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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시인’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릴케를 떠올린다.”_슈테판 츠바이크

“그는 모름지기 시인이었다. 오로지 운문과 산문으로 된 글을 쓰기 위해 태어난 인간이었다.”_볼프강 레프만

 

 




 

 

■ 책소개


책 소개 릴케의 작품들이 형성하는 산줄기의
정점에 우뚝 솟아 있는 시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나다!

 

현대문학에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릴케 시의 흐름을 읽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소설가 토마스 만과 더불어 독일 현대문학에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시인이다. 독일 서정시를 완성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전 세계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문예출판사에서는 이런 릴케의 시를 편의상 전기 작품과 후기 작품으로 나눠 2014년 4월 《릴케 시집》을 출간한 데 이어 후기 작품에 속하는 시 108편을 추려 ‘릴케 후기 시집’이라는 타이틀로 이번에 출간하게 되었다.

이번에 엮은 《릴케 후기 시집》에서는 조각품처럼 그 자체가 독립된 하나의 우주를 형성하고 있는 ‘사물 시事物詩’를 그린 《새 시집》, 《두이노의 비가》의 전주곡이자 인간과 사물의 무상함을 느끼고 존재의 의미를 묻는 ‘《새 시집》이후의 시’, 릴케의 작품들이 형성하는 산줄기에 우뚝 솟은 두 개의 봉우리인《두이노의 비가》와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소네트》 그리고 마침내 그가 도달한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밝고 순수한 새로운 경지를 만날 수 있는 ‘후기의 시’들을 통해 릴케의 고뇌와 성장을 엿볼 수 있다.

 

《릴케 후기 시집》의 내용과 의미

 

사물 시(事物詩), 그리고 릴케 사후에 발견된 시들

릴케의 파리 시절, 언어를 재료로 빚어내는 시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사물’처럼 만들려는 시도를 담은 것이 《새 시집》이다. 

1903년에서 1908년 사이 릴케의 기념비적 산물이며 로댕과 프랑스 상징파 시인들에게서 커다란 영향을 받은 시들이 실려 있다. 이번《릴케 후기 시집》에서는 〈표범〉, 〈장미의 내부〉등 릴케의 대표적인 사물 시들을 만날 수 있다.

‘《새 시집》이후의 시’는 릴케가 사망한 지 30년이 지난 1956년 발견된 120편이 넘는 시들에서 25편을 간추린 것이다. 이 시들은 시기상 《두이노의 비가》와 병행해서 쓰였기 때문에 《두이노의 비가》의 포에지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술에 의한 예술의 극복, 인간존재의 긍정에 다다르다

릴케는 6년간 집필하던 《말테의 수기》를 완성한 후 극도의 창작 위기에 빠진다. 재능과 창조적 힘에 대한 회의감 속에서 시인의 길을 접고 의사가 되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던 1912년의 어느 날, 릴케는 바람이 몰아치던 두이노 성의 절벽을 내려가던 중 사나운 바람 소리와 물결 소리에서 들었던 목소리를 길 위에서 적어내려 간다. 〈첫 번째 비가〉의 1행 ‘아무리 내가 소리쳐도 천사들의 서열에서 누가 그것을 들으랴’가 그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두이노의 비가》는 10년 후인 1922년, 인고의 노력 끝에 10편의 연작시로 완성된다. 《두이노의 비가》에서는 삶의 밑바닥에서부터 긍정을 발견해나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긍정에 다다를 때까지 인간은 존재의 불안정성과 무상함을 극복해야 하는데 ‘무상함’이야말로 인간존재의 기본 특성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존재의 긍정을 추구하는 예술 정신의 모습은, 보들레르 이래 내면화의 길을 걸어온 서구 시의 정점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릴케는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소네트》에서 전설 속 인물 오르페우스를 노래하며 《두이노의 비가》에서처럼 인간존재의 불안을 노래한다. 그리고 동시에 지상 사물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변형해 내면화하는 것이 인간 사명이라 주장하는데, 색채와 형체의 아름다움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귀로 들으려 한다는 점에서 《두이노의 비가》와 차별성을 갖고 있다.

