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밴티지 메이커 - 위기에서 기회를 만드는 리더들
스티븐 파인버그 지음, 신성환 옮김 / 케이앤피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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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새로나온 또 하나의 리더십 책인 줄 알았다.

그렇고 그런 리더십에 관한 책이겠거니 하면서 읽기를 시작했으나 잘못된 내 예상을 깨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현재 떠돌고 있는 리더십 이론들은 리더십을 공식처럼 다루고 있다고.

예컨대 "이렇게 하라! 그러면 위대한 리더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리더십 기술이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공식 하나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통한다면 모든 리더는 이미 유능한 리더가 되었을 것이며,

더이상의 리더십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기업이 처한 상황은 기업마다 다르므로 우리는 획일화된 공식이 아닌 개별화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고,

이 책은 이러한 요청에 부응하고 있다.

 

 

어드밴티지 메이커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판세를 바꿔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만드는 이들을 말한다.

전혀 승산이 없어보이거나, 이미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더 나은 결과를 낳게 하는 방법을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50여 년 전부터 사회심리학,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영역을 공부하고

그 연구를 바탕으로 경험과 삶의 지혜를 연결하여 수많은 리더들을 자문했다.

[어드밴티지 메이커]에는 위기상황을 기회로 만들어낸

웰스 파고의 ATM, 델 컴퓨터, 애플의 스티브 잡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허브 켈러허,

GE의 제프리 등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불리한 상황을 기회로 바꾸는 '어드밴티지 메이커'의 자질을 공통적으로 갖춘 인물들이다.

이들의 공통적 자질인 날카로운 통찰력과 정확한 판단력이 위기 상항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바꿔 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먼저 비범하고 전략적인 생각을 하며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전략적인 이동과 그에 필요한 행동을 개시하라고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시자답게 신선한 사고를 해야 하며,     

독창적인 사고 즉,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전략적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남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고 통상적인 접근 방식을 피할 때 사람과 조직이 변화해간다는 것이다.

 

 

전략적 전환이란 마치 거인 골리앗에 맞섰던 꼬마 다윗처럼,

자신이 보유한 자원에(돌멩이) 지렛대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는 것을 의미한다.

꼬마 다윗은 남들이 생각지도 못하고 보지 못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행동했다.

결과적으로 다윗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성과를 만들어냄으로써 평범함을 넘어섰다.

위대한 리더는 다윗처럼 틀에 박힌 정신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고의 확장을 가로막는 고립된 관점에서 벗어나 민첩성있게 사고하면 다윗처럼 평범함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다윗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독창적인 생각과 판세를 뒤집을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그것을 적용하는 능력은

어드벤티지 메이커의 자질이다.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의 시선과 생각을 고정시키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나를 꼼짝하지 못하도록 고정시키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나의 강점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을 찾았다면,

숨은 기회를 보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요소들을 발견했다면,

이제 사고 프로세스를 전환하라!

그렇게 해야만 자신의 재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그렇게 해야먄 어드밴티지 메이커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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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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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으로 잘 산 인생이란 어떤 삶을 말하는 것일까?

저자의 지적처럼 주인공 용준은 거짓된 마음이나 과장된 감정 없이 진실하게 사랑하며 산 삶이다.

그는 진정 가장 맑은 사람, 가장 따뜻한 사람, 가장 착한 사람, 가장 아름다운 사람임을 부정하진 않겠다.

하지만 그것을 서영준 삶의 전부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17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뇌사상태에 빠진 아버지를 극진하게 간호한 서용준은 누구도 부인 못할 효자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을 무색하게 만들며 정성으로 아버지를 보살폈지만,

그 세월 동안 그는 청춘을 잃었고, 꿈을 포기해야 했으며, 학업을 중도하차 했고, 미래를 저당잡혀야 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을 밖으로 내몰고 온통 아버지로 채운 사람이다.

그에겐 마쳐야 될 학업도 아버지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꿈과 미래도 아버지보다 우선하지 못했다.

결혼마저도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불꽃같은 사랑이 아니어도 좋은 사람이다.

자신의 행복이나 성공은 뒷전이고 아버지를 위해서 존재하는 인생인 양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인생을 송두리째 던지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나는

영준의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나른한 삶이 가엾다.

