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3년은 레닌이 본격적인 마르크스주의 혁명가로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시기이다. 당시 러시아 사회주의 운동권은 농민 공동체에서 곧바로 사회주의로 직행할 수 있다는 ‘인민주의 (나로드니키)’ 사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레닌은 자본주의적 발전과 농민층 계급 분화라는 객관적 현실에 주목하였다. 그는 같은 해에 집필한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 『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에서 인민주의자들의 관념적 자본주의 부인론과 국내 시장 정체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에 기반한 러시아 사회 분석의 이론적 토대를 확립하였다.
1893년 당시 러시아 지식인 사회를 주도하며 자본주의 침투에 대립했던 인민주의 (나로드니키) 주요 인물의 핵심 주장 및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바실리 보론초프 (V. V.)
러시아 자본주의가 ‘온실 속의 화초’에 불과하다는 자본주의 불능론을 전개하였다. 대중의 빈곤화로 인해 국내 시장이 지속해서 축소되므로 러시아 자본주의는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내적 기반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았다. 자본주의적 대공장 생산의 우수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인민을 수탈하는 파괴적 현상으로 파악하며, 마을 공동체 (미르) 및 수공업 기반의 인민 생산 체계를 국가가 보존·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니콜라이 다니엘손 (니콜라이 온)
공장제 대생산과 자본주의의 침투가 농촌 자급 체계를 파괴하며 인민 경제를 파멸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마르크스, 『자본』을 러시아어로 처음 번역할 정도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개념을 적극 도입하였으나, 이를 인민주의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한계를 보였다. 농민층 전체를 자본주의 침투에 단일하게 반응하는 동질적 집단으로 오인하였으며, 대중의 빈곤화와 시장 정체로 인해 자본주의는 막다른 길에 봉착했으므로 국가 당국의 개입으로 공동체 중심의 대규모 생산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미하일 미하일롭스키
사회 발전의 기준을 객관적 경제 법칙이 아닌 ‘비판적 지식인의 도덕적·주관적 확신’에서 찾는 ‘주관적 사회학’을 제창하였다. 역사 발전의 필연성을 부정하고 사회학적 방법론에서 주관적 평가를 강조했다. 러시아가 서유럽과 같은 비극적인 자본주의 및 프롤레타리아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농민 공동체의 전통과 지식인층의 자각으로 직접 공산주의 사회로 이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들 당대 인민주의자들은 공통적으로 농민 공동체의 전통적 보존을 이상화하고, 자본주의 발전에 따른 농민층의 계급 분화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트로의 양극 분화)라는 객관적 현실을 관념적으로 부정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Ⅰ. 자본주의 발전의 내적 모순과 시장 문제
레닌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인민 대중의 궁핍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자본주의의 성립과 완결적 발전 실현성 여부는 핵심적인 논쟁 과제였다. 인민주의자들은 농민층의 붕괴가 시장 기반을 약화하여 자본주의 질서 구축을 저해한다고 보았으나, 자본주의는 직접 생산자의 자연 경제를 상품 경제로 해체·재편하며 스스로 내부 시장을 창출하는 내적 역동성을 지닌다. 따라서 대중의 빈곤화와 자연 경제의 한계를 자본주의의 구조적 무력함이나 토대 결여의 증거로 규정하는 관점은 타당하지 않다.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에 반대하는 국내 문헌에서는 국내 시장의 부재를 자본주의 발전의 절대적 장애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자본주의가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을 동력 삼아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고 확대하는 기제를 간과한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관계가 성립하면 자연 경제가 해체되면서 필연적으로 새로운 교환 관계와 시장 수요가 발생한다. 따라서 시장의 존재 여부를 고정된 외부 조건으로 간주하기보다, 자본주의 체제가 자국 내 생산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며 내부 시장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 마르크스 이론의 러시아 적용 타당성을 부인하는 기존의 관점 역시 이러한 자본주의의 내적 확장 기제를 포착하지 못한 한계를 드러낸다.