‘오라, 마지막 고통이여, 나는 너를 받아들인다.’
‘오라, 마지막 고통이여, 나는 너를 받아들인다’는 릴케가 쓴 마지막 시詩의 첫 구절이다. 릴케는 고통과 고독 속에서도 시를 위해 치열하게 모든 것을 바쳤고, 자신의 인생 후반부에서는 마침내 삶과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인간이자 시인의 모습으로 우뚝 서게 된다. 이런 릴케의 모습은 《두이노의 비가》와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소네트》 이후의 ‘후기의 시’들에서 목가적인 형태로 드러나는데, 이들 시는 세상의 고통과 인간존재의 덧없음으로 고통받는 현대인에게 한줄기 위안과 희망을 발견하게 해준다.

 

아름다운 명화와 함께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
《릴케 후기 시집》에는 시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서정적인 풍경을 화폭에 그린 모네, 마네, 세잔, 고흐, 고갱, 쇠라 등의 프랑스 후기 화가들과 인간존재와 내면세계를 표현한 뭉크, 칸딘스키, 고키 등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화가들의 작품을 함께 수록했다. 이들 명화를 감상하며 독자들은 시와 명화에 대한 이해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며 바쁜 일상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듯 삶의 여유와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새 시집
새 시집 이후의 시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소네트
후기의 시

 

해설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세계

 


■ 책 속으로

 

표범
파리, 식물원에서

 

지나가는 격자 때문에 지쳐버린 표범의 눈은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의 눈에는 수많은 격자가 있는 것 같고,
그 격자 뒤에는 세계가 사라지고 없는 것 같다.
더없이 작은 원을 그리며 돌고 있는
유연하고 늠름한 발로 자늑자늑하게 걷는 걸음새는
하나의 커다란 의지가 마비되어 서 있는
하나의 중심을 둘러싼 힘의 무용 같다.
다만 때때로 눈동자의 장막이 소리 없이 열리면
그때 하나의 형상이 들어가서
사지의 긴장된 정적 속을 지나
심장에서 문득 사라진다.


거기 한 그루 나무가 솟아올랐다

 

거기 한 그루 나무가 솟아올랐다. 아 순수한 상승이여.
아 오르페우스가 노래하고 있다. 아 귓속의 우뚝 솟은
나무여.
그리고 모든 것이 침묵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 암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잠잠한 짐승들이 굴과 둥지를 떠나
밝은 해방된 숲에서 뛰어나왔다.
그때 알게 되었다, 그들이 그렇게 조용했던 것은
책략이나 불안해서가 아니라 듣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울부짖음도 외침도 짝을 찾는 소리도
그들의 마음에는 별것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노래를 맞아들일 오두막도 없던 곳에,

하나뿐인 출입문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는
어두운 욕망에서 생긴 은신처도 없던 곳에—
당신은 그들을 위하여 귓속에 신전을 세운 것이다.

 

 

■ 지은이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본명은 르네 마리아 릴케였으나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의 권유로 르네를 라이너로 고쳐 부름)는 1875년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병약한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아버지의 뜻에 따라 육군학교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뒤 시를 쓰기 시작해 열아홉 살에 첫 시집을 출판했다.

뮌헨대학을 졸업할 무렵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를 알게 되었는데, 그녀는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데 참다운 안내자 역할을 해준 정신적 후원자였다. 이후 조각가 로댕의 문하생인 베스토프와 결혼했으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불화가 생겼고, 《로댕론》을 집필하려고 부부가 번갈아가며 파리에 머물면서 자연스럽게 별거 생활을 시작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르네상스 회화에 눈을 뜨며 루 살로메에게 보내려고 쓴 《피렌체 일기》, 체코 민족 독립운동에 공감을 표한 단편집 《프라하의 두 이야기》, 루 살로메와 동행한 두 차례의 러시아 여행을 토대로 쓴 《시도서》, 로댕의 영향으로 강한 조형성이 드러난 《새 시집》, 하이데거 등이 자주 철학적 고찰의 대상으로 삼은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소네트》를 비롯해 《형상 시집》, 《두이노의 비가》 등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말년에 병고에 시달렸으나 폴 발레리, 앙드레 지드 등 많은 프랑스 문인과의 교류는 끊이지 않았다. 1926년 스위스 발몽 요양소에서 백혈병으로 죽었으며, 나흘 후 소망하던 대로 발리스 벌판이 훤히 보이는 라로뉴의 교회 묘지에 묻혔다. 

