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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0년 1월
평점 :
장미를 보았다.
색이 제각각인 장미들이 우리 회사 근처에 피어있다. 도시의 좁은 틈사이, 손바닥만한 화분이나 시멘트건물에 한뼘 남짓 자투리 땅, 깊고 넓은 카페의 출입구 둥글고 제법 긴 화분 더미 속에서..또는 공공건물의 담을 따라...그 좁다랗고 길쭉한 땅을 따라....장미가 피었다. 장미는 생육온도만 맞으면 일년내내 필수도 있단다..아, 그랬구나..장미는 딱 한계절, 한시기, 짧은 동안에 피었다 도도하게 사라지는 좀 값비싸고 귀한 몸인 줄 알았는데..의외로 흔한 꽃이었구나.
화려하고 귀해 보이는 장미...그 장미가..우리곁에 오랫동안 함께 있을 수 있는, 생각보다 '쉬운' 존재였다니.
약간의 아이러니...
장미를 보며 생각한다.
장미는 참 열심히 피는구나.
장미는 참 노력하는구나...
내가 저 장미 각각, 저마다의 빛깔을 알아보고, 각각이 내미는 향기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자주 보았으면, 자주 향내 맡을 수 있었으면 하고,
장미여, 영원하라~ 인간보다 더, 인간보다 더...더더..
인간의 몸에 대해 우리가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10프로도 안된다고 한다.
각각의 장기들의 기능도 사실은 거의 알려진 게 없다는 것.
...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우리가 우리자신에 대해서조차 알고 있는게 너무 적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 몸이 아닌, 혹은 우리자신이 아닌, 우리밖으로, 세계로, 우주로 눈을 돌릴때, 아는 것은 또 얼마나 적을까...
심란한 결론에 도달한다.
그럼에도 이 우주에서 아직은 우리 자신에 대해 이토록 아는 존재는 또 우리 정도라는 사실...이 또한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나는 언젠가 읽은 <최종 이론은 없다>에서 발견한, "우리 인간은 우주가 스스로에 대해 사고하는 방식이다"라는 그 말을 다시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