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 도식과 자본 축적 분석)

 

 

「시장 문제」의 저자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보편적이고 배타적인 지배”를 주된 전제로 삼는다. 그는 이 전제를 바탕으로 『자본』 제Ⅱ권 제21장 (3편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과 유통’)에 서술된 논리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마르크스는 사회적 생산이 어떻게 노동자와 자본가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하는 생산의 일부를 대체하고, 그 일부가 어떻게 생산 자본의 요소들을 형성하는지 검토한다. 『자본』 제Ⅰ권에서 개별 자본의 생산과 재생산에 관한 분석은 생산물의 가치가 불변 자본 (c), 가변 자본 (v), 잉여 가치 (s)의 합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밝히는 수준으로 제한될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적 총생산의 관점에서는 생산물을 그 물질적 구성 요소에 따라 분할해야 한다. 자본의 성분으로 기능하는 생산물은 개인적 소비로 전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마르크스는 사회적 총생산을

 

(I) 생산적 소비를 위한 상품인 ‘생산 수단 (부문 Ⅰ)’

 

(II) 노동 계급 및 자본가 계급의 개인적 소비를 위한 상품인 ‘소비 수단 (부문 Ⅱ)’

 

으로 구분한다.

 

이 연구가 기초로 삼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아라비아 숫자는 가치의 단위인 백만 루블 등을 가리키며, 로마 숫자는 사회적 생산 부문을 의미한다. 잉여 가치율은 100%로 상정한다).

 

축적의 초기 공식

 

I 4,000c + 1,000v + 1,000s = 6,000

 

II 2,000c + 500v + 500s = 3,000

 

(자본 합계 = 7,250, 생산물 합계 = 9,000)

 

단순 재생산, 즉 생산이 확대되지 않고 현재 규모를 영구히 유지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는 자본가가 잉여 가치 전부를 비생산적으로 소비하며 축적이 아닌 개인적 욕구를 위해 사용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부문 II의 500v와 500s는 해당 부문 내 자본가와 노동자가 소비되어야 하는데, 이는 그 생산물이 개인적 욕구 충족을 위한 소비 수단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부문 I 내의 자연적 형태인 4,000c 역시 자본가가 소비해야 한다. 생산 규모가 불변하는 상황에서는 향후 생산 수단의 제조를 위해 동일한 자본 유지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자본 부문을 대체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석탄, 철, 기계 등과 같이 자연적 형태로 존재하는 생산물은 생산 수단을 제조하는 자본가 사이에서 교환되며 종전과 같이 불변 자본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부문 I의 I(v+s)와 부문 II의 IIc만 남게 된다. 여기서 부문 I의 생산물 I(1,000v + 1,000s)은 생산 수단 형태이며, 부문 II의 생산물 II(2,000c)는 소비 수단의 형태이다. 단순 재생산 조건 하에서 부문 I의 노동자와 자본가는 총 2,000의 가치 [1,000(v) + 1,000(s)]를 소비 수단으로 소비해야 한다. 한편, 부문 II의 자본가는 기존 생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불변 자본(2,000IIc)를 대체할 2,000 규모의 생산 수단을 획득해야 한다. 따라서 I(v+s)와 IIc의 교환은 재생산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된다. 이 교환이 성립하지 않으면 기존 생산 규모의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 재생산의 기본 조건인 I(v+s) = IIc가 도출된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총생산에서 새롭게 창출된 가치의 총합은 소비 수단 형태의 생산물 총가치와 동일하다는 법칙이 성립한다: I(v+s) + II(v+s) = II(c + v + s).

 

단순 재생산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사회 전체의 생산은 매년 이전 규모에 머무를 수 없으며, 축적은 자본주의 체제의 필연적인 법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생산의 규모가 확대되거나 축적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검토한다. 축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잉여 가치의 일부만 자본가의 개인적 욕구를 위해 소비되고, 나머지 부분은 생산적 자본의 일부로 전환되어 생산 확대에 기여한다. 이러한 축적 과정에서는 I(v+s)와 IIc가 동일할 수 없다. 부문 I의 잉여 가치 일부가 소비 수단으로 교환되지 않고 생산 확대를 위해 사용되려면 I(v+s)는 IIc보다 커야 한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공식이 도출된다.