 


■ 옮긴이 

 

송영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독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시인으로 등단해 활동하고, 문인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은 작품으로는 시집 《너와 나의 목숨을 위하여》가 있고, 옮긴 작품으로는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릴케 《말테의 수기》, 《어느 시인의 고백》, 《릴케 시집》, 헤세 《데미안》, 《게르트루트》, 《지와 사랑》,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시집》, 힐티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쇼펜하우어 《삶과 죽음의 번뇌》, 레마르크 《개선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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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4-28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를 좋아할 때가 있었는데 다시 릴케의 시를 접해보고 싶네요.

문예출판사 2015-04-29 11:31   좋아요 0 | URL
^^ 개인적으로 릴케 시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다시 만나게 되신다면 꼭 좋은 느낌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좋은 일 가득하시구요.^^
 

문예 세계문학선 117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 
Troilus and Criseyde 

 

 

 '이 책의 흥미로운 요소들'

 

1. 상상력 자극 요소

이 책의 내용은 트로이 전쟁 당시 아킬레우스와 헥토르가 결투를 앞둔 어느 날 벌어진 사랑 이야기입니다. 영화 '트로이'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보신 분이라면 그 뒤에 있었던 숨겨진 사랑 이야기도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로만 트로이 전쟁을 아셨다면 다른 시점에서 트로이 전쟁 당시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사랑의 주인공은 아킬레우스나 헥토르가 아닌 헥토르의 동생 트로일러스입니다.

  

2. 연애(성장) 요소

이 책은 사랑에 대해 묻습니다. 사랑밖에 모르는 철없는 남자(트로일러스)와 사랑보다 현실을 중요히 여겨야 하는 여성(크리세이드)이 만나 생기는 사건을 다룬 이 책은 '사랑'과 '현실' 사이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로 읽히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만한 주인공 트로일러스가 사랑을 무시하는 말을 서슴없이 하자 사랑의 신은 그에게 '마법'을 걸어 크리세이드와 사랑에 빠지게 합니다. 사랑에 있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철부지  트로일러스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크리세이드와 사랑을 하게 되지만, 크리세이드는 포로로 그리스에 끌려가게 됩니다. 크리세이드는 십일 안에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그리스에서 자신을 지켜줄 남자와 결혼을 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트로일러스는 분노하게 됩니다. 사랑을 믿은 트로일러스, 포로인 자신의 안전을 위해 현실을 선택한 크리세이드. 우리는 어느 쪽에 무게를 두어야 할까요?

 

3. 역사적 요소

- '영시의 아버지' 혹은 '영문학의 아버지' 제프리 초서의 작품입니다.

- 세익스피어도 동일한 이야기로 작품을 저술했습니다.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로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 기타로 영문학에 있어 제프리 초서가 세익스피어보다 선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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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공식 소개글입니다.)​


 

 

■ 책소개

 

사랑의 정열을 둘러싼 인간의 환희와 고뇌를 그린 
영국 문학의 아버지 제프리 초서의 걸작!