Ⅱ.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 도식과 자본 축적 분석
마르크스의 사회적 총자본 재생산 및 축적 이론은 사회적 총생산을 생산 수단 (부문 Ⅰ)과 소비 수단 (부문 Ⅱ)으로 구분하는 데서 출발한다. 생산물이 지닌 물질적·자연적 형태의 차이는 단순한 가치 분할 (c+v+s)에 그치지 않고, 각 부문 간 자본 대체와 실물적 교환이 이루어져야 함을 명시한다.
생산 규모가 동결된 단순 재생산 상태에서는 자본가가 잉여 가치 전체를 비생산적으로 소비하므로, 부문 Ⅰ의 가변 자본 및 잉여 가치 합산액과 부문 Ⅱ의 불변 자본 간 성립하는 Ⅰ(v+s) = Ⅱc 관계가 재생산의 필수적 등식 조건으로 도출된다. 이에 따라 사회 전체에서 새롭게 창출된 가치의 총합은 당해 소비 수단 생산물의 총가치와 일치함이 입증된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에서 축적은 필연적 법칙이므로 현실의 생산은 단순 재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해서 확대된다. 축적 과정에서는 잉여 가치의 일부가 생산 자본으로 전환되어 생산 확대를 유도하므로, 부문 Ⅰ의 생산물이 부문 Ⅱ의 불변 자본 대체 수요를 초과하는 Ⅰ(v+s) > Ⅱ(c)의 불균등 관계가 전제된다. 잉여 가치 중 추가 불변 자본 (c)과 추가 가변 자본 (v)으로의 재분배가 양 부문에서 연쇄적으로 전개됨에 따라, 전체 자본 및 총생산물 규모는 매년 비약적으로 증대한다. 이는 자본주의가 외부 시장의 고정적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생산 기제 자체의 내적 확장으로 스스로 내부 시장을 창출하고 확대해 나가는 구조적 역동성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한다.
Ⅲ. 부문 간 재생산의 비대칭성과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
재생산 도식 분석에서 축적이 소비품 생산과 독립하여 이루어진다는 진술은 논리적 모순을 지닌다. 생산의 확대는 가변 자본과 소비재 수요를 필연적으로 동반하므로 부문 Ⅰ의 축적 또한 부문 Ⅱ와의 교환 관계에 종속된다. 다만 생산 수단 생산 부문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 고도화와 기술적 발전을 매개로 사회적 총생산의 구조를 주도하고 확대 재생산을 견인하는 구조적 특성을 나타낸다.
생산 기술의 발전은 불변 자본에 대한 가변 자본의 상대적 비중을 지속해서 감소시킨다.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를 적용한 연차별 확대 재생산 도식의 전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연차별 확대 재생산 도식의 전환 과정
1년차
부문 I: 4,000c + 1,000v + 1,000s = 6,000 (v/(c+v) = 20.0%)
부문 II: 1,500c + 750v + 750s = 3,000 (v/(c+v) = 33.3%)
축적 재분배: I(1,000v+500s) = II(1,500c).
