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 교실밖 상식 시리즈 5
김기태 지음 / 하늘아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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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과학 관련 도서에 눈길도 안 주던 내가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기 시작한 것은

과학이 사회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과 내면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부터다.

과학이나 물리하면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우연한 기회에 읽은 과학도서가 과학도 충분히 쉽고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일련의 도서들이 깨우쳐 준 것은 일상생활에서 자신도 모르게 알게 된 일상적 지식과 과학적 지식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무거운 물체는 빨리 떨어지고 가벼운 물체는 느리게 떨어진다.'라고 하는

무의식으로 형성된 지식이라든가, 상식으로 알고있는 정보들이 과학적 지식과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과학적인 지식으로 일상적인 지식이 지니는 한계를 뛰어넘고 싶은 욕심이 과학  관련 도서를 기웃거리게 만든다.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은 물리상식이 부족한 나에게 안성맞춤이다.

저자는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하고, 또 위대한 과학의 발명, 발견들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접하는 사물들과 현상들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과학은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것 중 하나이나 저자는

재미있는 방식으로 다양한 과학 이론과 현상들을 친절하고 들려준다.

과학적 발견과 발명은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우리 주변의 사물들과 여러 현상들 유심히 관찰하고 궁금증을 가지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또한 참된 과학은 관찰과 그것을 증명하는 실험에 있다며 실험하는 살아 있는 과학자들도 이야기한다.


이런 책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도 이렇게 만들 수 없을까?

일상의 의문이나 과학적 원리를 이렇듯 자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하며 과학적 해석을 제시할 수는 없는 것일까, 묻고 싶다.

교과서가 이런 식으로 개편되면 물리를 싫어하던 학생들도 물리에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될 것이고,

좋아하던 학생들은 물리에 빠져들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지 모를일이다.

인재 양성은 국가의 위상을 높여주는 국가의 자산이요, 국가의 경쟁력이다.

인도가 국가 차원에서 과학자를 양성하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 과학이 인도에 뒤진다는 이야기가 씁슬하게 기억난다.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은 우주와 천문학, 원자와 핵 물리학, 역학,  전자기학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각 장은 이론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많은 과학기기들이 동작하는 원리를 자세하게 설명하며

이론의 뒷이야기까지 덤으로 들려주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밤하늘은 왜 어두울까?' 를 읽으면서

나는 한번도 밤하늘이 왜 어두운지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밤이 되면 당연히 어두워지는 거라고 생각했을 뿐 왜 어두운지 생각해 본 일이 없다는 것을 새삼 알았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현상에 더이상 의문을 품지 않은 나와 달리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원자에서 우주까지 관찰하고 연구하며 발명한 이야기 중

'우주선 내에는 왜 중력이 없는 것일까?' '풍차와 수차 이야기' '비행기 이야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어른들에게도 유익한 물리상식을 담았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과학의 바탕 지식을 풍부하게 하고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가졌으면 한다.

지금도 가까이에서 우리의 관찰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사물과 현상에 숨겨진 비밀을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뜨겁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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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치의 꽃 정쟁
신봉승 지음 / 청아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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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잘 차려진 식탁 앞에 앉으면 먹기 전부터 셀레이고 가벼운 흥분이 인다.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이 풍성한 식탁은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을 준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 일색이라면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조선 정치의 꽃 정쟁]은 읽기 전부터 포만감과 뿌듯함을 안겨 주는 책이 있다.

700 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분량에 조선의 당쟁으로 인한 세력 부침을 다룬 책이니 읽기 전부터 포만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이 책은 조선 시대의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파벌 간의 갈등과 그 갈등을 주도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환국의 과정을 담았다.

 

저자는 먼저 식민사관에 의해 만들어진 '조선은 당파 싸움 때문에 망했다'라는 망국적인 사고가 '당쟁의 역사'를 낳은 것을

지적하며 '당쟁(黨爭’)'이라는 말을 '정쟁(政爭’)'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투는 정치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존재했는데, 왜 유독 조선의 역사만 다툼으로 망했다고 폄하하는지 반문한다.

