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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순 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 70대 소녀 엄마와 40대 늙은 아이의 동거 이야기
최정원 지음, 유별남 사진 / 베프북스 / 2015년 8월
평점 :
나이를 생각해보면 막내아들 쯤 될 것 같다. 말순씨 아들은 중년의 나이에 여전히 엄마와 같이 살고 있다.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는 글이 아니라, 단편적으로 쓰여진 글을 모아 놓은 글이어서 오히려 읽기가 더 좋았다. 다른 것 보다, 13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여전히 생각난다는 말, 얼마전에 TV에서 어떤 가수가 '아내가 세상을 떠난게 아니라 어디 멀리 여행을 간 것 같다'는 (아마 이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말도 그렇고, 남은 사람들은 떠난 사람을 추억하며 산다는 것. 이런 부분이 계속 와 닿는다.
같이 사는 사람들은 늘 좋을 수 만은 없다. 가끔씩은 말도 안되는 일로 싸우기도 하는데, 엄마와 아들 사이에는 '아들의 결혼'이라는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그래도 늘 결론은 '그래도 우리 엄마' 또는 '그래도 우리 아들'로 끝이난다. 결국 기-승-전-술자리다.
부모님을 볼 때마다, 당신들은 항상 어른이었을꺼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고, 반항하기도 하고, 그러다 문득 '영원하진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이렇게 같이 살을 부비면서 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닫곤 한다. 문제는 그게 그리 오래 가지 않는 다는 것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지금만이 우리가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인데, 그 소중한 시간들을 서로를 미워하면서, 싸우면서 보내는 건 너무 아깝지 않나? 나도 이들처럼 저녁에 식탁에 마주 앉아서 술 한 잔 기울이면서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