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전지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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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신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쉽게 고치지 못하는 것은 청소년이나 성인이나 비슷하다.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거가, 끈기가 없거나, 그도 아니면 고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없어서

늘 같은 문제에 걸려 넘어지고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문제의 심각성에 무뎌져서 안주하게 되고 자기합리화를 찾기 바쁘다.

 

그런가 하면 문제점을 개선하고는 싶으나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그 상태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

청소년들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서점가에 성인을 위한 자기계발서는 지천으로 널려 있으나 청소년을 위한 자기계발서는 이제 막 걸음을 내디딘 상태라

청소년들이 참고할 만한 도서가 많지 않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공부에 관한 책은 많지만 '동기부여'를 다룬 책은 전무하다시피하다.

이런 상황은 부모와 선생님의 역할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부모나 선생님의 방법이 강압적이거나 명령조, 혹은 수수방관형이라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변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와 신념, 그리고 주위의 격려와 동기부여가 하모니를 이룰 때 '변화'의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는

나쁜 습관을 개선하고, 문제점을 고치고 싶으나 그 방법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친절하게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먼저 자신의 상습적인 습관을 바라보게 한 뒤 그것을 고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한다.

두 권의 전작은 성인을 위한 '성공'을 위한 마시멜로 법칙을 다뤘다면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지금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이끄는 내용을 담았다.

미래 자신의 꿈을 위해 지금 당장의 즐거움을 아끼라는 메시지는 두 전작과 같으나

청소년들 스스로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스스로 진단하고,

그 꿈을 이루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능동적으로 마련하게 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청소년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한 책이다.


 

지각대장 라이언은 공부보다는 게임과 영화, 텔레비전을 더 좋아하는 중하위권의 중학생이다.

라이언도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잘 알지만 쉽게 바꾸지 못한다.

남자 아이를 기르는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공부보다 게임을 더 좋아하는 라이언의 모습은 우리집 두 녀석과 닮았다.

이런 라이언이 전작에서 멘티로 나왔던 늦깎이 대학생 찰리를 통해 영화감독의 꿈을 발견하고 그 꿈에 다가간다.

지각대장 라이언의 변화는 찰리의 '관심'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 사람의 관심이

라이언으로 하여금 작은 성취감을 맛보게 하고, 이 성취감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주며 좀 더 큰 성취를 향하게 한다.

찰리는 라이언의 부모까지 합세하게 하여 라이언을 응원하도록 한다.

 

라이언이 훌륭한 멘토 찰리를 만난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삶에 영향을 주는 멘토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그건 게으른 생각.

부모의 역할을 멘토에게 슬쩍 넘기고 나는 편하게 지내겠다는 게으르고 욕심에 찬 생각이다.

우선은 이 책을 읽게 하고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접근해야겠다.

아이들의 변화와 아이들의 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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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가는 길 - 일곱 살에 나를 버린 엄마의 땅, 스물일곱에 다시 품에 안다
아샤 미로 지음, 손미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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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신애라씨 부부는 직접 낳은 아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두 명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4살 예은이와 작년에 입양한 2살 예진이는 두 사람이 가슴으로 낳은 아이다.

차인표 신애라씨 부부는 입양 문제를 놓고 열달 동안 신중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마치 태중의 아기를 위해 태교하교 조심하듯 부부는 열달간 기도하고 고민하며 새식구 맞을 준비를 한 것이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불임 부부도 아니면서, 자기 친자식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두 명이나 입양해 친자식처럼 키우는

이 천사부부에게 박수와 찬사를 아낌없이 보낸다.

 

[엄마에게 가는 길]은 일곱 살에 스페인 양부모에게 입양된 인도 소녀 아샤(Asha)가

20년 뒤에 인도로 돌아가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찾으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담고 있다.

아샤라는 이름은 '희망'을 뜻하는데 이름 때문인지 아샤는 희망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낙천적이고 희망적인 여성이다.

