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훈, 좀 꼬장꼬장하고 약간은 꼰대 같은 느낌을 주는 외모(죄송 얼평이라니..ㅜㅜ인권감수성이 낮은 저를..용서하세요)
의 소유자, 문체가 간결하고 적확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는 정도, 그리고 언젠가 내가 일하는 회사가 재정사업으로 운영하는 카페, 어둑신한 구석자리 어딘가에서 연필로 글인지 기사인지를 써서 살짝 보러 갔던 기억이 나는 사람.
그리고 칼의 노래를 읽고, 남한산성을 읽었으나 그보다 먼저 이상문학수상집 화장으로 먼저 알게 된 사람이다.
화장의 주제의식이 뭔지는 한개도 기억이 안나지만, 주인공 중년사내가 광고회사에 다녔고, 다니던 중 외모에서나 실력에서나 별로 드러나지도 않은 어떤 후배 여성을 흠모했던...것만 남아있다.
그리고 뒤이어 읽은 칼의 노래, 남한산성은 읽으면서 너무도 간결한 문체에 놀랐던 기억만 난다.
그리고 지금 연필로 쓰기를 읽고 있다. 솔직히 읽으면서, 내가 아프다. 힘들다.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감수성, 이런 태도로 인생을 살 수 있는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남는다.
생의 매장면을 관찰하고, 밥벌이의 무서움, 삶 앞에 경건함을 느끼는 사람....이런 사람이 맨정신으로 세상을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동생은 그래서 이 사람은 평생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대체로 수긍하는 몸짓을 한다.
글로서 사람을 괴롭히다니...김훈...당신은 참 나쁜 사람이다.
무릇 책을 읽는 것은,적어도 나에게는, 도파민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읽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건 뭐 편도체의 어딘가를 건드리는 결과라니...
그러나 고맙기도하다. 삶에 경건해야 함을 상기시켜 준 김훈, 당신이라는 작가가 있어서,
동생의 말마따마,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