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소설이 좋다. 왜냐고 묻는다면, 글쎄 뚜렷한 대답을 찾기가 어렵다. 마냥 좋을 뿐이다. 그래서 나의 독서의 대부분은 소설읽기에 치중되어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소설이면 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책에는 어쩐지 심술이 난다. 그래서 두어 달 정도 사람들의 열광이 바닥에 이를 때까지 일부러 모른체 제쳐 둔다. 좋은 책은 대개 늦게라도 만나게 되는 법이므로. 그렇다면 당신은 물을 것이다.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 또 글쎄라고 대답할 밖에.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이 또한 취향의 영역이라고 답한다면 너무 궁색하려나.

로알드 달의 ‘맛’에 대해 좋고 싫음을 따진다면, 역시 취향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열 편의 이야기들 역시 기발한 상상력과 엉뚱한 아이디어라는 공통의 분모를 가지면서 나름대로 독특하다. 때론 유쾌하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이야기들은 또한 매번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당신을 놀라게 할 것이다. 그러나 독특하긴 하지만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라고 되받아 칠 사람도 있을 법하다. 나 역시 읽으면서 레몽 장의 ‘오페라 택시(세계사,1998.)’가 떠올랐으니까. 그러나 굳이 비교하자면, 레몽 장의 ‘오페라 택시’에서 프랑스식 상상력과 유머 또는 기지를 느낄 수 있었다면 로알드 달의 ‘맛’은 영국인다운 어떤 것을 맛볼 수 있다고 말하는 것 외에 달리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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