영국 문학과 근대 영시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초서의 작품들 가운데 《캔터베리 이야기》와 함께 문학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걸작으로 평가되는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가 문예세계문학선 117번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만나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출간의 의미가 깊다.  
사람들이 특별한 연구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영어로 시를 쓴 최초의 시인 초서의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는 트로이전쟁에서 소재를 가져온 8,200여 행의 장편 시로 트로이 왕자 트로일러스와 트로이를 버리고 그리스로 도망친 예언자 칼카스의 딸 크리세이드 간의 열정적 사랑과 비극적 이별을 그리고 있다. 1380년대에 쓰인 고전이지만 흡입력 있는 사랑 이야기와 흥미진진한 전개로 쉽게 읽히는 이 작품은, 영국 문학의 아버지 제프리 초서라는 이름은 들어보았으나 그의 작품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이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제프리 초서의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가 갖는 차별성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는 서구의 수많은 작가들에게 신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 트로이 전쟁에서 소재를 가져온 장편 시다. 같은 모티브의 작품으로 1160년경 프랑스 생트 모르의 《트로이 이야기》, 이탈리아 보카치오의 《일 필로스트라토》 그리고 16세기 셰익스피어의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가 있을 정도로 그 소재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초서의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가 같은 소재를 다루는 작품들에 비해 더 풍부하고 흥미로운 특징을 보여주는 이유는 그의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과 뛰어난 스토리텔링의 재능 때문이다. 초서는 두 연인의 사랑 이야기에 ‘궁정풍 연애(courtly love)’의 형식과 시대를 아우르는 사실적인 사랑의 심리를 결합했으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서술자를 도입하는 매우 현대적인 기법을 사용하며 작품의 내용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했다. 또한 줄거리의 과감한 생략은 독자의 상상을 강조하며 이야기의 흐름에 일관성과 선명성을 부여하는 고도의 예술적 기교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드라마틱하고 사실적인 고전  
초서의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가 현대에도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초서가 당대 다른 어떤 문학작품에서도 보기 힘든 개성 있고 생동하는 인물들을 창조하며 그들을 통해 매우 사실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중세 로맨스의 정형성에서 벗어나 사회적 통념이나 보수적 애정 윤리를 강조하려고 두 주인공의 사랑을 단순화하거나 이상화하지 않는다. 실제로 트로일러스 왕자는 때로는 조언을 필요로 하는 유약한 남자로 등장하고, 크리세이드는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솔직한 여성의 면모를 보여주며 사건을 정형성과는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간다. 때문에 사실적 성격을 가진 이들이 사랑을 통해 겪는 열정과 난관, 희망과 불안, 기쁨과 슬픔 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현대의 독자들에게도 낯선 이야기가 아니며 흡입력 있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힘을 부여한다.  
또한 초서의 이야기에 나오는 “슬픔이나 고통에 빠져본 적이 없는 사람은 결코 마음의 행복이 뭔지 모를 거라고 저는 믿어요. 흰색은 검정색에 의해, 명예는 수치에 의해 서로 대비됨으로써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지요. 지혜로운 사람들은 그와 같이 보는 것입니다” 같은 대화들 그리고 사랑과 이별을 겪는 이들의 고뇌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같은 인간 실존의 본질적 문제들을 직시하게 하며 우리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줄거리 
봄 축제에 나간 트로이의 왕자 트로일러스는 상사병을 앓는 남자들을 여느 때처럼 경멸한다. 사랑의 신은 그의 오만한 태도에 분노해 화살을 쏜다. 화살에 맞은 트로일러스는 트로이를 버리고 그리스로 도망친 예언자 칼카스의 딸 크리세이드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의 시름에 고통스러워하게 된다. 판다로스는 친구 트로일러스가 자신의 조카딸 크리세이드를 사랑하게 된 것을 알고 이들을 엮어주려고 노력한다. 트로일러스는 판다로스의 조언에 따라 군사들과 함께 크리세이드의 집 앞을 용감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지난다. 크리세이드는 용맹스러운 트로일러스의 모습에 호감을 갖게 되고, 판다로스가 재치 있게 마련한 두 번의 만남 끝에 의심을 접고 열렬한 사랑에 빠져든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한 시간도 잠시,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 접전이 벌어지고 포로 교환을 하게 되는데, 칼카스는 그리스 원로들을 설득해 딸 크리세이드를 포로로 잡힌 트로이 장수 안테노르와 교환하는 데 동의를 얻어낸다.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는 절망하지만 그리스로 갔다가 십일 안에 돌아오겠다는 크리세이드의 계획에 따라 잠깐의 이별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하지만 그리스로 크리세이드를 호송했던 디오메데스의 끈질긴 구애를 받으며 이별에 슬퍼하던 크리세이드의 마음은 차츰 변하고 이를 알게 된 트로일러스는 운명의 신을 저주하며 전쟁에 뛰어드는데…….

 

 


■ 차례

제1권 – 제5권 
작품 해설

 


■ 본문 엿보기


그는 고개를 치켜들었는데 그 모습이             
“보라, 내 말이 옳지 않은가?” 하고 말하는 듯했다. 
바로 그때 사랑의 신은 자신이 무시당한 데 
화가 나서 그를 응징하기로 결심하고  
재빠르게 자신의 활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니 
사랑의 신은 순식간에 트로일러스를 정통으로 쏘아 맞추었다.
이렇게 그는 거만한 공작의 털을 뽑을 수 있었다. (19쪽)   


“고개를 들고 그 여자가 누구인지 어서 말씀해보세요.
그래야 제가 왕자님의 일을 돌봐드릴 게 아닙니까?
혹시 제가 아는 여자는 아닌가요? 어서 말씀해보세요.
그래야 일을 더 빨리 성공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이 말이 트로일러스의 혈관을 강타했다.
정통으로 허를 찔렸으니 그는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아하!” 판다로스가 말했다. “일이 재미있게 되는군.” (52쪽)


