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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홍차 1 (리커버판) - 오늘도 살며시, 티테이블
김줄 그림, 최예선 글 / 모요사 / 2020년 8월
평점 :
마스다 미리 만화를 주로 읽어서인지 자꾸 비교하게 된다. 생활만화범주라고 해야 하나..여튼 자잘한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이런 저런 누구나 겪어봄 직한 이야기들을 홍차와 매칭한 점이 흥미롭다.
나도 홍차에 입문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나에게는 어릴 적 기억이 있다.
신반에서 살때라고 하는데, 그때 나는 겨우 네살이었다고 한다.
나를 잃고 혼줄이 빠졌을 젊은 새댁이었던 엄마,
뭣도 모르고 직선으로만 걸어가던 네살박이, 다섯살박이 두 꼬마를 영영 잃어버리는 게 아닌지, 젊은 새댁은 울었을 것이다.
그게 맞는 기억인지 모르겠지만,
밤마다 잠들기 전 젊은 새댁은 두 꼬마에게 해태 알사탕을 한개씩을 나눠준다. 그리고 홍차냄새...그게 신반에서 있었던 이야기인지, 아니면 좀더 자란 산청에서의 이야기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난다.
젊은 새댁은 장미꽃 문양의 찻잔과 한세트인 찻주전자에 홍차를 우렸을 것이다. 그리고 코코아가 있었다. 새까맣지만 새까맣다고만 할 수 없는 초코렛색 코코아도 한잔씩 얻어먹었던 두 꼬마.
홍차, 코코아보다는 홍차로 남은 그 어린 날.. 새댁과, 장미차주전자와 찻잔.
이후 홍차의 향을 그리도 그리워했건만, 그때의 그 향을 만난 적이 없다. 가끔 미세하고 어렴풋하게 비슷한 향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홍차도 만났지만, 어린날의 그 때처럼 설레고, 흡족하게 만져주지는 않았다.
젊은 새댁에게 그 홍차는 어디서 났을까? 알사탕과 코코아보다 홍차의 냄새가 나는 더 그립다.
장미찻잔과 주전자는 서울로 이사오고 나서도 한참 지날때까지도 우리집에 있었는데, 어느날 문득 찾아보니 없었다.그 젊은 새댁이 사라진 이제 홍차...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