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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1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5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모방범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가물가물 하다, 주인공이 모방범에도 등장했던 르포라이터이고, 이야기 내내 모방범 사건을 언급한다. 심지어는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아이의 그림에도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방범과는 사뭇 다르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범인과 사건을 쫓아서 움직이던 전작과는 달리 하나의 사건을 깊게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심지어 사건은 16년 전에 일어난 사건이고, 범인도 밝혀진 상황이다. 누가 그랬을까? 를 밝혀내는 이야기가 아니고, 왜 그랬을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의 시작점으로 남의 기억을 읽어내는 '사이코 메트리'를 사용하는 데, 이 소재는 '용은 잠들다'에서도 등장했던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둘 다 남의 기억을 읽는다는 능력이 우월한 능력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장애 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이라고 할까?
낙원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괴로움을 잊고 도피할 수 있는 장소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을 외면하거나 때로는 순응하면서 사는 것, 진실을 맞닥뜨리기 실어서 피하면서 사는 그런 상태를 말이다. 아담과 이브가 사과를 먹고 진실을 알게 된 후 낙원에서 쫓겨났듯이 표지의 그림처럼 외면하고, 숨겨놓은 진실을 밝혀내는 것. 결국 낙원은 진짜 낙원이 아니었고. 진실을 마주하기는 어렵지만, 극복해 내고 살아가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읽으면 읽을 수록 생각할 꺼리가 많아지는 것 같다. 팬이 될 수 밖에 없는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