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위의 여자 Mr. Know 세계문학 11
존 파울즈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2004년도 나온 책입니다. 문고판이 나온 줄 알았으면 문고판을 샀을 텐데... 저는 개인적으로 양장본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보관하기가 용이할 지는 몰라도 읽기는 여간 성가신게 아니니까요. 표지의 두께에 쏠려 자꾸만 읽던 페이지가 흐트러지거든요. 그리고 가지고 다니기에도 불편하고요. 딱 하나 좋은 점은 베고 자기가 좋다는 것?

사두고 계속 첫페이지만 읽다가 밀쳐놓곤 하던 것을, 우연히 눈에 띄길래 펼쳤지요. 책은 늘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어찌나 재밌던지, 결국 밤새워 읽었습니다. 지난 해 9월 읽었던 <사랑의 역사>(언제 사랑의 역사에 대해서도 소개하겠습니다) 버금가는 재미였습니다. 

친척이고 의지할 데도 없고, 부자도 아니고 신분도 낮은, 게다가 프랑스중위놈이랑 놀아났다는 평판의 가정교사 여성이,  자신의 절망적인 상황을 이해해 주는, 곧 귀족작위를 물려받을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사랑까지 얻지만,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멀리 떠납니다. 남자는 부르조아계급의 약혼녀가 있지만, 이 여자 때문에 파혼하게 되지요. 

파혼으로 여러가지 곤혹스러운 일까지 겪지만 사라진 여자를 신문광고까지 내면서 찾습니다. 허나 여자의 행방은 오리무중...아마도 그런 여자들이 흔히 그렇게 되듯 사창가로 흘러간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지요.

이러저런 곡절 끝에 사라진 여자를 찾지만, 그 여자는.....

뭐 대충 이런 이야깁니다.

역시 만사 귀찮을 땐 연애소설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끝났다면 흔한 연애소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겠지요. 비슷한 소설이 꽤 있었던 듯 한데...이 소설이 여느 연애소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가의 지나친 개입이라는 것이지요. 아예 처음부터 영화를 찍듯 작가가 이야기를 거듭니다. 그러다간 이야기 흐름을 꺾기위해 소설 속에 직접 등장하기도 합니다.

소설의 결말이나 이야기 전개가 이 작가의 노골적인 개입으로 인해 두번 꺾입니다.

저는 이 소설이 영화화 되었고, 영화는 영화찍는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본 줄거리와 함께 펼쳐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해서 영화, 별 시덥잖겠군...하면서 부러 안보았지요.

헌데 책을 읽고 나니 그 설정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만약 소설 줄거리의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영화를 만들었다면, 이전에 나온 순수의 시대니 위험한 관계류의 재탕밖에 안될 터인데, 이 소설의 묘를 살리자면, 액자소설처럼 하지 않을 수 없었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해서 이 영화를 기회가 있으면 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1967년에 씌어진 듯합니다. 딱 100년 전의 영국 여자와 남자의 사랑과 풍속을 그리고 있으니까요. 사랑도 사회의 한 부분인지라 당시 영국 땅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알 수 있지요. 시대물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 정도의 작품이라면 기꺼이 시대물도 좋아할 수 있을 법합니다.  

사라....그녀를 따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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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19-09-0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과거의 내가 놀라울 때가 있다..지금이 그런 순간..나는 존 파울즈의 이 소설을 이렇게 읽었구나.. 다시 읽는다면 또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