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글이다. 그갓만으로 읽을 가치가 있다. 어려운 이야기 하나 없는데 문장을 넘어가는 시선이 더뎌진다. 갈피짬마다 스며있는 그녀의 인간애. 읽는 내내 푸근하다. 제목은 '싸울때마다' 인데 평온하다. 투명해지기 때문이겠지. 은유의 글은 일단 읽고본다. 그럴 가치가 있다 스스로 생업형작가라고 폄하하지만 그러기에 우리삶과 지척이다. 그저 많이 많이 써주기를...인간애를 발휘해서.
신형철의 글은 평론이라기보다는 사유에 기운다. 그의 관점이 닿는 영화, 책들은 사유의 질료가 된다. 뭔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 그게 뭔지 나도 모르겠기에 갑갑증이 욱받치면 그의 책을 편다. 그럼 시원해진다. 생각할 게 많아지면서 머리가 무거워져야하는데 그 반대다. 생각말고 사유할 수있음에 느꺼워진다. 독자를 격려하고 독려하는 힘. 신형철에겐 그게 있다. 본서는 그 최신간이다. 그의 사유와 나 사이의 거리가 가장 지척으로 느껴지는.
담백한 시. 그러나 너무 내려놓은 산문. 긴장을 풀었다고해서 깊이까지 내려놓을 것까지야...긴장하지 않았고, 편안하게 읽고 있으나 끝까지 꼼꼼히 읽을 자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