 사랑받고 있다는 남자의 충만감에서 비롯된, 그 무엇이었을까? 

아니면, 자기만의 공간에서 갑자기 솟구치는 어떤 감정에의 자연스런 반응이었을까? 

너무 오래 전이라, 나는 그저 이런 정도의 기억밖에 상상할 수 없다.  

아녜스, 다시 아녜스를 생각했다. 조그만 손짓으로 쿤데라를 매혹시켰던 그 여인말이다. 

열정이 노동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암시를 준, 책의 제목도 떠오른다.  

지도에서 파르마를 찾아보아야겠다. 

돈과 사랑에 열정적인 이탈리아 인들의 삶과 , 그 삶의 가장 격정적 일면을 소설로 옮겨 놓은, 스탕달에 대한 존경이 어우러져. 나는 약간 감상적이 되었다. 그래 꿈에, 한 때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던 남자와  만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열정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여인에 대한 사랑 혹은 남성에 대한 사랑은 얼마나 한 인간을 격정적으로 만드는가?  

그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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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21-05-0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이상 이런 감상문을 쓸 수가 없다..이제 나는 노회하고, 감정은 말라간다. 감정은 맥락적이며 구성된다는 책을 현재 읽고 있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람. 나는 조금씩 시들고 있고, 나에게서 중요한 그 모든 즙들이 조금씩 빠져나가버린 느낌이다...인생이란...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