트로일러스는 두 팔로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
말했다. “오 내 사랑, 내가 살아 있는 한
당신은 꼭 잡혔소! 이제 우리 둘밖엔 없소. 
달리 어쩔 수 없을 테니 나에게 항복해요.” 
이 말에 크리세이드는 즉시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벌써 항복하지 않았다면, 내 소중한 임이여, 
나는 지금 여기에 와 있지도 않았을 거예요.” (214쪽)


“사실대로 말해서, 우리가 겪는 슬픔은
제가 아는 한 다른 데 이유가 있지 않고
오직 우리가 헤어져야만 한다는 데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잘못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다름이 아니라
우리가 곧 다시 만날 계획을 세우는 것이에요.
이게 제 생각의 전부예요, 사랑하는 왕자님.” (309쪽)

 

 

■ 지은이 소개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 1343~1400
영국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초서는 중세 영국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었으며 오늘날 세계문학에서도 여전히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초서는 왕실에 포도주를 공급하는 집안의 연줄을 통해 일찍부터 궁정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는 작가, 철학자, 연금술사, 천문학자로서 명성을 얻었고 궁정인, 외교관, 행정가로서 공적 직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경력은 그의 문학 세계를 심화하고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해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 《선녀 전설》, 《캔터베리 이야기》를 비롯한 다수의 걸작을 남기게 했다.
제프리 초서는 1400년, 원인 미상의 정치적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고 전해진다. 그가 웨스트민스터 사원 ‘시인의 코너’에 첫 번째로 유해가 안장된 시인이었음을 볼 때 그가 영국 문학에서 얼마나 커다란 문학적 위상을 차지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 옮긴이 소개

 

김영남
옮긴이 김영남은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 영문과에서 석사 및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충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이다. 저술로는 《불멸의 금강석》, 《자연과 사람과 시−영미 자연 시 감상》, 《홉킨스 시선》 등의 번역이 있으며, 제라드 M. 홉킨스(Gerard. M. Hopkins), 존 던(John Donne),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 등에 관한 30여 편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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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베르나우 교수는 자본주의 시대의 세계화는 신분에 예속되어 살던 중세나 근대와 달리 나라는 사람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경계(역할)를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정체성을 구성해주는 요소가 불분명해 질수록 자유의지를 통한 선택과 소속의 문제가 더욱 중요해진다고 덧붙인다. 《소속된다는 것》은 자유의지로 소속을 선택하는 행위에서 생기는 인간의 감정에 특히 주목하는데, 이 감정이야말로 현대사회의 개인 정체성을 나타나는 유일한 특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늘날 자신의 정체성에 불안감을 느끼는 개인들이 자유의지로 혹은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속을 선택할 때 헌신이나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감정적 애착’을 가진다고 설명한다. 현대사회가 개인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불안한 개인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자신이 선택한 집단에 ‘헌신’하려는 행위는 독재 정권 또는 급진적인 정치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나’라는 개인의 ‘유일함’을 잃어버린 시대. “20세기 들어 … 각 개인의 ‘유일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은, ‘다름’을 추구하는 개인과 집합(집단)의 욕망을 반영하는 정체성에 대한 독특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저자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나’를 표현하기 보단 ‘나’의 욕구를 함께해 줄 ‘달콤한’ 집단을 선택하고 그 집단에 ‘헌신’하거나 ‘희생’되는 것은 자본주의 시대의 소외와 고독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이 책 《소속된다는 것》은 오랜 시간 인간이 추구해온 자유가 아니라 ‘소속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통해 시대를 거꾸로 분석해나간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입으로 자유를 외쳐온 인간의 행동과 사회가 과연 무엇을 향해 나아갔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자유와 소속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회문제와 그 해법