당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정쟁의 역사를 주장하는 저자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 나 역시 조선은 당쟁으로 망한 나라라고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었다.

이는 나뿐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정쟁은 임금 앞에서 간(諫)하여 다투는 것을 의미하므로 정쟁은 뛰어난 정책 결정의 과정이며,

수준 높은 토론이라며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아 준다.

우리가 조선사를 당쟁으로 폄하하는 것은 식민사관의 영향이며 이같은 사고를 버릴 때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역사인식을 정립할 수 있고  21세기를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조선 정치의 꽃 정쟁]은 조선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사화와 환국이 끊임없이 이어진 선조에서 순조에 이르는 230년 동안의

정치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본격적인 사림 정치의 시대가 열린 시기는 선조가 왕위에 오르고 부터다.

사림은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고, 동인은 남인과 북인으로,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나뉜다.

이후 영조조에 와서 노론, 소론, 남인의 병용을 주장하는 탕평책이 시행되나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

붕당정치는 특정 정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산림의 의견을 국정에 발전 할 수 있어서 건전한 풍토를 조성한 면이 없진 않지만,

왕을 자기 당으로 끌어들이려 왕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고, 박세체 같은 참선비를 낳기도 했고,

나라나 백성보다는 자신이 속한 당파의 명분에 목숨을 걸게 하기도 했고, 사도세자 같은 정쟁의 희생양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당색을 떠나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은 위정자도 있다.

 

[조선 정치의 꽃 정쟁]에서 만난 수많은 정치인들과 임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박세채이다.

박세채는 문묘종사에 반대하는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핵하다가 효종의 꾸지람을 받고 고향으로 내려가 칩거한다.

그는 숙종에게 탕평책을 진언해 화합 정치를 주장할 정도로 정파를 싫어했던 인물이다.

남구만의 천거로 이조판서로 제수된 박세채가 숙종에게 사은의 예를 올리는 자리에서 올린 차자는,

오늘날 장관으로 임명 된 사람이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대통령의 잘못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정부의 무기력함을 하나하나 지적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과연 이런 일이 오늘의 자식인들에게 가능한 일이겠는가, 라고 저자는 물으며

역사를 읽으면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바로 박세채와 같이 배우고 익힌 바는 반드시 지행하는

조선 선비의 덕목이라고 덧붙인다.

 

숙종이 어떤 왕인가?

그는 자그마치 46년간 집권한 노회한 정치가다.

숙종대는 남인과 서인의 대립이 특히 심했고, 환국과 재환국, 폐출과 복위로 점철된 시대였다.

어느 정파도 신뢰하지 않은 숙종이 번갈아 가며 정당을 교체한 것은 그가 정파에 휘둘리지 않은 임금이라는 뜻이며,

마음대로 정권을 요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의 왕 중에 이렇게 마음대로 정치판을 주무른 왕은 폭군 연산군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박세체가 숙종의 얼굴을 붉그락 푸르락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더구나 숙종의 반응을 알고서 직언을 서슴치 않았다는 사실이 나를 소스라치게 한다.

우리는 그의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

 

[조선 정치의 꽃 정쟁]은 부끄럽고 안타까운 '당쟁'을 수준 높은 토론인 '정쟁'으로 수정해준 책이다.

늦게나마 나의 무지를 일깨워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그러나 당쟁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급해진다.

우선은 학교 선생님들이 이 책을 먼저 읽고 학생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쳤으면 하고,

오늘날의 위정자들이 이 책을 읽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기 바라는 마음이다.

두꺼운 부피만큼 유익하고 재미있어 역사를 좋아하는 일반들이 선택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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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 : 원시를 향한 순수한 열망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5
가브리엘레 크레팔디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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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적인 아름다움을 사랑한 화가 외젠 알리 폴 고갱(1848~1903)은 생애가 작품만큼 관심을 갖게 하는 예술가 중 한 사람이다.

고갱은 신문 정치부 기자였던 아버지와 스페인 귀족 가문 출신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읜 고갱은 중학시절 언어문제로 고생을 했으며 성적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10대 후반에는 선원이 되어 배를 타기도 했으나 군복무를 마치고 파리로 돌아와서는 증권 거래소에 취직한다.

