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하라 실행하라 실행하라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제프리 페퍼.로버트 I. 서튼 지음, 안시열 옮김 / 지식노마드 / 2010년 1월

하루에도 수 십권, 수 백권의 책과 기사들, 논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한 기업의 성공적인 혁신에 관련된 사례는 복제에 복제를 거듭하여 여기 저기 책에 수록되고 인구에 회자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지식경영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며, 책을 읽는 것을 '자기계발'의 한 영역으로 인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알려고 하고 알고 있는 수 많은 '경영기법'들이 실제 기업에서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 책은 그 문제에 대해서 누구나 알고 있지만 섣불리 말하지 않았던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어떤 회사나 회사내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게 되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사내 구성원들의 의식을 조사하고, 널리 알려진 방법 가운데 성공적이었다고 알려져 있는 제도를 도입한다.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보고서를 만들고 소위 세계 일류 기업들의 혁신사례를 본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실제 구성원들의 행동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고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며 심지어는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첫째로 '말하기'를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고 '말하는 것'으로 모든것이 '완료된'것으로 여기는 마음가짐들이다. 보고서를 만들고 개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수 많은 구성원들에게 회사의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알리는 일은 열심히 하나 정작 그러한 것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 가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보기 좋은' 결과물이 만들어진 것 만으로 문제가 '해결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말만 무성하고 정작 실행에는 나몰라라 한다.

둘째로 새로운 방식과 행동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에 기억에 의존하여 행동하는 경우다. 문제가 생길때마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성공적이었던 결과'를 꺼내어 현재에 적용하는 것이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실제 내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인데도, 새로운 것을 실행하는 데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 순간, 과거에 '문제가 없었던'방식을 따르게 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두려움은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실패한 조직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해고를 당할까봐, 미래가 어두워질까봐, 자존감에 상처를 입을까봐, 느끼는 두려움은 새로운 것에대한 불안감을 가져온다. 이러한 두려움을 '동기 부여'의 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결국 과도한 불안감, 두려움은 조직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길을 막아서는 커다란 장벽으로 작용한다.

이 외에도 숫자에 너무 집착하다가 (회사의 이윤이나 비용절감 등) 위와 같은 두려움을 유발하기도 하고, 내부 경쟁을 장려하다가 결국 조직 내부에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실패하는 조직도 있다.

아주 잘 알려진 말 중에 '윈-윈'이라는 말이 있다. '제로섬 게임'이나 '생존경쟁'과 같은 살벌한 말보다 훨씬 듣기 좋은 말이고 누구가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실제로 조직내부에서조차 '윈-윈'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조직 내부의 개인성과는 늘 비교 측정되고, '실패에서 배우자'는 말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아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다.

좋은 제도, 좋은 경영기법을 아무리 많이 배우고 아무리 잘 알고 있어서 '실행'과 결부되지 못하면 '죽은 지식'이 된다. 지식경영은 앎을 실천하는 것이다. 왜 그것을 해야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하기도 전에 예측하지 말고, 실행속에서 문제점을 찾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실수를 격려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하며, 내부의 싸움보다는 경쟁사와의 싸움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형식적인 것이 안니라 실제로 지식이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에 대하여 리더는 자원과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회사 구성원들에게 보여야 한다.

겉보기에 좋은 제도, 좋은 회사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의외로 내부 구성원들 조차도 자신의 회사에 대해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말'로는 변해야한다. 달라져야 한다 고 하면서도 결국 실행에 옮겨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행'이다. 책을 아무리 읽고 좋은 것을 아무리 많이 봐도 결국 내가 변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