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니니와 오픈샌드위치
아사모토 마코토 지음, 이소영 옮김 / 윌스타일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오래 전에 이태리 여행을 갔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어보고 완전 반한 빵이 파니니와 치아파타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흔한 빵집에서도 제대로된 치아파타와 파니니를 만나기 어렵다 커피셥이나 전문 샌드위치 가게에서 비싸게 치아파타와 파니니에 속을 채운 샌드위치를 사먹어도 가격만  비싸고 속재료를 얼마나 아끼는지 흉내만 낸 느낌이다. 


맛있는 파니니를 구입할 수 없다면 직접 만들자. 만드는 법이 나와있는데, 일반 식빵 반죽과 큰 차이 없고 물과 밀가루의 배합에서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궁극적인 차이는 2번 발효후, 반죽을 동글리지 않고 그냥 평평하게 편다음에 그것을 대략 6등분 덩어리 지게 해서 구워내는 것이다. 6등분해서 자를 때 카드주걱을 이용하고, 그 물렁물렁한 반죽을 들어올릴 때도 카드 주걱을 사용한다. 카드주걱은 플라스틱 신용카드 약 두 배 크기만 하고, 끝쪽이 조금 둥글려져 있다. 밀가루는 중력분을 사용한다. 


빵을 언제 만들고 앉아있나, 오븐도 마땅치 않고. 걱정할 것 없다. 식빵을 사서 잘 눌러 구우면 비슷한 식감을 낼 수 있다. 책에서는 특정사의 특정 제품을 사용하는데, 나는 집에 있는 줄 그어져 있는 일반 사각팬을 사용했는데, 불조절을 잘못해서 두 개를 태워먹었다. 빵을 토스트나 그릴에 굽지 않고, 후파이팬에 굽는 일은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정성이 들어간다. 



파니니나 치아파타를 다시 구워 샌드위치를 만들 때는 위에서 누르면서 양쪽에서 열을 주는 샌드위치 기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계는 공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사기에도 부담스럽다. 이 책의 띠지에는 도구 한 개로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줄무늬 사각 프라이팬과 유리로된 누름쇠로 기계를 대신한다. 나는 누름쇠마저 없어서 살신성인 뜨거운 빵을 손바닥으로 눌러가며 구웠다. 애가 얼마나 잘먹는지, 식빵 두 쪽을 태워붙이느라 망쳤더니 식빵 한봉지로 놈의 한끼 거리밖에 되지 않아서 싸주기 위해 한 봉지 더 사와야 했다. 



샌드위치의 생명은 물론 잘 채운 속이지만, 미묘한 맛을 좌우하는 것은 소스이다. 이 책에서는 머스터드 마요네즈 소스, 시트러스 드레싱, 머스터드 드레싱, 비네그레트 소스, 바질 소스, 베샤멜 소스, 사우전아일랜드 드레싱, 타르타르 소스 이렇게 8가지 정도 있는데 이 소스의 레시피가 두 페이지에 걸쳐 한꺼번에 모두 소개되어 있어 유용하다. 나는 샌드위치에는 이런 소스들을 많이 뿌리면 빵이 젖어져서 생 빵에는 마요네즈나 버터만 살짤 빠르고 다른 묽은 소스는 피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구워 바삭한데다가 바로 먹을 거라 이 중 타르타르 소스를 선택해서 레시피 지시대로 그대로 만들어보았다. 


레시피를 보고 한다고 하더라도 내맘대로 창의력을 발휘해서 엉뚱한 재료들을 추가하거나 빼거나 하는 걸 애가 귀신처럼 알아내고 싫어하는데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케이퍼만 빼고는 모든 재료를 갖추었기에 계량은 직감으로 하고 만들었는데 대성공이었다. 마요네즈 피클다진것 케이퍼 다진것 삶은 게란 다진것 레몬즙 파슬리 다진것 소금 이게 레시피의 다다, 마요네즈 100그램 분량에 나머지 다짐들은 1작은술 정도 들어가면 된다. 파슬리 대신 이태리 시즈닝 이것 저것  섞어놓고 파는 것을 이용했다. 여기에 파프리카를 약간 추가했고, 오이피클은 이걸 오이피클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몇일전 집에서 대충 담근 오이 초절임을 썼다. 