귀베르나우 교수는 ‘정치적 도구로 쓰이는 정체성’·‘권위주의의 복귀와 새로운 급진 우파의 부상’·‘소속의 상징과 의례’·‘충성과 민족과 민족주의’ 등의 소주제로 ‘소속된다는 것’이라는 담론을 분석하며, 영국·스페인·카탈루냐·독일·중동·미국 등의 사례 연구를 통해 소속이 정치적 동원을 촉발하는 방아쇠로 작용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집단적 폭력을 뒷받침하는 프로세스를 밝힌다. 또한 일정한 정서적 애착을 주어진 공동체 안에서 자유롭게 표출하도록 보장하는 가운데,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정서적 애착을 발굴하고 장려하는 것이 오늘날의 병리적 사회현상에 해답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소속된다는 것》은 오늘날 대한민국, 나아가 전 세계적의 다양한 사회현상과 갈등을 자유와 소속의 관점에서 되돌아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책이다. 정치학·사회학·사회과학 일반을 전공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기도 하다. 또한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어딘가 소속되어야 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거나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동해야하는 노마드 시대를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책의 구성

1장에서는 정체성 (identity)의 의미와 가치가 현대사회와 전통 사회에서 어떻게 다른지 짚어본다. 또한 전통 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자아정체성(self-identity)이 현대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는 한편 경제적 빈곤과 불확실성, 문화적 불안, 정치적 소외 등 현대 민주주의 사회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들과 도도하게 진행되는 글로벌화가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2장에서 저자는 ‘선택에 의한 소속  ’의  의미와 결과를 따진다. 개인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어떤 단체에 소속되는 경우, 이는 ‘집단 정체성(collective identity)’을 형성하는 기폭제 및 정치 세력화를 유도하는 엔진으로 작동한다.

 

3장은 ‘소속된다는 것(belonging)’의   이중적 속성, 즉 개인에게 권력을 주는 한편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기도 하는 이중성을 언급하면서, 과연 개인의 자유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저자는 이를 위해 임마누엘 칸트, 에리히 프롬, 미셸 푸코의 저작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이론과 주장을 요약하면서 그 주장의 맹점도 짚는다.

4장은 모든 사람이 자율적 선택으로 소속 집단과 단체, 혹은 공동체를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는 극우 편향의 흐름이라든가 독재 치하에서 타율적으로 소속되어 휘둘릴 수밖에 없는 사례들을 전해준다.

5장은 어딘가에 소속되는 과정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제의나 의식을 다룬다. 또 특정한 집단이나 정치 운동이 소속된 구성원들의 결속과 충성심, 동질감을 북돋우기 위해 어떻게 다양한 ‘상징(symbol)’을  활용하는지를 2010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이른바 ‘중동의 봄’과  스페인 내전이 끝난 뒤의 프랑코 정권을 통해 설명한다.

 

6장은 특정 집단이나 공동체에 대한 충성심이 자유로운 선택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여러 형태의 압력에 못 이긴 타율적 결과인지 따져 묻는다. 독재 체제와 민주주의 체제의 경우를 비교하는 한편, 같은 나라나 사회체제인 경우에도 애국심이나 충성심이 평시와 전시에 어떻게 다른 가치와 잣대로 평가되고 허용되는지 짚어본다.

7장에서 지은이는 특정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특히 그것이 정치 세력화하는 과정에서 정서적 애착이 얼마나 긴요한 구실을 하는지 독자들에게 상기시킨다. 그러면서 소속감이 주는 강력한 정서적 요소는 그 활용 여부에 따라 해방의 기제로 선용될 수도 있고, 퇴행적 사회 운동으로 역행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 차례

1장 정치적 도구로 쓰이는 정체성
충돌하는 정체성│경계의 역할│전통 사회 대 현대사회│정체성의 구조와 의미│세계화가 낳은 결과들│요약

2장 선택에 따른 소속
소속과 감정│소속의 조건들│집단 정체성과 상징의 힘│민족에 대한 소속│집단 정체성과 정치적 동원│요약
 
3장 자유와 속박
임마누엘 칸트│미셸 푸코│에리히 프롬│소속의 자유│소외, 무의미함에 대한 두려움, 집단 성원 지위│새로운 의존 상태로 도피하기 : 중독│요약

4장 새로운 급진 우파와 권위주의 정치의 부활
권위주의의 부상│새로운 급진 우파 대 전통적 파시즘│누가 새로운 급진 우파에 투표하는가│초민족적 운동이  된 ‘백인의 저항’│종족정치의 부상│인종주의에 관해│민족 : 상충하는 견해들│생물학적 배제에서 문화적 배제로│요약

5장 소속의례
상징의 힘│상징의 의미│의례와 권력│의례와 감정│‘포함’ 의례와 ‘배제’ 의례│현대사회의 소속의례│통과의례│‘배제적’ 집단이나 결사와 ‘포함적’ 집단이나 결사│요약