증권 거래소는 고갱에게 그림의 관심을 갖게한 하나의 전기를 마련해준다.

이곳에서 동료 에밀 쉬프네케르와 그림에 대한 관심을 공유한 고갱은

그림 전시장과 미술관을 찾아 다니는가 하면 미술에 관해 토론하고,

세잔, 모네, 마네, 르누아르, 피사로 등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을 구입하고,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고갱이 어려서부터 그림을 배웠다거나, 어린시절에 그림에 대한 소질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유있는 직장생활이 그림에 눈을 돌리게 했고 습작삼아 그린 정물화와 풍경화를 통해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 드러난 것이다.

초기의 습작 중 <예나 다리가 보이는 센 강>은 그의 인생을 통째로 바꾸어 놓은 작품으로

인공미 보다는 자연스럽고 즉각적인 방법으로 자연에 접근해 개인적인 감상을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이다.

 

인상주의 전시회에 초청을 받아 조각작품 하나를 전시하고 피사로의 가르침을 받아 시골 풍경화를 능숙하게 그리게 된 고갱은

인상주의 전시회에 그림과 흉상을 출품하며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한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사람받는 주제였던 눈을 주제로 그들의 수준에 도달하기 바라며 그린 <눈이 쌓인 정원>과

아내와 아이들을 화폭에 담은 <보지라르의 정원>은 평화롭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이어서 시선을 오래 붙잡았다.

고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작업에 임하는 동안 그의 아내 메테는

그림이 남편의 소일거리에서 남편을 완전히 사로잡은 열정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점점 불안을 느낀다.

그러나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갱은 전업화가로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부부는 점차 돌이킬 수 없이 멀어진다.

 

사람들은 고갱의 혁신적인 미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철저하게 외면한다.

무일푼인데다가 병까지 겹친 그는 전던지 붙이는 일당일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브르타뉴로 향한다.

그가 퐁타방으로 간 것은 영감을 주는 새로운 모티브를 찾을 수 있고 민중의 전통이 살아있는 장소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이 시기에 그려진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춤추는 네 명의 브르타뉴 여인들>은

혁신적인 양식과 특이한 구성이 돋보이는 그림이다.

그림자와 명암법이 사용되지 않고 윤곽선이 강조된 이 그림의 기법은 차차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고갱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순수하고 신비로움을 간직한 브르타뉴와 그곳 여인들의 소박하고 투박한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고갱은 원시적인 삶을 경험하고 그림 작업을 하러 섬으로 떠났다가 풍토병과 가난에 시달려 수개월만에 프랑스로 돌아온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인상주의 화가들과 자신을 연결하는 탯줄을 완전히 잘라버리고 처음으로 원시주의에 다가가게 한다.

고갱의 창조성이 강렬하게 드러난 곳인 타히티 섬으로 향한 것은 마흔일곱 살이다.

문명세계에 대한 혐오감으로 타히티로 떠난 그는 원주민의 생활과 섬의 풍경을 많이 그린다.

원주민의 건강함과 열대의 밝고 강렬한 색채는 그의 그림을 완성시켜주며 많은 대작이 타히티에서 창조된다.

고갱은 이 섬에서 심장마비로 눈을 감는다.

 

고갱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것은 가난과 병이었다.

이는 고갱의 자유로운 기질과 문란한 생활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 브로커로 일하다가 35세에 화가가 된 고갱은 인상주의를 벗어나려는 젊은 화가들의 리더 격이다.

숙련된 소묘 화가인 앵그르와 드가를 좋아했던 고갱을 만나는 동안 고갱이 싫어했던 밀레를 좋아한 화가 고흐가 떠올랐다.

동시대를 산 두 화가는 작품만큼이나  생애도 관심을 갖게 한다.

고흐도 고갱처럼 가난했으며 창녀와 동거한 전력, 병으로 고통 당하는 화가여서, 또 브르타뉴에서 알게 된 인연 때문에

고흐가  머릿속을 맴도는 것 같다.