지루한 듯 무료한 듯 그날이 그날같은 활기 잃은 삶이 안쓰럽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스스로 선택한 삶,

장남이 아니었다면 비켜갔을 인생,

아버지가 떠난 뒤에는 어머니를 위한 삶으로 이어지는

한 남자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운명같은  무거운 짐을 덜어주고 싶었다.

 

 

 

그래서인가.

얄궂게도 암이 찾아왔고 죽음 또한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자기를 온전히 버리고 철저히 희생한 한 남자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가족들과 작별하는 모습에서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별의 순간에 사랑을 고백하는 용준의 사랑이 아름답다.

두 사람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슬프도록 아름답다.

 

 

용준은 친구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였고,

완전하게 신뢰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의젓한 세 아이들,

항상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는 어머니를 곁에 두었다.

하지만 저들이 모르는, 어쩌면 알면서도 외면 할 수밖에 없는 용준만의 아픔이 있다.

그는 날개 잃은 아픔을 속으로 삭이며 속울음을 울었을 것이다.

세상을 향해 훨훨 날고 싶은 마음을 잠재우느라 술이 아니면 견디기 어려웠을테다.

 

 

"월급, 그거 딱 한 번만이라도 받아보고 싶다. 부럽다…….” 는  진담어린 농담이나

술에 취해 무심히 내뱉은 말을 온전한 정신으로도 솔직하게 말했었더라면,

덜 고집스러웠더라면,

덜 억누르고 살았더라면,

관습의 굴레가 주는 책임에 조금만 더 유연했더라면,

하는 영양가 없는 바램이 넋두리처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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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의 고백 - 신현준의 신앙고백 포토 에세이
신현준 지음 / 두란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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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신현준.

그는 영화배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부모 손에 이끌려 수많은 영화를 보며 자란 그는 자연스레 영화에 젖어들었다.

영화 사랑이 대단한 부모님은 넷이나 되는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다녔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는 관람 불가였던 <취권>을 아버지랑 같이 보았다고 한다.

"얘는 외국에서 온 애니 괜찮아요."

아버지의 이 말씀에 검표원들도 어쩌지 못했단다.

고등학생 때는 <어우동>과 <땡볕>을 엄마랑 같이 봤고,

동네 비디오 가게 아저씨는 "야, 요즘 어떤 영화를 봐야 하니?"라고 물을 정도로 대단한 영화광 가족이었다.

이쯤 되면 그의 영화 사랑은 순전히 부모님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영화 감독을 꿈꾸다 <기쁜 우리 젊은 날>을 계기로  영화배우로 방향을 선회한 신현준씨는 이 시대 최고의 배우가 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스타, 기부를 많이 하는 연예인, 강렬한 카리스마로 전성기를 구가하는 배우지만,

나는 그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어정쩡한 부류에 속했었다.

그런데 신현준씨가 오지에 교회를 세우기 위해 책을 냈다고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신현준의 고백]은 자연인 신현준의 신앙고백을 담은 포토 에세이다.

영화배우의 책답게 목차 역시 배우다웠다.

Okay, Ready, Action, the Way 로 이어지는 목차에는 영화이야기, 신앙과 소명, 열정과 사랑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잔잔한 감동이 떠나지 않았다.

외모 만큼이나 멋진 신앙을 소유한 그는 책의 곳곳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촬영장에서도 틈만 나면 책을 펴는 독서광의 모습이라든가,

삶의 중심과 우선순위에 하나님을 두는 신실한 믿음이라든가,

세상의 유혹과 싸우며 타협하지 않고 믿음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라든가,

겸손하고 부드러운 성품과 아침 저녁으로 기도하는 모습이라든가,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항상 예배를 드리고 예배를 사모하는 모습은 전혀 새로운 신현준의 모습이었다.

 

 

책의 진도가 나갈수록 점점 그가 좋아졌다.

완벽한 믿음을 소유하고 철저히 순종하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자신의 실수를 고백할 줄 아는 용기,

실수를 통해 깨닫고 그 자리에서 돌이키는  결단,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시큰한 감동을 준다.

세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유혹이 가장 많은 곳에서 일하는 그에게 믿음을 지키기란 쉽지 않을텐데 그는 잘 버티고 있다.

버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현장을 선교지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전세계 사람을 전도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하다.