6장 충성, 시민권, 민족
충성에 관해│충성의 세 유형│충성, 민족, 민족주의│평시와 전시의 민족적 충성│미국의 충성 심사│희생양 만들기와 반대파│자유 대 순응│‘권위주의적’ 충성 대 ‘민주주의적’ 충성│거대한 과제 : 이민자를 미국인으로 바꾸다│요약

7장 감정과 정치적 동원
감정과 사회행동│감정과 시장 자본주의의 이성적 정언명령│감정 ‘길들이기’와 ‘치유 공간’의 구성│감정과 정치적 동원│요약

 

 


 

■ 본문 엿보기


- 외부인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로, 무슬림 도시의 전형적인 무슬림 여성이 베일을 쓰는 것은 자기 할머니가 베일을 썼기 때문이 아니라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을에 살던 할머니는 들에서 무척 바쁘게 일했고, 베일을 쓰지 않은 채 사원을 출입했다. 베일은 자기보다 나은 사람의 몫이었다. 손녀는 할머니에 대한 충성보다는 할머니보다 나은 사람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사실을 기리는 것이다. (24쪽)

- 자유를 포기한다는 것은 그것이 설사 자유로운 선택에 따른 결과라 할지라도 고통스러우며, 때로 개인들은 성원의 임무에 쏟은 그 모든 시간과 노력이 스스로가 만족스럽게 느끼는 방식으로 인정되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기꺼이 순응하고 복종하고 희생하려는 의지와, 다른 한편으로는 집단 성원 지위의 특전을 누리는 대가로 삶의 몇몇 측면을 포기하라는 압력 사이의 긴장을 바탕으로 동요가 생겨난다. (57쪽) 

- 새로운 급진 우파는 종족에 근거해 성원 지위를 할당하는 것을 옹호하며, 이렇게 함으로써 선택에 따른 소속의 가능성을 차단한다. 이런 태도는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며, 20세기 후반에 수많은 사회운동이 촉진한 해방적 정치와 분명하게 대립한다.  (133쪽)  

- 갱단에 들어가려면 입문 의례를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는 종종 ‘뛰어들기(jumpin’ in)’가   포함된다. 이 과정에서 지망자의 인내심을 시험하고자 일정한 수의 단원들이 정해진 시간 동안 구타를 한다. 충분히 강인하다고 여겨진 지망자는 가입이 받아들여져 갱 단원이 된다. 강도, 상점 털기, 강간, 차 타고 달리며 총 쏘기, 총 훔치기, 경쟁 세력 두드려 패기, 자기 손가락 자르기 등이 입문 의례가 되는 경우도 있다. (198쪽)

- 슬픔과 기쁨의 감정을 전하는 의례와 의식의 구성은 몇몇 감정을 표현하고 다룰 수 있는 일정한 공적 영역을 확립할 필요성을 따른다. 내가 말하는 ‘치유 공간’이 란 개인들이 합리적으로 계산된 행동 제약에서 벗어나도록 허용되고 때로는 장려받기까지 하며, 제한된 시간 동안이나마 마음을 느슨하게 할 수 있는 장소다. 한계를 넘어서는 이들은 병들어 치유가 필요하거나 비정상적이고 허약한 사람, 또는 미치거나 불안정한 사람으로 간주된다. 이런 평가는 규칙을 정하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기준을 활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265쪽)

 

 



지은이 몬트세라트 귀베르나우 Montserrat Guibernau


런던 퀸메리대학 교수이자 런던정경대학 선임 연구원이다. 바르셀로나대학에서 철학으로 학사 학위를, 킹즈대학에서 사회정치학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을 비롯해 뉴욕대학과 컬럼비아대학 등 많은 대학에서 강의했고, 2007년에는 베이징 포럼의 강연자로 초청받기도 했다. 국가와 민족의 다양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저서로 《소속된다는 것》, 《The Identity of Nations》, 《Nations without States》, 《Nationalisms Catalan》, 《Nationalism》 등이 있다.


옮긴이 유강은
국제 문제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무질서의 효용》(2014), 《좌파로 살다》(2014), 《호모 인베스투스》(2013), 《왜 신자유주의는 죽지 않는가》(2012), 《학살, 그 이후》(2012), 《자본주의, 그들만의 파라다이스》(2011),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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