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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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자우너는 그래서, 지금 그 기억들로부터, 슬픔으로부터 헤어나왔을까? 아니면 이런 표현조차 어울리지 않는 그 깊은 상실감은 지금은 어떤 상태일까?


이 책은 이 세상에서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깊게 연결된 엄마를 잃은 딸의 애도일기다.
아이러니하게도 살았을 때는 그 연결성의 강도를 알지 못한다는 것.
딸은 특히 엄마와 깊은 관계인 것 같다. 아들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이렇게 밖에 적을 도리가 없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저자 리사 펠트먼 배럿 교수는 부모의 상실은 실제로 세상과 연결된 그 무엇, 또는 나의 일부를 상실한 것과 같다고 했다.
잘려나간 일부를 뺀 내가 어떻게 온전히 나일 수 있을까?
미셀이 스스로 한국인 엄마가 사라진 지금 여전히 자신이 한국인일 수 있을까하고 묻는 것도 그런 맥락일까?
상실감을 이기려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을 들었다. 누군가는 아이도 아니고 오랫동안 상실감에 허우적대는 것은 어른답지 못하다고도 하였다.
그런가 싶기도 하였다. 그러나 세상의 일부, 자신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사라진 세상에서 이전과 같이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살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그것이 어른답다고 말하는 그 누구는 과연 어른인가?
아니 그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다.
마냥 슬퍼할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의 특권이라면 나는 아이로 남아 있겠다.

미셀이 부디 잘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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