아샤가 희망을 품고 자신이 태어난 나라 인도로 떠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아샤가 무엇보다 알고 싶었던 것은 누가 내 친부모인지,

왜 나를 포기해야 했는지, 왜 남에게 보내야 했는지 하는 것들이다.

 

스페인의 양부모 밑에서 20년 간 살면서 그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의 정체성 문제로 괴로워한다.

인지상정이라고, 지극히 당연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사람들도 한 번은 겪는 몸살이다.

그런데 남의 나라, 남의 부모에게 자란 그녀가 정체성에 대해 겪는 혼란은 우리네의 그것보다 더 심하고 격해으리라.

그렇다고 스페인의 양부모가 그녀를 성적으로 학대 한다거나, 폭력을 행사한다거나, 방치하는 건 아니다.

양부모는 아샤를 친자식 이상으로 사랑과 정성을 다해 남부럽지 않게 키웠고, 지금도 여전히 그녀를 깊이 사랑한다.

친부모라도 그렇게 정성을 다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니 못했을 게다.

아샤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교육에 이르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써준 좋은 부모님 밑에서 성장했다.

수녀님의 말씀처럼 인도에서 살았더라면 그녀는 지독한 가난을 운명처럼 끌어안고 살았을 것이다.

 

이 책은 아나운서와 여행가에 이어 번역가로 변신한 손미나씨가 번역해 화제를 모았다.

그녀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휴지통을 옆에 놓고 눈물을 펑펑 쏟아가며 밤새워 읽은 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읽어보니 눈물을 펑펑 쏟을 정도로 슬픈 내용은 그다지 많지 않다.

내가 생각했던 입양의 서러움이나 배고픔과 학대에 대한 장면은 없어서인지 몰라도 펑펑 울 정도는아니다.

다만 양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과 아샤와 이름이 똑같은 친언니를 만나는 대목 등은 눈시울 적실만큼 감동적이다.

 

아샤는 평범한 음악 선생님에서 스페인 국영 방송 등에서 TV 진행자로 활동하고,

아프리카, 르완다, 멕시코 등지에서 여러 NGO 단체들과 함께 빈곤층 어린이들을 돕고 있으며,

여성 이민자들을 위한 센터에서 활동 중이다.

며칠 전,

아샤가 인도의 언니에게 보내준  돈으로 언니가 닭을 사서 동네 여자들과 함께 계란과 닭고기를 판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녀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 여자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정말 아샤(희망)적이고 아샤다운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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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앗 - AJ공동기획신서 2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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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님께.

 

당신의 기막힌 이야기를 들으려고 마음이 급해진 저는 읽고 있는 책에 속도를 가했고 읽어야 할 책에 가속도를 냈습니다.

이 책 저 책 왔다갔다하며 읽지 않고 오로지 당신에게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붙잡은 두 권의 [시앗]

읽기 전에는 눈물바람하며 읽게 될 줄 알았던 책이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신의 유머러스함 때문에 여러번 웃었습니다.

물론 쓸쓸한 헛웃음이지만요.

 

처음에는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과 배신을 담담한 필체로 써내려간 당신이 바보처럼 보여 답답했습니다.

'왜 이렇게 살어. 그런 인간들은 한데 묶어서 내다버리지 못하고....' 그러면서 혼자서 흥분했습니다.

시앗을 먹이려고 고기를 삶는 당신과 반찬을 싸들고 시앗에게 가는 당신 남편에게 화가 치밀어 올라서 책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당신의 이야기에서 그 두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한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에겐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부 문제에 어찌 제 3자가 어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과연 옳은 선택인가' 라는 생각이 나를 집요하게 따라다녔습니다.

왜냐구요?

당신은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그 웃음 뒤에 쓸쓸함까지 감추진 못했으니까요.

당신은 담담하게 말하지만 그 속에 허망함과 덧없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오지랖 넓은 가슴 때문에 당신과 내 가슴이 아프니까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딸처럼 곰살맞은 아들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운지 모릅니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효도 받으시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그들 위에 군림하기로 이왕 결정했으니 좀 강하고 세게 군림하는 건 어떠신지요.