축적분: a.I(500s) = 450c + 50v, a.II(60s) = 50c + 10v
1년차 기말 재편
부문 I: 4,450c + 1,050v + (500s) = 6,000
부문 II: 1,550c + 760v + (690s) = 3,000
2년차
부문 I: 4,450c + 1,050v + 1,050s = 6,550 (v/(c+v) = 19.2%)
부문 II: 1,550c+ 760v + 760s = 3,070 (v/(c+v) = 32.9%)
축적 재분배: I(1,050v+525s) = II(1,575c)
축적분: a.I(525s) = 500c + 25v, a.II(28s) = 25c + 3v
2년차 기말 재편
부문 I: 4,950c + 1,075v + (525s) = 6,550
부문 II: 1,602c + 766v + (702s) = 3,070
3년차
부문 I: 4,950c + 1,075v + 1,075s = 7,100 (v/(c+v) = 17.8%)
부문 II: 1,602c + 766v + 766s = 3,134 (v/(c+v) = 32.3%)
축적 재분배: I(1,075v + 537 1/2s) = II(1,612 1/2c)
축적분: a.I(537 1/2s) = 517 1/2c + 20v, a.II(22s) = 20c + 2v
3년차 기말 재편
부문 I: 5,467 1/2c + 1,095v + (527 1/2s) = 7,100
부문 II: 1,634 1/2c + 769v + (730 1/2s) = 3,134
4년차
부문 I: 5,467 1/2c + 1,095v + 1,095s = 7,657 1/2(v/(c+v) = 16.7%)
부문 II: 1,634 1/2c + 769v + 769s = 3,172 1/2(v/(c+v) = 32.0%)
생산 부문별 성장률 및 총생산물 변화 (기준연도 지수 = 100)
1년차:
생산수단용 생산수단: 4,000(100)
소비수단용 생산수단: 2,000(100)
소비수단: 3,000(100)
사회적 총생산물: 9,000(100)
2년차:
생산수단용 생산수단: 4,450(111.25)
소비수단용 생산수단: 2,100(105)
소비수단: 3,070(102)
사회적 총생산물: 9,620(107)
3년차:
생산수단용 생산수단: 4,950(123.75)
소비수단용 생산수단: 2,150(107.5)
소비수단: 3,134(104)
사회적 총생산물: 10,234(114)
4년차:
생산수단용 생산수단: 5,467 1/2(136.7)
소비수단용 생산수단: 2,190(109.5)
소비수단: 3,172(106)
사회적 총생산물: 10,828 1/2(120)
수치화된 모형 분석 결과, 생산 수단을 생산하는 부문의 성장률이 가장 높고, 소비 수단용 생산 수단, 소비 수단 순으로 증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자본의 유기적 구성 고도화 법칙이 사회적 재생산 구조에 실물적으로 구현된 결과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연간 가용 노동력 중 생산 수단 생산 부문에 더 많은 비중을 할당하여 불변 자본을 가속적으로 축적하며, 이러한 내적 운동 법칙으로 이전 사회 형태와 구별되는 고도의 기술적 기반을 형성한다.
Ⅳ. 자본주의 발전의 폭과 깊이에 대한 이론적 분석과 인민주의적 도식의 한계
러시아 사회에서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전면적·배타적 지배를 성립시키는 조건은 이론적 규명의 핵심 쟁점이다. 자본주의 노선에 기반한 사회적 총생산 과정 분석은 단순히 재생산 구조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 축적의 본질적 특성을 ‘폭’과 ‘깊이’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접근한다.
자본주의 발전의 폭은 자연 경제를 축출하고 그 영역을 흡수하며 팽창하는 외연적 확장 과정이며, 자본주의 발전의 깊이는 자연 경제와 독립되어 자본주의적 지배 관계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내연적 심화 과정이다. 자본주의가 자연 경제를 대체하며 국가 전반을 재편하는 외연적 발전 기제는 다음의 교환 관계 도식으로 구체화된다.
주체별 교환 관계 및 상품 이동 구조
1차 교환
기업 a → 생산자 집단 W (II(c+v+m) 공급) / 생산자 집단 W → 기업 a (Ic + IIv 반환)
2차 교환
생산자 집단 W → 기업 a1 (m(Ic1 + IIv1) 공급) / 기업 a1 → 생산자 집단 W (II(c1+v1+m1) 반환)
3차 교환
생산자 집단 W → 기업 a2 (Ic2 + IIv2 및 m(Ic2 + IIv2) 반환) / 기업 a2 → 생산자 집단 W (um∂ 공급)
이 도식은 자본주의 기업이 직접 생산자의 소비를 흡수하며 성장하고, 전체 생산이 대중 소비에 의존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모든 직접 생산자가 상품 생산자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확장의 한계에 봉착한다는 모순을 내포한다.
