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요, 당신은 그저 사랑이 습관이 되었을 뿐이에요.”
- 《사랑하는 습관》, 도리스 레싱 《19호실로 가다》 후속권 출간 안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을 모은 《사랑하는 습관》은 1994년에 출간된 《19호실로 가다To Room Nineteen》에 실린 소설 20편 가운데 9편을 묶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 9편은 모두 한국에 최초로 번역된 도리스 레싱의 단편입니다.
이 책에 실린 9편의 작품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경험한 유럽 대륙의 모습을 조망하고 있으며, 그 시대에 벌어진 개인적이고도 정치적인 사건을 섬세하지만 대담하게 포착합니다.
표제작 〈사랑하는 습관〉과 〈그 남자〉, 〈와인〉, 〈다른 여자〉 등은 레싱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이성애 관계에서의 사랑을 담담히 그려냈으며, 〈스탈린이 죽은 날〉, 〈그 여자〉, 〈낙원에 뜬 신의 눈〉은 전후 유럽에서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즐거움〉, 〈동굴을 지나서〉처럼 일상의 소소한 일화와 감정에 주목한 소설도 담겨 있습니다.
이 책에 담기지 않은 소설 11편은 2018년 7월 《19호실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를 흥미롭게 읽으셨다면, 조금만 기다리세요. 다음 주 월, 화(8월 27일, 28일) 중에 출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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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한줄
. 사랑이 습관이 되었다는 표현이 조지의 마음속에서 혁명을 일으켰다. 그 말이 맞다. 그는 생각했다. 충격이 너무 커서 자신의 맨살에 누군가의 맨살이 닿는 느낌, 젖가슴이 닿는 느낌에 본능적인 반응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보비가 지금껏 알던 그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지금까지 사실상 그녀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38쪽, 〈사랑하는 습관〉)
. 여기서도 여자, 저기서도 여자. 여자들 전체가 어떤지는 나도 몰라요. 난 그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만 알아요.” (190쪽, 〈다른 여자〉)
. 인생은 무섭고 세상에 정의는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도 25년 동안 매일 건너던 길에서 그 화물차에 치여 죽지 않았던가……. 그것이 바로 증거였다. 게다가 이제 전쟁까지 벌어졌으니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다치게 될 터였다. 이것 역시 증거였다. 과연 증거가 필요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생은 무섭고 위험했다. (193쪽, 〈다른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