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자본주의 시대 - 권력의 새로운 개척지에서 벌어지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투쟁
쇼샤나 주보프 지음, 김보영 옮김, 노동욱 감수 / 문학사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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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대한 연구서가 존재하는 한, 아니 존재할 수 있는 나라라면, 그 나라는 건재하리라.
책을 읽고 나서 벌써 한달이 지났지만, 그 충격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러면서 최후로 드는 생각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힘. 그것은 학문의 자유에서 나오는게 아닐지, 이토록 반자본주의적인 책을 자본주의의 첨병이자 그 자체인 나라에서 나오다니 하는 경이로움,
빅테크, 여기 등장하는 기업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대표격인데, 사실 감시자본주의의 첫발포는 구글이 했다. 뒤이어 그게 무엇인지를 깨달은 마크 주커버그가 더 악랄하게(?) 또 집요하게 이 엄청난 새로운 현상의 주인공처럼 굴고 있지만.
여튼. 이 책은 충격적이다.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을 검색하고, 쉬리에게 오늘의 기분을 이야기하고 페이스북에서 내가 간 식당을 평가할 때, 그 모든 것을 누군가가 샅샅이 모으고, 분석하고, 다시 되팔고 있다는 것을, 거기서 끝나면 차라리 다행일 것이다. 이제 우리 자체를 조종하고 세뇌시키는 일까지 한다면, 이것은 나자신으로 사는 것인가?
자유는 무지의 소산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자유의지가 부정확한 앎에서 나온다고 버젓이 말하는 그들의 손아귀에서 오로지 이윤의 대상이자, 뽑아내기 위한 원자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내가 알게 되었다면,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쇼사나 주보프 교수에게 경애를, 무한한 감사를 보내고 싶다.
돈과 권력으로 학위까지 매수하는 대학, 연구프로젝트를 따기 위해 기업과 결탁하는 교수, 대학이 오로지 취직의 디딤돌일 뿐인 한국의 현실에서 이토록 의연하고, 이토록 용기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미국 대학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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