두 사람은 두달간 함께 지내다 격렬한 언쟁으로 헤어지고, 이 언쟁으로 인해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른다.

면도칼로 귓불을 자른 일은 고흐의 첫 번째 발작을 촉발하는데,

얼마 전 신문에서 고흐의 귀를 자른 것은 고흐 자신이 아니라 동료화가 고갱이었다는 주장이 실렸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과 그의 작품을 풍요롭게 만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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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잭 린치 지음, 송정은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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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1세는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꿀 수 없다, 고 말했고, 빅토르 위고는 셰익스피어가 곧 연극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낳은 전세계적인 대문호이며 영국이 자랑하는 천재 극작가이다.

중학교 마지막 방학을 무료하게 보내다 우연히 집어든 [베니스의 상인]이 셰익스피어와의 첫 대면이다.

셰익스피어의 책은 왠지 어려울 것 같은 선입견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는데 고등학생이 되면 그정도는 알아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셰익스피어에게 다가가게 했던 것 같다.

무역상인 안토니오와 바사니오의 끈끈한 우정 사이에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배치한 이 책은 내 선입견을 무너뜨리며

셰익스피어의 책도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고 그를 정복(?)했다는 짜릿함을 맛보게 했다.

나는 그 기분을 이어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에도 눈을 돌렸으나

왜 그의 작품들이 찬사를 받는지, 왜 그의 작품들이 고전의 반열에 오른건지, 왜 그가 위대한 작가인지도 모르면서 읽어 나갔다.

아무도 지어주지 않는 책임의식과 과시욕에 사로잡혔던 시기의 독서였다.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는 셰익스피어는 만들어진 작가, 조작된 문화영웅이라는 전제하에 

셰익스피어가 오늘날의 셰익스피어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한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셰익스피어가 쓰지 않았다는 추론을

사후 400년이 흐르는 동안 그의 작품들이 어떤 개작 작업을 거쳤고, 시대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어떻게 위조 되고,

어떻게 해석되었는지를 그 증거로 제시한다. 

한마디로 매우 유능한 한 극작가가 인간을 꿰뚫어보는 신 같은 존재로 바뀌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작가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라는 의문을 처음으로 제기한 사람은

1857년에 델리아 베이컨이라는 미국인 전직 교사에 의해서다.

델리아 베이컨은 [펼쳐진 셰익스피어의 희곡의 철학]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으로 알려진 것들이 사실은

프랜시스 베이컨, 월터 롤리 경, 에드먼드 스펜서가 함께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셰익스피어 원작자 여부를 두고 유명 연극배우, 연출가 287명이 '합리적 의심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친필 원고가 없는 점과 생전에 그에 대한 기록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들었다.

 

셰익스피어의 위대한 작가 만들기는 그가 세상을 떠난 뒤부터 시작되었다.

따라서 저자는 생전에 주목받지 못했던 셰익스피어의 조용한 장례식에서 이야기를 출발시킨다.

생전의 그와 사후의 그는 별개의 인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저자는 그의 작품에 관여해 자기 입맛대로 작품을 이용한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심리에 주목한다.

그의 작품은 극작가, 배우, 편집자,  비평가, 정치가 등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위조되고, 미화되고, 개작된다.

사람들이 셰익스피어를 '개선'하게 만든 불평의 이유는 대부분은 심미안적인 것에서 비롯되었다.

작품의 형편 없는 줄거리, 3일치의 무시, 희극과 비극을 막무가내로 섞어놓기, 외설적인 언어 등이

시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꾸준히 개작되었다.

또한 사람들은 정책과 정당, 교육 프로그램, 전쟁의 의제로 진척시키는 데 그의 작품을 사용했다.

정치적 목적과 시대적 맥락, 영국 우월주의의 선전도구로 그의 작품이 차용된 이유는

“사람들은 모두 세상의 가장 위대한 문학 천재가 자기편에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셰익스피어는 대중의 문화사회적, 정치적 욕망에 의해 재해석되고 조작된 문화영웅 중 한 사람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셰익스피어의 성취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였기 때문에 수 세기 동안 인류의 관심과 간섭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말하고,

역자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를 꿰뚫는 통찰력이야말로 그의 작품과 명성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발전시킨 원동력이었다"고

평한다.