그 열망을 이루려면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잘 되어야 한다고 한다.

배우가 된 목적을, 배우로서의 성공을 자신의 인기와 물질적인 부에 연결하지 않고

선교로 체화하는 그의 삶이 향기롭고 아름답다.

현장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그는 천상 배우이다.

영화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영화를 통해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는 그는 아름다운 배우이며,

화려한 얼굴에 가려서 볼 수 없었던 그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해 준 이 책 역시 아름답다.

 

 

 

그는 [신현준의 고백]에 바란다.

아직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알리는 책이 되기를,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일으켜 주는 책이 되기를,

인세를 통해 오지에 교회가 세워지기를.

이 책에 실은 그의 소망이 부디 이루어지기를 나도 간절히 소망한다.

 

PS (오타 신고)

93 페이지 밑에서 5번째 줄,

청력까지 '읽었던'  - 청력까지 '잃었던' 으로 수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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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4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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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화덕에 나무를 넣으러 가다 테크에 아기 새 한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황조롱이다.

가끔 있는 일이다.

연녹빛의 통유리 거실창을 허공으로 착각한 새들이 창에 부딪혀 죽는다.

거실창은 앞산의 풍광을 고스란히 받아 내비치고 있어서 새들이 산으로 착각한다.

산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땐 이미 속도를 늦출 수 없었을 게다.

새들에게 못할 짓 하고 사는 것 같아 미안하다.

삽 한 자루 들고 뒷산에 올라 돌처럼 딱딱해진 작은 몸뚱이를 묻어 주었다.

 

 

못할 짓은 새들에게만 하는 게 아니다.

뒤곁 밤나무의 열매를 독식하던 다람쥐들은 우리에게 밤을 거반 빼앗기고,

일광욕하러 나온 뱀들은 사람 눈에 띄었다는 이유만으로 돌에 맞아 죽고,

자동차 바퀴에 치인 청개구리와 참개구리,

밭을 일굴 때 뽑혀나간 여린 들꽃까지, 참 많기도 하다.

야생동물과 야생화의 보금자리에  난데없이 작년부터 우리가 들어와서 들쑤셔놓은 꼴이다.

그래서 미안하다.

 

 

하지만 저들이라고 당하고만 있지는 않다.

저들도 우리에게 몹쓸 짓을 하니 말이다.

한여름 땡볕에 노모와 둘이 심은 메주콩과 서리태, 팥을 고라니란 놈에게 도둑 맞았다.

배짱 좋은 고라니 녀석들은 아예 콩밭에서 단체로 기식하며 우리의 것을 훔쳐먹고,

콩을 털자 이번에는 김장 무를 갉아 먹었다.

작은 무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큰 것으로만 골라서 갉아 먹는 얌체족이다.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큰 맘 먹고 심은 옥수수는 새들이 와서 듬성듬성 쪼아 먹어 나누고나니 우리 먹을 게 부족했고,

친척들과 함께 먹으려고 심은 고구마는 들쥐가 갉아 먹어서 나누지도 못했다.

그러니 피차일반 아닌가.

 

 

제천 외곽의 박달재 아랫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판화작업을 하는 이철수님.

소탈한 농사꾼을 만나는듯 푸근하고 정겹다.

자연을 대하고 하늘을 대하는 겸손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소박한 필체에 담아내는 꼿꼿한 외침이 매섭다.

쓰여진 글보다  행간이 주는 여운이 더 애틋하다.

짧은 문장의 여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엽서 속 그림은 단아한 기품이 넘친다. 

철학적 사색이 배인 단상이 아름답다.

자연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마음이 따스하다.

읽는이의 입가에 엷은 미소를 얹게하는 책이다.

읽는이로 하여금 자연을 동경하게 만드는 책이다

 

 

어쩜 이리 비슷할까.

마루에 내려 앉은 하얀 눈빛이 있는 겨울이나,

한낮에 선걸음으로 다녀가는 인색한 겨울 햇살이나,

싱그러운 꽃냄새 가득한 뜰이나,

잔디 주위에서 지헤롭게 생존하는 잡초나,

쏟아질듯 많은 별과 휘영청 밝은 달빛이나,

엉터리 농사꾼이라 군것질 농사할 때 얼굴빛이 더 환한거나,

황홀경까지는 아닌듯 하지만, 나름의 깊은 재미가 있다는 농사 이야기나

모두 내가 사는 산골과 닮아 있다.