"시앗을 보면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라고 하는데

이 속담에 역행하기라도 하듯 너무 잘해주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잘해주면 철면피같이 뻔뻔하고 염치없는 두 사람 절대 헤어지지 않습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지르고, 미우면 밉다고 욕하고, 화나면 참지 말고 폭발하세요.

바람 안 피는 남자들은 아내에게 불만이 없어서 딴짓 안 하는 거 아닙니다.

기댈 곳 필요해서 바람핀다는 논리가 정당하다면 세상 남자 거반은 시앗을 두고 살아야 됩니다.

잠자리의 그 정도 문제는 어느 부부나 다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니 속죄 안 하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하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행복의 길목에 당신 남편이 있었으면, 남편이 행복의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소원인 잃어버린 가정을 되찾게 되길 바랍니다.

진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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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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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목마름은 퍼내고 퍼내도 마르지 않고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샘물과 같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이따금 불숙불쑥 고개를 쳐들지만

아이들의 등하교를 꼼짝없이 책임진 신세라 그러지도 못한다.

그럴 땐 가까운 동강에 나가 햇볕 가득 머금고 반짝이는 강물이나, 강물위에 내려앉은 노을을 말없이 바라보다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은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홍천강 자갈위에 누워 함께 별을 헤아렸던 기억, 강화도 청령포에서 내려다본 붉은 바다,

빗속을 가르며 낙동강 굽이길을 돌았던 얼굴들이 내 마음에 파고든다.

갈 때보다 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돌아오는 여행길일지라도 여행을 동경하는 마음엔 변함 없다. 

 

겨우내 추위와 싸우느라 동강 근처엔 얼씬도 못했다.

오늘 아침,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좋아 뜰앞을 거닐다 어느 틈새 올라왔는지 모를 파릇한 생명들을 만났다.

숲에도 생명의 봄기운이 스미고 있었다.

아니,

봄은, 가을은, 그리고 여름은 숲으로 가장 먼저 오는 것 같다.

다람쥐가 깨어나고 산새들이 지저귀고 돈나물이 올라오며 봄을 알린다.

봄 햇살 가득 싣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날이다.

 

이런 마음을 부채질하듯 [내 마음의 여행]은 봄 보다 봄이 더 먼저 시작되는 해금강의 춘삼월 봄바람으로 나를 꼬득인다.

푸르디 푸른 초록 물결의 해금강에서 비릿한 바다 내음 맡으며 온몸으로 바닷바람을 맞고 싶다.

숲을 완전히 떠나서 바다에 흠뻑 취하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사진과 여운 가득한 글이 나를 유혹한다.

젊은 날, 봄이면 마음이 병이 찾아와 어디든 나섰던 그 몹쓸 병이 도졌나보다.

 

이 책은 그렇게 날 오라 손짓하는 것만 같다.

[내 마음의 여행]은 테마가 있는 여행으로 독자를 초대하는 책이다.

4개의 주제를 가지고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사진과 산문시로 소개하고 있다.

계절별로 여행하기에도 안성마춤이로 구성되어 있다.

인제와 양양을 잇는 고개 한계령의 설원에서,

겨울 한낮에 약초를 캐는 부부가 사는 무주의 산골마을,

한려수도 300리 물길이 열리는 길목의 통영,

뱃길이 끊겨 곡식이 떨어졌을 때도 고구마만 있으면 견딜 수 있다는 욕지도,

가야산 두리봉 아래 첫 동네 개금마을,

야생화가 핀 가을 강가로 안내한다.

 

혼자라도 좋다.

자기 자신을 오롯이 만날 수 있을테니,

길동무가 되어 줄 친구와도 좋고 연인이어도 좋다.

쓸쓸하지 않을테니.

단란한 가족여행이어도 좋다.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줄테니.

