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
I
날이 갈수록 인민 대중들이 더더욱 가난해지고 있는 러시아에서, 자본주의가 싹을 틔우고 완전한 발전에 도달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가 발전하려면 광범위한 국내 시장이 있어야 하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농민층의 붕괴는 이러한 시장을 약화시키고 모조리 문을 닫게끔 위협하는 동시에 자본주의 질서의 구성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자본주의가 직접 생산자의 자연경제를 상품경제로 전환시킴으로써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궁핍한 러시아 농민들의 자연경제 가운데 남아 있는 보잘것없는 자투리가 이 나라에서 서구처럼 강력한 자본주의 생산 발전의 토대를 이룰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대중들이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이 나라 자본주의는 무력하고, 토대가 형성되어 있지 못하며, 나라 전체의 생산을 아우르고 사회적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데 있어 무능력하다는 게 확실해 보이지 않는가?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자들에 반대하는 국내의 여러 문헌에서도 끊임없이 이런 질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의 부재는,
러시아에는 마르크스 이론을 접목시킬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로 제기하는 논점 가운데 하나다. 이제 곧 논의하게 될 「시장 문제」라는 문건의 목적도 바로 마르크스 이론의 접목 가능성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