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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가는 길 - 일곱 살에 나를 버린 엄마의 땅, 스물일곱에 다시 품에 안다
아샤 미로 지음, 손미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차인표 신애라씨 부부는 직접 낳은 아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두 명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4살 예은이와 작년에 입양한 2살 예진이는 두 사람이 가슴으로 낳은 아이다.
차인표 신애라씨 부부는 입양 문제를 놓고 열달 동안 신중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마치 태중의 아기를 위해 태교하교 조심하듯 부부는 열달간 기도하고 고민하며 새식구 맞을 준비를 한 것이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불임 부부도 아니면서, 자기 친자식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두 명이나 입양해 친자식처럼 키우는
이 천사부부에게 박수와 찬사를 아낌없이 보낸다.
[엄마에게 가는 길]은 일곱 살에 스페인 양부모에게 입양된 인도 소녀 아샤(Asha)가
20년 뒤에 인도로 돌아가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찾으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담고 있다.
아샤라는 이름은 '희망'을 뜻하는데 이름 때문인지 아샤는 희망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낙천적이고 희망적인 여성이다.
아샤가 희망을 품고 자신이 태어난 나라 인도로 떠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아샤가 무엇보다 알고 싶었던 것은 누가 내 친부모인지,
왜 나를 포기해야 했는지, 왜 남에게 보내야 했는지 하는 것들이다.
스페인의 양부모 밑에서 20년 간 살면서 그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의 정체성 문제로 괴로워한다.
인지상정이라고, 지극히 당연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사람들도 한 번은 겪는 몸살이다.
그런데 남의 나라, 남의 부모에게 자란 그녀가 정체성에 대해 겪는 혼란은 우리네의 그것보다 더 심하고 격해으리라.
그렇다고 스페인의 양부모가 그녀를 성적으로 학대 한다거나, 폭력을 행사한다거나, 방치하는 건 아니다.
양부모는 아샤를 친자식 이상으로 사랑과 정성을 다해 남부럽지 않게 키웠고, 지금도 여전히 그녀를 깊이 사랑한다.
친부모라도 그렇게 정성을 다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니 못했을 게다.
아샤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교육에 이르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써준 좋은 부모님 밑에서 성장했다.
수녀님의 말씀처럼 인도에서 살았더라면 그녀는 지독한 가난을 운명처럼 끌어안고 살았을 것이다.
이 책은 아나운서와 여행가에 이어 번역가로 변신한 손미나씨가 번역해 화제를 모았다.
그녀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휴지통을 옆에 놓고 눈물을 펑펑 쏟아가며 밤새워 읽은 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읽어보니 눈물을 펑펑 쏟을 정도로 슬픈 내용은 그다지 많지 않다.
내가 생각했던 입양의 서러움이나 배고픔과 학대에 대한 장면은 없어서인지 몰라도 펑펑 울 정도는아니다.
다만 양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과 아샤와 이름이 똑같은 친언니를 만나는 대목 등은 눈시울 적실만큼 감동적이다.
아샤는 평범한 음악 선생님에서 스페인 국영 방송 등에서 TV 진행자로 활동하고,
아프리카, 르완다, 멕시코 등지에서 여러 NGO 단체들과 함께 빈곤층 어린이들을 돕고 있으며,
여성 이민자들을 위한 센터에서 활동 중이다.
며칠 전,
아샤가 인도의 언니에게 보내준 돈으로 언니가 닭을 사서 동네 여자들과 함께 계란과 닭고기를 판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녀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 여자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정말 아샤(희망)적이고 아샤다운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