이러한 설명 방식은 자본주의를 ‘인민의 체계’와 분리된 외재적 현상으로 취급하는 인민주의자들의 기존 관점 및 도식적 한계를 그대로 구현한다. 해당 도식은 자본가 영역 (A)과 인민 영역 (W) 간의 내적 연관성을 설명하지 못하며, 상품 생산 확장에 필수적인 임금 노동자의 창출 경로를 포착하지 못한다.
결국 이 같은 접근은 자본주의의 내재적 발전 기제를 규명하기보다 ‘자본주의’와 ‘인민’을 관념적으로 대립시키는 한계를 지니며, 러시아 사회 내 자본주의의 실질적 작동 경로를 해명하지 못한다.
Ⅴ. 상품 생산의 발전 단계와 자본주의적 시장 확장 도식의 논리적 검토
상품 생산은 전문화된 독립 생산자가 사회적 욕구 충족을 위해 상품을 시장에서 매매하며 형성되는 사회적 경제를 의미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노동력 자체가 상품으로 전환되는 상품 생산의 고도화된 단계로, 본질적으로 다음 두 가지 이행 과정을 내포한다.
자본주의 역사적 발전의 주요 단계
· 자연 경제에서 상품 경제로의 이행: 사회적 분업과 생산 전문화에 기반하여 성립한다.
· 상품 경제에서 자본주의 경제로의 전환: 독립 생산자 간 경쟁에 따른 계급 분화, 즉 소수의 자본가화와 다수의 임금노동자화로 촉발된다.
인구 및 노동 생산성을 상수로 고정하고, 6인의 생산자로 구성된 공동체의 경기 체제 변화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자연 경제의 자본주의적 재편 및 시장 확장 6단계
1단계 (순수 자연 경제)
6인의 생산자가 농업·제조업·광업 (a, b, c)에 노동을 분산 투입하고 전량 자급 소비한다. 유통되는 상품 가치는 0이다.
2단계 (초기 분업과 상품 생산)
생산자 Ⅰ의 c 부문 특화로 사회적 분업이 개시된다. 전문화 비율에 비례하여 6 가치 규모의 상품 교환 시장이 형성된다.
3단계 (분업의 심화)
생산자들이 b 부문과 c 부문으로 양분하여 완전 특화한다. 사회적 총생산의 1/3에 해당하는 18 가치 규모로 시장이 확대된다.
4단계 (자본주의 이행과 몰락)
시장 경쟁으로 생산 수단이 집적되며, 생산자 Ⅰ·Ⅳ가 자본가로 부상하고 나머지 4인은 임금 노동자 (l.p)로 전락한다. 수탈된 잉여 가치와 노동력 매매가 결합하여 유통 시장 규모는 22 (+16l.p)로 팽창한다.
5단계 (농업 부문 분화 및 확산)
자본주의적 재편이 a 부문 (농업)으로 확장된다. 자영 농업 기반을 상실한 노동자의 화폐 임금 지급 및 농산물 매입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농업의 퇴조는 농산물 시장의 축소가 아닌 26 (+20l.p) 규모의 자본주의적 시장 확대로 귀결된다.
6단계 (사회적 분업의 완결)
전 산업 분야의 분리와 완전한 임금노동자화가 달성된다. 노동자의 자급 기반은 소멸하고 소비 규모는 감소하여 궁핍화가 심화하는 반면, 총생산물의 2/3가 유통되는 36 (+18l.p) 규모의 최고조 시장 확장이 도출된다.
이러한 단계별 도식은 자본주의 발전이 인민의 대중적 궁핍화 및 자급 기반의 해체를 동반하면서도, 생산 수단 분리와 노동력의 상품화로 스스로의 내부 시장을 지속해서 창출·확대해 나가는 구조적 역동성을 입증한다.
