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월드
알리 스미스 지음, 이예원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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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 첫 장에서 머뭇거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나머지 4편의 장은 읽을 만하다.
첫 장에서 머뭇거린 이유는, 도대체 나는 죽었는데, 왜 심장의 맛이 어쩌고,...우우우우...무덤에서 어쩌고...다시 그 호텔로 가서 어쩌고...아니 이거, 귀신이야기야? 고스트? 그런 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 아니 절대 읽지 않는 나는, 잠시 머뭇거린다. 이어지는 4장이 다 이런 식이라면, 죽은 영혼들의 독백으로 이어진다면? 과감히 읽기 시작하고 끝내지 않은 책은 거의 없는 나로서는, 이 책을 중간에 읽다말고 버린 책의 목록1로 올릴 심산이었다. 그러나, 두번째 장은 아니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잠들기 전에 읽어나갔다.
시적인 산문이라고 하던데, 그런 시적인 맛은 사실, 잘 모르겠다. 다만, 등장인물들 각각이 혼자이되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알겠다. 마치 옴니버스소설처럼.
그리고 맨 처음으로 돌아온다. 죽은 소녀의 시계를 어쩐 이유에선지 대신 차고 다니게 된 소녀. 세상이라는 호텔에서 우리는 모두 조금씩 연관되어 있다는 것인지....
평들이 너무 좋아서, 두려웠다. 내게 알리 스미스는 어떻게 올 것인지..만약 다른 서재친구들의 평이 나에게는 아니올시다이면, 좀 서운할 것 같았다. 아니 좀 부끄러울 것 같았다. 친구들과 다른 마음의 세계를 갖는다는 것은, 개성적일 수는 있으나, 왠지 외롭다. 그리고 또 내가 친구들의 수준에 못미치는 것 같아 부끄러울 것 같았다.
..
어느덧 소심해진 나를 본다.
나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소심해, 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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