 

 

40분 거리에 사시는 이철수님의 집으로 단걸음에 달려가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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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슬픔 - 슬퍼하라. 그리고 아름답게 떠나보내라
그랜저 웨스트버그 지음, 고도원.키와 블란츠 옮김 / 두리미디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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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슬픈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 아픈 일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을 없을 것이다.

슬픔은 우리가 피하거나 막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크고 작은 슬픔이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게 인생이다.

그렇다면 슬픔에서 잘 벗어나는 길은 없을까?

[굿바이 슬픔]은 슬픔이 찾아오는 경로와 떠나는 경로, 슬픔이 지나간 자리를 들여다보는 '슬픔 여행기'를 적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많은 종류의 슬픔  가운데 상실에 대한 슬픔을 다루고 있다.

 

 

배우자나, 부모, 자녀, 친구, 집, 직장 등 우리의 소중한 존재를 잃었을때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특히 부지불식간에 상실의 슬픔을 경험하게 되면 상실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나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니 우울함과 외로움에 시달리게 되고,

그런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몸과 마음도 쇠잔해지기 쉬우며,

끝내 공황 상태에 이르러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싫어하며 삶을 포기해 버리고 싶은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나는 브라운 부인이 낯선 곳에서 경험한 슬픔에 감정이 이입되었다.

우린 둘 다 태어난 곳에서 한 번도 이주해본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고향을 떠났으며,

온종일 무덤같은 적막감에 시달리며 공허함과 지루함과 기다림 속에서 하루를 보냈고,

친구들과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없는 곳에서 그리움을 삭히며 살았다.

브라운 부인처럼 나 역시 삶의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다.

급기야 그녀는 내면의 고통이 신체적 통증으로 이어져 저자를 찾아갔다.

의사이자 목사인 저자는 그녀에게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가치관을 세우도록 도와준다.

결과적으로 브라운 씨 부부의 이사는, 브라운 부인의 슬픔은  보다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나는 드러내지 못하는 동질의 슬픔을 의사의 도움 없이 나 스스로 새로운 목표와 가치관을 세워

그것에 정진하는 것으로 승화시킨 내 자신을 칭찬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데에는 끊임없이 나를 격려하고 응원해 준 인생 후배이자 친구인 채기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도 언급했듯이 슬픔을 당하는 친구를 믿어주고 지켜보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하고 고마운 일이다.

그녀와 내 경우가 아니더라도 슬픔을 어떻게 다루고, 슬픔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슬픔은 우리를 파괴하기도 하고 다시 세우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슬퍼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저자는 말한다.

"슬퍼하라, 하지만 소망이 없는 사람들처럼 슬퍼하지는 마라.

슬퍼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슬퍼하라."

 

 

어둠이 지속되는 날이 없는 것처럼 세상에 영원한 슬픔은 없다.

언젠가는 지나가고 만다.

비록 그 속도가 더디더라도 언젠가 어둠이 걷히고  찬란한 태양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니 슬픔의 늪에 빠져서는 안 된다.

슬픔이 우리를 송두리째 삼키도록 방관 하고 있어서도 안 된다.

슬픔 때문에 힘들어 하면서도 익숨함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며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주저해서도 안 된다.

계속 슬픔 가운데 머물게 되면 슬픔을 이겨내는 일은 아주 멀어지게 된다.

 

 

우리는 또 슬픔 이면에 숨겨진 뜻을 발견해야 한다.

슬픔은 우리를 성숙하게 한다.

슬픔을 경험함으로  남의 슬픔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견고하고 강한 사람으로 변하게 한다.

슬픔에 직면했을 때 상실감을 감추려 하기보다는

진솔하게 대처하는 사람이 슬픔을 잘 이겨내며 강인하고 깊은 사람이다.

인간은 슬픔과 고통 심지어 비극까지도 감내할 수 있도록 창조된 존재이다.

그러니 마음껏 슬퍼하라.

단, 슬픔의 주체를 파악하며 슬퍼하자.

무엇이 나를 슬프게 하는지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이 슬픔을 벗을 방법도 찾아보며 건강하게 슬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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