Ⅵ. 자본주의 시장의 형성 동학과 사회적 분업
마르크스의 규정에 따르면 ‘시장’은 모든 상품 생산의 보편적 기초를 이루는 사회적 분업 체계의 산물이다. 시장의 규모는 사회적 노동의 전문화 정도와 구조적으로 연동되며, 분업이 진전됨에 따라 개별 생산자의 일시적 작업이 독립된 상품 생산 부문으로 분리·확대된다. 기술 발전과 생산 기능의 전문화는 제약 없는 시장 확장 잠재력을 지니므로, 모든 자연적 생산자가 상품 생산자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시장 성장이 정체된다는 인민주의적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및 경쟁은 해외 시장 개척을 강제한다. 그러나 이는 국내 시장의 형성이 사회적 분업의 진전에 따라 지속해서 확장될 수 있다는 가치 법칙을 부정하지 않는다. 국내 대규모 자본주의 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부르주아는 ‘시장 부족’을 핑계로 국가 정책에 압력을 가하고 식민지 정복 및 전쟁 개입을 정당화한다. 인민주의자들은 이를 자본주의의 ‘무능’으로 오인하는 이상주의적 한계를 드러낸다.
또한 인민주의자들의 핵심 논지인 ‘인민 대중의 궁핍화’는 자본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소생산자를 임금 노동자로 전환하여 생산 수단을 자본으로 집중시키는 필수 전제 조건이다. 과거 자급자족하던 농민의 재산 몰수와 궁핍화는 소비품의 시장 구매를 강제하므로, 오히려 국내 시장의 구조적 확장을 촉진한다.
유럽 러시아 50개 주의 세부적 작물 생산 통계는 이러한 시장 확장 경향을 실증한다.
유럽 러시아 50개 주 작물 수확 및 인구 통계 (기준 연도 지수 = 100)
1864~1866년 (3개년 연평균)
파종: 71,696천 체트베르티 (100)
수확: 151,840천 체트베르티 (100)
산출량: 3.12배
인구(1867년): 61,421천 명 (100)
1871~1878년 (8개년 연평균)
파종: 71,378천 체트베르티 (99.5)
수확: 195,024천 체트베르티 (128.4)
산출량: 3.73배
인구(1876년): 76,594천 명 (124.7)
1883~1887년 (5개년 연평균)
파종: 80,293천 체트베르티 (111.9)
수확: 254,941천 체트베르티 (167.8)
산출량: 4.71배
인구(1886년): 85,395천 명 (139.0)
단기 통계 (1871~1878년)에 기초하여 곡물 생산의 정체를 단정하는 시각과 달리, 1860년대부터 1880년대까지의 연차별 통계 자료를 비교하면 농업 생산력의 장기적 증대와 자본주의적 시장 확대가 명백히 확인된다.
한편, 생산의 집중과 기술 발전은 불변 자본의 비중을 높여 기계·철·석탄 등 생산 수단 생산 부문을 소비재 생산 부문보다 더 급속하게 성장시킨다. 이는 인간의 육체 노동이 고도화된 기계로 대체되는 기술 혁신의 필연적 결과이다. 비록 소비재 생산 부문의 성장이 지닌 구조적 모순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변혁으로만 타개될 수 있지만, 대중의 궁핍화와 사회적 분업은 노동자의 생활 양식과 욕구 수준을 동시에 제고하며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조직적 투쟁의 계기를 형성한다.
Ⅶ. ‘시장 문제’의 본질과 농민층의 계급 분화
‘시장 문제’의 내적 본질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정적 도형에 의존하는 인민주의적 접근을 탈피하여, 사회적 분업과 상품 생산의 확장을 분석하는 마르크스주의적 동학을 채택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발전을 역사적 필연이 아닌 관념적 추측이나 외압의 결과로 왜곡하는 인민주의적 시각과 달리, 상품 생산 체계하에서의 기술 발전과 궁핍화는 소생산자의 계급 분화를 촉진하는 객관적 법칙에 기인한다.