음악과 시와 아름다움이 있는 곳으로 떠나보자.

그리움이 우리를 기다릴테니. 

봄이 더 바싹 다가오면  이 책 한 권 들고 어디든 가볍게 떠나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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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역사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 과학과 사회 1
피에르 주아네베로니크 나움 그라프 외 13인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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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이 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하던 내 친구는 인공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했다.

그 아이는 지금 의젓하고 건강하게 자라 중학생이 되었다.

나는 친구의 가슴앓이를 들은 적이 있다.

친구는 길거리에서건 버스에서건 임신한 여자들만 보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백일과 돌집에 초대받아 가는 것이 제일 속상하고 우울했었다고 말했다.

그때는 왜 그렇게 눈물이 제어가 안 되고 마음을 통제 할 수 없었는지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10년이 지나자 부부 사이에 대화가 점점 없어지고, 사소한 것으로 싸움이 잦아지고,

그러면서 점점 멀어지고 급기야 우울증에 시달리다 마지막 방법으로 입양과 인공수정을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혈통을 중시하는 시댁 어른들 의견에 따라 인공수정을 택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쉽게 되는 게 아니어서 두 번이나 실패한 뒤에 성공했단다.

만약 인공수정에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면 자신은 아마 혼자서 살았을 것이라고 쓸쓸하게 말하던 친구는

의학의 도움을 받기 전부터, 그러니까 결혼 초부터 임신복을 10벌이나 준비하며 아이를 기다린 엄마였다.

결혼 후 1년에 1벌씩 임신복을 사면서 엄마가 되기를 고대한 것이다.

 

[성의 역사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은 프랑스 학자들의 출산과 혈통, 그리고 성에 대한 담론이다.

의사, 인류학자, 정신분석학자, 법학자 등이 2003년 파리 과학사업관 컨퍼런스에서 위 주제로 발표된 내용을 묶었다.

 

의학이 출산을 제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원하면 얼마든지 아이를 가질 수 있다.

친구의 경우처럼 남편의 정자를 주입하는 인공수정은 별 문제가 없지만,

제 3자의 기증을 통한 출산은 혈통의 유전적인 요소와 또 다른 측면의 분리를 낳는다.

바로 아이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 것이며, 그런 출산 방법을 선택한 부모와 그 아이 사이의 관계,

기증자와 아이의 관계는 어떻게 수립되어야 하는가이다.

 

거기다 이성 부부가 아닌 싱글맘이라던가 동성 부부의 제 3자의 기증을 통한 출산은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깨뜨리고,

혈통과 성, 그리고 출산을 분리시킨다.

책에서는 전통적인 방법 외에 이러한 방법으로 출산하는 아이들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그 아이들에 대한 개념과 법의 보호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솔직히 조금 혼란스럽다.

혼자 사는 여성이나 동성애자 여성들이 부모가 되기를 원한다면 경우에 따라서 사회가 그 비용을 부담한다는 사실이.

 

출생의 비밀은 한 사람의 인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드라마에서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출생의 비밀을 단골로 다루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자신의 뿌리에 대한 궁금증,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 정체성에 대한 의문은 평생을 따라다닌다.

입양간 아이가 자란 후 수십년 후에 자신의 부모를 찾는 일과 비슷한 것 아닐까? 

싱글맘이나 동성 부부들이 아이의 출생에 관해 비밀로 할 것인지 공개할 건지에 상관없이,

제 3자의 기증을 통해 낳은 아이들에 대한 법의 보호와 제도 그 이전에,

과연 '아이에게' 옳은 일인가를 묻고 싶다.

 

내가 더 혼란스러웠던 것은 결론 없이 중간에 갑자기 끝나버리는 여러 편의 글 때문이다.

마무리 없이 중간에 끊겨서 매번 당혹스러웠다.

말하려는 의도를 찾기 위해 다시 읽어야 했지만 그런 과정에서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조차 안 했던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혈통과 성, 출산에 대한 우리 학자들의 의견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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