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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ㅣ 에디터스 컬렉션 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4월
평점 :
첫문장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소설에서.
소설의 첫문장은 저 혼자 빛날 수 없다.
소설의 첫문장 역시, 콘텍스트의 어울림으로 그 가치가 매겨진다.
화창하고 쌀쌀한 4월의 어느 날, 시계가 13시를 치고 있었다.
[1984]의 첫문장이다.
It was a bright cold day in April, and the clocks were striking thirteen.
아직은 오지 않은 봄, 4월.
볕은 좋은데 쌀쌀한 날
시계는 '재수 옴 붙은' 숫자, '13'을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또...
지독한 바람
빅토리 맨션
유리문
흙먼지
소용돌이
소설이 시작되고 단 네 줄만에 조지 오웰은 [1984]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콘텍스트고 뭐고 다 필요없어진 첫문장.
그 뒤를 바짝 쫓아 한 겹 입혀지는 채색.
삶은 양배추 냄새
삶아져 '풋기'마저 제거된,
무색, 무미, 무취의 양배추.
그리고...
텔레스크린
1948년에 내다 본 1984년이란 미래.
우리가 살고 있는 2022년.
조지 오웰은 어떻게 알았을까?
2022년이면 우리 인류가
손바닥 안으로 들어오는 텔레스크린을 갖게 되리라는 것을.
어디선가 삶은 양배추 냄새가 나고,
시계는 13시에 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