당대 러시아의 경제적 현실은 농촌과 도시 수공업 전반에서 소생산층이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로 계급 분화하고 있음을 명백히 입증한다.
농민층 및 수공업 부문의 계급 분화 양상
농촌 프롤레타리아트의 형성: 토지 및 생산 수단을 상실한 하위 농민층은 자경지를 포기·임대하고 외부 임노동 시장으로 유입되어 자본주의적 가내 공업 및 임노동의 토대를 제공한다.
농촌 부르주아지의 대두: 상위 농민층은 토지 임차 및 매입으로 경작지를 확대하고, 축적된 자본으로 개량 농기구를 도입함과 동시에 상시 임금 노동자를 고용하여 시장 출하용 상업적 농업 경영을 본격화한다.
유럽 러시아의 주요 농업 지대 (드니프로, 노보젠스크, 카미신 군)에서 추출한 젬스트보 통계 자료는 농민층 내부의 계급 분화 구조를 실증한다.
경제력에 따른 농민 가구 및 재배 면적 분포 통계
드니프로 군
가난한 집단: 가구 40%, 재배 면적 11%, 가구당 4.8데샤티나
중간 집단: 가구 42%, 재배 면적 46%, 가구당 16.6데샤티나
부유한 집단: 가구 18%, 재배 면적 46%, 가구당 41.3데샤티나
노보젠스크 군
가난한 집단: 가구 37%, 재배 면적 8%, 가구당 3.4데샤티나
중간 집단: 가구 38%, 재배 면적 29%, 가구당 12.0데샤티나
부유한 집단: 가구 25%, 재배 면적 63%, 가구당 40.5데샤티나
카미신 군
가난한 집단: 가구 54%, 재배 면적 20%, 가구당 3.1데샤티나
중간 집단: 가구 29%, 재배 면적 35%, 가구당 10.6데샤티나
부유한 집단: 가구 17%, 재배 면적 45%, 가구당 23.5데샤티나
이러한 분화는 전체 곡물 생산에서 시장으로 유입되는 상품 곡물의 비율을 구조적으로 증대시킨다. 타우리다 주 3개 군 분석 (포스트니코프 자료)에 따르면, 농가 경영 규모가 확대될수록 현금 수입을 창출하는 상업 구역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하위 계급의 완전한 몰락과 자급 기반 소멸은 부족한 식량을 시장에서 구매하게 만들고, 상위 계급의 대규모 출하와 결합하여 상품 시장 및 생산 수단 시장, 노동 시장을 동시에 확장시킨다.
경작 규모별 농장 구역 및 소득 구조 (타우리다 주 3개 군)
5데샤티나 미만 경작
식량 부문 90.7%, 사료 부문 42.3%, 상업 부문 –39%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없음 (가구당 평균 3.5데샤티나)
5~10데샤티나 경작
식량 부문 44.7%, 사료 부문 37.5%, 상업 부문 +11.8%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30루블 (가구당 평균 8데샤티나)
10~25데샤티나 경작
식량 부문 27.5%, 사료 부문 30%, 상업 부문 36.5%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191루블 (가구당 평균 16.4데샤티나)
25~50데샤티나 경작
식량 부문 17.0%, 사료 부문 25%, 상업 부문 52%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574루블 (가구당 평균 34.5데샤티나)
50데샤티나 이상 경작
식량 부문 12.0%, 사료 부문 21%, 상업 부문 61%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1,500루블 (가구당 평균 75데샤티나)
공업 지대인 모스크바 주 보로노보 읍의 레이스 산업 및 가축 보유 통계 (1869년·1877년 비교) 역시 이와 동일한 사회적 분업과 계급 분화 기제를 입증한다. 가축 미보유 농가 및 분여지 미경작 농가의 급증은 다수 인구를 상품 생산 및 외부 임노동 시장으로 내몰았으며, 부유층 농가는 부를 축적하여 고급 소비재 수용 및 타인 노동 수탈을 심화시킨다.
