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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 - 그의 삶, 그의 세계 ㅣ 세계 영성의 거장 시리즈 3
더글라스 길버트 & 클라이드 S. 킬비 엮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20세기 최고의 지성 C. S. 루이스는 하나님에 대해, 그리고 기독교 교리에 대해 논리적으로 변증하고 지성적인 필치로 풀어내는 신학자이다. 그래서 C. S. 루이스는 기독교 변증론자로 불리고, 그의 저서는 변증서로 유명하다. 그의 지성적이며 논리적인 말과 글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수많은 기독교 서적과 설교에서 여전히 인용되고 있다. 내가 루이스의 이름을 처음 만난 것도 어느 책에서였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뒤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의 이름을 자주 대했다. 차츰 그에게 관심이 생겨 이 시대 최고의 변증서라는 [순전한 기독교]를 펼쳤으나 3페이지도 읽지 못하고 책을 덮었다. 너무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20년도 넘은 일이지만 아직도 그책을 시도할 용기가 나지 않아 그저 [나니아 연대기]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로 만족하고 있다.
'가치창조'에서 세계 영성의 거장 시리즈를 발행하고 있는데 세번째 주인공이 C .S. 루이스 이다. 헨리 나우웬과 디트리히 본훼퍼에 이은 [C. S. 루이스: 그의 삶 그의 세계]는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물'에 관심이 많은 내가 이 책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책의 서문은 C. S. 루이스 라는 인물과 그가 살았던 환경을 묘사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밝힌다. 즉 루이스의 일생을 세밀하게 다루기 보다는 그와 연관된 장소와 친구, 동료를 중심으로 그의 대략적인 인생을 스케치한 책이다. 루이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컸는데 예상 외의 구성이라 약간 기운이 빠졌다. 하지만 그에 대해 전무하다시피 했기에 만족스럽게 읽었다.
루이스는 변호사와 성직자의 딸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글쓰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책으로 가득한 집에서 루이스와 형 워렌은 끝없이 책을 읽었다. 아일랜드의 날씨 탓에 자주 집에 갇혀 있게 된 덕분에 오히려 창조적인 상상의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고 한다. 루이스는 열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영국을 떠나 형과 함께 기숙학교로 보내진다. 그는 이 학교에서 기독교에 관해 처음으로 듣는다. 15세에는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칭하면서 하나님을 강하게 반대하고 공격하는 글들을 썼다.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악마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스도는 신화적인 존재일 뿐이고 나중에 대중의 상상력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만들었다, 고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쓰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옥스퍼드 동료 교수인 돌킨과 성서와 신화를 주제로 장시간 대화하다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믿음에 이르게 된다. 그때 루이스는 서른 살이었다. 루이스는 자기 방에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은 하나님이시다" 라고 고백한다. 확고한 무신론자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때부터 루이스는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많은 것들을 미워하고 자신이 미워했던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마치 사도 바울을 보는 듯하다. 회심 전에는 하나님을 강하게 반대하고 공격하던 사람이 회심 후 교회밖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알리고 기독교의 진리를 설명하는 게 사도 바울과 닮아있다. 어쩌면 무신론자 시절에 하나님을 강하게 반박했기 때문에 회심 후 촘촘하고 논리적으로 하나님에 대해 변증하는 게 아닐까 싶다.
C. S. 루이스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는 못했지만 그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준 가족과 어린 시절, 그의 친구들에 대해 알게 되어 뿌듯하다. 세계 영성의 거장 시리즈 네번째 인물이 누구일지 벌써부터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루이스의 이름은 친근하지만 그에 대해 별반 아는 게 없다면 입문서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