샌드위치의 종류는 주로 오픈샌드위치와 닫힌 샌드위치 합해서 약 50여가지 정도 소개되어 있는데, 사실 무엇을 올리느냐에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어서, 구하기 쉬운 일반적인 것들로 쌓아올렸다. 이거 참 양상추와 토마토의 진부한 조합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레시피책을 들고 다니면서 구하기 보다는 먼저 마트부터 다녀온 후, 거기에 레시피를 맞추다보니 샐러드와 샌드위치 야채는 양상추와 토마토를 떠난적이 없다. 반성반성



커피숍에서 꽤 비싸게 주고 사먹어도 아쉬운게 얇디 얇은 햄 달랑 한장 들어있는 점인데, 푹푹 넣었다. 이런 햄을 마트에서 팔더라는 


애를 불고기해주려고 고기를 사왔더니만, 입만 고급인 놈이 살치살이나 꽃등심 같은 거 아니면 싫다고 해서 일일히 떼어서 소금 후추뿌려가며 구워 샌드위치 속에 넣었다. 노란색 소스 역시 응용.


빵은 한쪽만 구웠고, 구운쪽이 바깥으로 하게 해서 뚜껑을 덮어 완성.


두번째 만든 버전은 넉넉해서 나중에 먹을 것.



북유럽 스타일의 훈제 연어 오픈 샌드위치와 미트볼 파니니, 정어리와 오일 채소 처럼 웩 소리 나올 것 같은 이탈리안 스타일의 오픈 샌드위치 등 다양한 샌드위치를 시도하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듯하다. 책도 얇고 가격도 그럭저럭 저렴. 


책에 나온 보너스 레시피 하나 더.  엄청 간단하다. 이름하여 뮤질리 오픈 샌드위치

소스로 플레인요구르트, 크립치즈를 1:1 비율로 섞고 호두2개와 뮤즐리 꿀을 거칠게 부수어서 섞어 빵위에 얹어먹는다. 뮤즐리 대신 그래놀라를 섞어도 좋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이바 2015-11-02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주얼 아름다워요. 집에 빠니니 프레스 있는데 이거 은근히 좋으면서 크기 때문에 귀찮은 그런 기계에요. 가격이 좀 부담되긴 하는데 가끔 세일할 때 생각해봄직 해요. 그릴로도 쓸 수 있는데 그렇게는 안 써 봤고요. 저는 치아바타 반죽도 귀찮고 해서 생각나면 사러 가거나 아님 식빵에 햄 치즈 넣고 눌러서 먹어요ㅎㅎ

CREBBP 2015-11-02 20:30   좋아요 1 | URL
우와 프레스 부럽부럽~. 그거 있으면 사실 파니니 필요없지 않나요. 동네 슈퍼에서 파는 샤니 식빵도 맛있어질텐데 뭐하러 비싼빵 구하러.. 이런이런 또 기계뽐뿌가, 울집 주방은 온갖 쓰지 않지도 않으면서 아주 가끔씩만 쓰는 기계들이 많아서.. 주로 노동력을 줄이려는 의도로 산건데 관리 노동력이 더 필요해지더라는.. 아 그래도 프레스 부럽당~

서니데이 2015-11-02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에 실린 사진이 아니라, 직접 만들고 사진을 찍으신 거군요. 과정마다 사진찍으려면 일이 많아지는데, 그래도 이렇게 올려주셔서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어요. 보다보니, 먹고 싶은 마음도 막 생겨요.^^
어쩌다 치아바타나 포카치아 파는 곳이 있긴 하던데, 식빵에 비해서는 가격대가 높아서 잘 안먹게 되더라구요.
guiness님, 편안한 저녁 되세요.^^

CREBBP 2015-11-02 22:21   좋아요 1 | URL
네 그래도 재료들을 미리 다 꺼내 담고 준비해서 둔 후 하나씩 올리면서 찍어서 다른 것보다는 수월했어요. 지지구 볶는 요리는 불 앞에서 요리하랴 찍으랴 과정샷 정말 힘들죠. 서니데이님도 좋운 저녁 되세요

AgalmA 2015-11-02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책 인증샷의 시대는 지났다! 시범인증샷으로~~ 점점 책리뷰 쓰기도 힘들어지는 상황인가ㅎ))
사진 보니 guiness님 노고가 절절히 느껴져요👏🏻(박수)

CREBBP 2015-11-03 03:32   좋아요 0 | URL
실은 요몇일 친구들 밴드 수다방 트랜드가 과정샷 올리는 거였어요. 뭐 헤어롤 올리는 과정샷 집수리 비포 애프터 과정샷 그렁거.. 저도 따라해봤는데 비주얼 죽인다거들 하기에 재활용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