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등산가의 호텔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 현대문학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중간 넘게 읽을 때까지 그 어떤 극적인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는거지 싶다.그러나 책을 넘기는 손이 심심하지는 않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잔뜩 긴장하고 책장을 넘기는데, 정작 사건은 그리 복잡하거나 기괴하거나, 스릴있지 않다..어떻게 보면 싱거울 수도 있다. 휴가를 멋지게 보내려고 스키에 최적인 장소인 호텔에 도착해 보니,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휴가 중이다.
노귀족 같은 마술사와 여자인지 남자인지 헷갈리는 그의 조카, 벼락부자와 눈을 홀릴 듯한 미녀인 부인, 무슨 유명하다고는 하는데...쩝..인 물리학자, 그리고 병적으로 보이는 심리치료사인가(금세 까먹다니 풋) 아무튼 그리고 주인장과 그의 하녀같은(요새 하녀라는 직업이 있나..)여성...이 등장인물이다.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질 법한 살인사건이 벌어지긴 한다. 형사이지만 휴가 중인 주인공이 직업 정신을 발휘해 사건을 추리하고 좇아가긴 하는데, 영....오리무중이다.

주인장은 이상하게도 유령이 어쩌고 하는 말만 하고.
호텔 투숙객들 하나하나에 대해 살인할 동기가 있는지, 알리바이는 뭔지를 캐지만, 무언가 초월적인 어떤 것이 끼여 있는 것 같기도 하다...등등.

그러다가 결국,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는데....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외계에서 어떤 목적으로 지구에 온 무리들과  그 무리들이 하필 러시아의 악당 눈에 띄어 범죄에 어쩔 수 없이 가담하고, 급기야 쫓기게 되어 이 호텔까지 오게 된 것.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다가 하필 이 형사, 지극히 관료적이고 직업의식이 투철한 형사에게 걸려서, 목적 달성에 실패하게 된다는 이야기.

형사는 이 사건이 일어난 지 20년 후에 그날을 회고한 것이다.
이런 SF도 있다. 그의 종말전100억년전을 읽은 후 한때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들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불행히도 다른 작품들이 번역된 게 거의 없었다. 에스에프단편선 중에 한 두 작품...있을 뿐. 그래서 러시아어로 읽어볼까 하기도 했지 하하핳.
이제 그들 작품들이 시리즈로 번역되어 나오고 있다. 오래 전 문득 솟구치던 열정에 비해, 너무 늦게 찾아온 기회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읽어보고 싶다, 한권씩.한권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