이 책은 나에게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침침한 눈을 열어주고 문화영웅 만들기의 과정을 즐겁게 탐색하는 시간을 제공했다.

책을 덮는 데 뭔지 모를 뿌듯함과 묵직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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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의 명사 이순신을 말하다
김성수 외 지음 / 자연과인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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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야에서 크게 성공한 위대한 인물 100명을 선정해 그들의 일생을 30년간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를 밝힌 적이 있다.

학문이든 예술이든 사업이든 자신의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이들의 공통점은 견고한 '신앙'과 굳은 '신념'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신앙과 신념은 우리 몸의 뼈와 살 같은 것으로 뼈는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살은 행동의 원천으로 그 역할을 감당한다.

서로를 든든히 받쳐주고 의지하면서 성취를 이루도록 가치와 행동을 끊임없이 독려하고 자극한 결과물이 바로

'성공'인 것을 확인했다.

 

위대한 인물 100명 중 우리나라의 인물이 없었으나 그들에 못지않은 위대한 인물을 들라면 나는 이순신 장군을 들겠다.

이순신 장군은 신념과 신뢰의 사람이다.

전쟁에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은 모든 가치 판단과 행동의 기준되어 어명을 어기면서까지 신념을 붙들게 했고

모함이나 억울한 옥고, 백의종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세계 해전사에서도 보기 드문 23전 23승의 신화는 재난을 당한 나라를 구하겠다는 장군의 굳은 신념이 빚은 쾌거다.

또한 충무공에 대한 신뢰는 남달랐다.

병사는 물론 관내의 백성들까지 생사를 같이 하겠다고 나설 만큼 충무공을 신뢰했다.

충무공이 백성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평생에 걸쳐 일관되게 견지한 구국의 일념과 공평하고 투명한 일처리,

솔선수범하는 행동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이처럼 믿고 따를만한 지도자 있는지, 구국의 일념으로 무장한 지도자가 있는지 둘러보게 된다.

 

[9인의 명사 이순신을 말하다]는 두 번의 왜란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조명한 책이다.

법률가, 헌법재판관, 전직 장관, 전직 대사, 교수 등 각계의 저명한 인사 9명이 국난을 극복했던 이순신의 리더십을 재조명한다.

명랑해전 등 해전현장에서 발휘한 리더십과 병법 운영을 다양한 사람들이 다각도로 심층 분석한 책이다.

아홉명의 인사들은 오늘날 기업과 우리 사회가 처한 경제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순신 장군의 전략전술과 리더십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백의종군하는 몸으로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를 제수 받았을 때 12척의 배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다는 긍정적 사고와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라는 불퇴전의 정신이 있었기에 전승의 신화를 창조한 것이다.

 

충무공의 리더십은 한마디로 압축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는 병사와 백성들을 사즉생의 정신으로 똘똘 뭉치게 한 탁월한 리더십과

자기희생과 솔선수범, 신상필벌로 조직의 단결을 이뤄낸 인물이다.

군왕의 오해와 오판, 조정의 권력 암투, 모함과 투옥, 고문을 당한 후

치욕적인 백의종군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살리고 순국한 진정한 애국자이다.

전쟁의 와중에도 먹을 갈아가며 일기를 기록한 철저한 기록정신의 소유자이며,

과학적으로 만든 거북선, 천문 지리 이용,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과학적 리더십과

문부를 겸비한 휴머니즘 리더십, 전략가로서도 탁월하다.

충무공의 정신과 리더십을 오늘의 현실에 발현한다면 난관을 극복하는 데 큰 힘과 용기가 될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 리더십의 특성과 병법 운영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 지도자들이 본받아야 할 하나의

역할 모델(role model)로써 재조명해 보고, 현재 사회의 불안과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 바라는

저작의도에 깊이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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