따라서 ‘인민 대중의 궁핍화’는 자본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생산 수단의 자본 전환 및 노동력의 상품화를 가속하여 내부 시장을 창출·확대하는 직접적 전제 조건이며, 자본주의가 이미 러시아 경제의 지배적 생산 양식으로 확립되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근거이다.
Ⅷ. 러시아 자본주의 논쟁과 니콜라이 온의 이론적 한계
러시아 자본주의 논쟁의 쟁점을 명료화하기 위해서는 인민주의의 대표적 이론가인 니콜라이 온의 주장에 대한 정밀한 비판적 검토가 요구된다.
니콜라이 온은 가내 수공업의 몰락과 농민 구매력의 감소에 따른 국내 시장의 ‘축소’를 러시아 자본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 요인으로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농민들은 의복 등 생필품의 시장 구매 자금을 마련하고자 무리하게 토지를 임차하여 경작을 확장하였으나, 과도한 지대 부담으로 인해 경제적 몰락에 봉착했다. 그는 자본주의가 인민 경제를 파괴하고 정체 상태에 내몰았으므로, 당국이 마을 공동체에 대규모 생산 체계를 직접 주입해야 한다는 이상주의적 결론을 도출했다.
니콜라이 온 이론의 근본적 모순과 한계
· 생산 수단 생산 법칙에 대한 파악 미흡
자본주의하에서 불변 자본 및 생산 수단 생산 부문이 지속해서 성장한다는 경제학적 법칙을 명확히 파악하고도, 이를 자신의 자본주의 정체론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파산을 드러낸다.
· ‘농민층’의 동질성 오인
농민층을 외부 충격에 단일하게 반응하는 집단으로 전제하였으나, 실제 농촌 사회는 개별적 생산 단위가 사적 소유와 시장 교환 관계에 직접 진입하는 분산된 구조이다.
· 계급 분화 동학의 도외시
화폐 수요의 증대는 농민층 전체의 일률적 몰락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소생산자 내부의 부르주아지화와 프롤레타리아트화라는 계급적 분화를 가속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농촌 사회의 계급 분화와 시장 확장 기제
현실의 농촌 경제에서 생산 수단과 자본을 소유한 상위 부유 농가는 경작지를 대폭 확대하고 임금 노동을 고용하여 상업적 농업을 발전시킨다. 반면 생산 수단을 상실한 하위 가난한 농가는 자경 농업을 포기하고 분여지를 임대한 채 임노동 (외부 고용)에 종사하는 프롤레타리아트로 전락한다.
이러한 계급 분화는 농촌과 수공업 부문 모두에서 시장 확장을 촉진한다. 부유층 농가 및 상위 수공업자는 생산 규모 확대와 개량 기술 도입을 위해 생산 수단 및 고급 소비재를 시장에서 구매하며, 몰락한 하위 농가와 임노동자 역시 생존을 위해 생필품을 시장에서 매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인민 대중의 궁핍화’와 자본주의의 발전, 그리고 시장의 확대는 상호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분업의 고도화 속에서 동시에 관철되는 유기적 발전 과정이다. 농촌의 농민층 분화는 자본주의적 이행의 초기 양상을 보여주고 도시의 대규모 공장제 산업은 그 최종적 경향성을 입증하므로, 이를 분리하여 자본주의의 ‘침체’나 국내 시장의 ‘부재’를 주장하는 인민주의적 시각은 객관적 현실 분석을 회피한 관념적 오류에 불과하다.
요약
자본주의는 외부 시장이나 국가의 인위적 개입 없이도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며 발전하지만, 그 고도화 과정 자체가 생산 수단의 자본 독점과 계급적 분화라는 구조적 모순을 체제 내에서 심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