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 뮤진트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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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오면, 잠을 잘 못 잔다.

노화일 수도 있고, 낮에 마셔둔 커피 때문일 수도 있다.

수년이다.

그래서 이 책에 손을 내밀었다. 밤에 도대체 다른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물론 나보다는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들 이야기다.

두 노인은 70을 넘긴 나이이니, 나와는 라이프스타일이 다르긴 하다. 나는 여전히 직장에서 밥벌이를 해야하고, 이런 저런 지구를 힘들게 하는 일에도 여전히 관심이 간다. 집에 옷장에 옷이 가득한데도 좀전 쨍하게 파란색 코드류이 바지를 주문했다. 입을 바지가 없어서는 절대 아니지 않나? 무엇때문인지는 깊이 성찰하기가 귀찮기도 하지만, 여전히 소비하고, 소비하고 소비하는데 관심이 없질 않다.


뭐 그렇긴 하지만, 이 책은 이제 살아온 날들조차 기억에 다 남아있기 버거운 나이의 은퇴하고, 자식들도 다 품을 떠난 나이의 노인남자와 노인여자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둘 사이에 섹스가 없었다면 더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혹은 더 현실적이지 않았을까?하고 노인의 성에 무지한 데서 나왔을 수도 있는 생각을 했다.

두 명의 사람이 그야말로 온전히 밤에 누군가의 온기를 느끼며 잠들고 싶어서, 혹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있었으면 하는 갈망에서, 그야말로 지독한 외로움을 함께 견딘다면 그래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라면, 굳이 섹스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섹스란 그야말로 종의 보존을 위한 우리의 본능이고 본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도파민이 분출해야 하지만, 그러니 가장 건강할 때, 가능할 때에라야 관심사가 되는 것이 왠지 더 자연스럽고,나이든 몸이 그걸 갈구한다는 건 자연스럽지 않아 보인다는 나의 편견일 수 있지만.


그리고 좀 울었던 것 같다.

둘이 서로 떨어져야 할 때. 두 노인이 관습과 편견때문에 노년의 외로움을 어쩌면 인생 자체의 외로움을 나누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은, 지독히도 슬프다.


자식들이 무얼 알겠는가.

인간은 개별자이고, 외로움은 우리의 숙명인 것을.

젊은 우리는 바쁘게 살면서 외로움이 순간순간 끼어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견딜만 하지 않을까?삶의 분주함과 고단함에 치여 말이다. 노년이야말로 외로움은 더욱 지독히 각인되는 것 .


읽고 나니 더욱 쓸쓸해 지네..

둘은 전화로 제2의 단계로 넘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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