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는 두개로 분리된다. 

집과 직장..중간은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이토록 단절되어서 혼자 살아도 될까?

위기감이 들 때도 있지만, 우리말의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보다는 덜하다.

오늘도 혼자 싸온 도시락을 먹고, 약간의 웹쇼핑을 한 후, 근처를 혼자 걸었다. 나는 대체로 친절해서 회사 근처 이웃 생협에 잠깐 들러, 그곳 매장 직원들께 다정한 인사말을 건넬 줄은 안다.

이중적일까?

나는 낯선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어색하고, 새로 누군가를 사귀고 싶은 욕구도 없다. 그러나 예쁜 옷을 사고 싶은 욕심은 여전하고 예쁘게 차려입고 싶은 생각도 여전하다. 다만, 이제는 좀 편하면서도 산뜻하고 깔끔함을 지향하는 정도. 목표가 달라졌기 때문일수도..예전에 한창 호르몬이 넘쳐날 때는 이성을 꼬셔야 하고, 그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한 욕구가 절반 이상이 아니었을까? 솔직하게 말해 그렇다.

그러나 이제 나의 관심사는 자연의 이치에 맞게 더이상 청춘의 내가 가졌을 법한 것과 달라졌다. 건강, 만족, 생의 의미 같은 것. 남은 나날을 무사히 마치고 싶은 것, 내가 하는 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언제든 능수능란하게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해 졌다. 물론 이런 관심사에 맞게 내 인생이 조율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인생의 의미를 되묻고,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에리카 종의 말처럼, 여전히 나자신이 온전한 인간인지 알아보고 싶은 욕망...이  이 즈음에 더욱 절실하다.

소피의 선택은, 별다른 이유없이 선택했다. 더 이상 읽고 싶은 소설이 없다는 무감각의 시기에 혹시나 하고 시작했다. 

오래 전 대학 동기가- 나보다 나이는 꽤 많은데 군대 졸업 후 대학에 들어와서였던 것 같다- 역시나 나이에 맞게 나보다 어른스러워서인지..원서로 읽고 있었다. 재미있다며.

소피의 선택은 그래서 늘 그 동급생이 들붙는다.그리고 메릴 스트립...상대방 남자 주인공은 도저히 기억이 남지 않지만...

책을 읽으니, 영화로 기억하는 내용과 또다르네..싶다.


조금씩 읽다 보니, 맥이 끊기긴 하지만...여튼 이런 독서도 좋다.

그냥..나 자신이 온전한 인간인지 알아보는 ..삶의 군데군데...소설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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