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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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좋은 글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태는 건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직접 읽어보지 않는다면 이 책의 가치를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것, 신념과 믿음, 사상과 종교, 미움과 증오 때문에, 때로는 다른 이유 때문에 벌어지는 전쟁이라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이다. 제목처럼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아니, 추천의 글에 쓰여진 글 처럼 '전쟁은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서로에 대한 증오로, 맹목적인 믿음과 애국심, 신념으로 전쟁에 뛰어든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기술한 책은 어떠한 수사적인 기교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소설도 이렇게 절절하게 전쟁을 묘사할 수 는 없을 것이다.

 

지금도 세계 어디에선가는 끊임없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마치 전쟁을 벌일 것 처럼 여기저기서 무서운 말 들을 너무 쉽게 내뱉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사람이 전쟁보다 귀하다.' 전쟁은 그렇게 쉽게 이야기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나는 아니야, 눈물부터 쏟아져, 하지만 반드시, 꼭 이야기해야해. 우리가 겪은 일이 헛되이 사라지면 안 되니까.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니까. 이 세상 어딘가에 우리의 비명소리가 남아 있어야 하니까, 우리의 그 피맺힌 통곡이......' p. 552

 

'전쟁터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 우리가? 우리는 그랬어. '아, 끝까지 살아남기만 한다면...... 전쟁이 끝나면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해 할까! 아,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이 펼쳐질까! 이처럼 처절한 고통을 이겨냈으니 이제 사람들도 서로 가엾게 여기겠지, 서로 사랑할 거야. 달라질 거야.'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니까, 철석같이 믿었지.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 미워해. 다시 서로를 죽이고 나는 그게 제일 이해가 안 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우리는...... 우리는 도저히 그게......' p.552~553

 

'전쟁이 끝나고 나서 나는 오랫동안 하늘을 보기가 두려웠어. 하늘을 향해 고개도 들지 못했지. 갈아엎어놓은 들판을 보는 것도 무서웠어. 그 땅위로 벌써 떼 까마귀들이 유유히 돌아다녔지. 새들은 전쟁을 빨리도 잊더라고...... p.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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