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앗 - AJ공동기획신서 2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김서영님께.

 

당신의 기막힌 이야기를 들으려고 마음이 급해진 저는 읽고 있는 책에 속도를 가했고 읽어야 할 책에 가속도를 냈습니다.

이 책 저 책 왔다갔다하며 읽지 않고 오로지 당신에게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붙잡은 두 권의 [시앗]

읽기 전에는 눈물바람하며 읽게 될 줄 알았던 책이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신의 유머러스함 때문에 여러번 웃었습니다.

물론 쓸쓸한 헛웃음이지만요.

 

처음에는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과 배신을 담담한 필체로 써내려간 당신이 바보처럼 보여 답답했습니다.

'왜 이렇게 살어. 그런 인간들은 한데 묶어서 내다버리지 못하고....' 그러면서 혼자서 흥분했습니다.

시앗을 먹이려고 고기를 삶는 당신과 반찬을 싸들고 시앗에게 가는 당신 남편에게 화가 치밀어 올라서 책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당신의 이야기에서 그 두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한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에겐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부 문제에 어찌 제 3자가 어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과연 옳은 선택인가' 라는 생각이 나를 집요하게 따라다녔습니다.

왜냐구요?

당신은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그 웃음 뒤에 쓸쓸함까지 감추진 못했으니까요.

당신은 담담하게 말하지만 그 속에 허망함과 덧없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오지랖 넓은 가슴 때문에 당신과 내 가슴이 아프니까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딸처럼 곰살맞은 아들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운지 모릅니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효도 받으시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그들 위에 군림하기로 이왕 결정했으니 좀 강하고 세게 군림하는 건 어떠신지요.

"시앗을 보면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라고 하는데

이 속담에 역행하기라도 하듯 너무 잘해주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잘해주면 철면피같이 뻔뻔하고 염치없는 두 사람 절대 헤어지지 않습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지르고, 미우면 밉다고 욕하고, 화나면 참지 말고 폭발하세요.

바람 안 피는 남자들은 아내에게 불만이 없어서 딴짓 안 하는 거 아닙니다.

기댈 곳 필요해서 바람핀다는 논리가 정당하다면 세상 남자 거반은 시앗을 두고 살아야 됩니다.

잠자리의 그 정도 문제는 어느 부부나 다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니 속죄 안 하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하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행복의 길목에 당신 남편이 있었으면, 남편이 행복의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소원인 잃어버린 가정을 되찾게 되길 바랍니다.

진정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