 

사회적 생산의 규모가 확대되는 축적 과정은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사회적 축적과 생산의 변화

 

A. 단순 재생산 공식

 

I 4,000c + 1,000v + 1,000s = 6,000

II 2,000c + 500v + 500s = 3,000

I(v+s) = IIc

 

B. 초기 축적 공식

 

I 4,000c + 1,000v + 1,000s = 6,000

II 1,500c + 750v + 750s = 3,000

 

축적이 이루어질 때 사회적 생산의 첫해 상태는 다음과 같다.

 

I 4,000c + 1,000v + 1,000s = 6,000

II 1,500c + 750v + 750s = 3,000

(자본 합계: 7,250, 생산물 합계: 9,000)

 

부문 I의 I(1,000v + 500s)는 단순 재생산과 마찬가지로 부문 II의 II1,500c와 교환된다. 나머지 I500s는 생산 확대를 위한 축적분으로서 자본으로 전환되며, 이를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구성으로 분할하면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I500s = 400c + 100v

 

추가 불변 자본 (400c)은 생산물 I (생산 수단의 자연적 형태)에 포함된다. 반면 추가 가변 자본 (100v)은 부문 Ⅱ의 자본가들로부터 확보해야 하므로, 그들은 축적을 수행해야 한다. 즉, 부문 Ⅱ의 자본가는 잉여가치의 일부 (II100s)를 생산 수단(100v)과 교환하여 이를 추가 불변 자본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부문 Ⅱ의 불변 자본은 1,500c에서 1,600c로 증가한다. 이를 운용하기 위해 추가 노동력 (50v) 역시 부문 Ⅱ 자본가의 잉여 가치로부터 충당된다.

 

최초 자본에 부문 I과 부문 II에서 확보한 추가 자본을 합산하면 다음과 같은 생산물 분배 공식이 도출된다.

 

I 4,400c + 1,100v + (500s) = 6,000

II 1,600c + 800v + (600s) = 3,000

 

괄호 안의 잉여 가치는 축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가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소비 자금을 나타낸다. 생산이 동일한 규모로 진행된다면 연말에는 다음과 같은 상태에 도달한다.

 

I 4,400c + 1,100v + 1,100s = 6,600

II 1,600c + 800v + 800s = 3,200

(자본 합계 = 7,900, 생산물 합계 = 9,800)

 

축적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부문 Ⅰ의 생산물 중 소비 수단과 교환되는 가치는 다음과 같이 재편성된다. I(1,100v + 550s)는 부문 II의 II1,650c와 교환된다. 이때 추가된 50c는 부문 II의 800s로부터 충당되며, 불변 자본 (c)의 50 증가에 따라 가변 자본 (v) 또한 25만큼 증가하게 된다. 아울러 부문 I의 550s는 축적을 위해 다음과 같이 분할된다.

 

I 550s = 440c+110v

↓

II 165s = 110c + 55v

 

기존 자본에 상기 추가 자본을 합산하면 최종적인 생산물 분배 공식은 다음과 같다 (14,400c에 440c 추가, I1,100v에 110v 추가, II1,600c에 50c와 110c 추가, II800v에 25v와 55v 추가).

 

I 4,840c + 1,210v + (550s) = 6,600

II 1,760c + 880v + (560s) = 3,200

 

생산이 진전됨에 따라 최종 상태는 다음과 같이 도출된다.

 

I 4,840c + 1,210v + 1,210s = 7,260

II 1,760c + 880v + 880s = 3,520

(자본 합계: 8,690, 생산물 합계: 10,780)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에 관한 마르크스의 연구는 본질적으로 이상과 같다. 다만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매무 간결하게 제시하고 있어 유의해서 검토해야 한다. 화폐 유통이나 고정 자본의 감가상각과 같은 구체적인 분석은 본 연구가 다루는 핵심 질문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으므로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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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

 


I. (자본주의 발전의 내적 모순과 시장 문제)

 

 

러시아에서 인민 대중의 빈곤이 심화되는 가운데 자본주의가 싹을 틔우고 완전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자본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국내 시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농민층의 붕괴는 이러한 시장을 약화시키고 자본주의 질서의 구성을 저해한다. 물론 자본주의가 직접 생산자의 자연 경제를 상품 경제로 전환하여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는 측면은 존재한다. 하지만 궁핍한 러시아 농민의 자연 경제에서 남은 보잘것없는 자투리가 서구와 같은 강력한 자본주의 생산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중의 빈곤은 곧 이 나라 자본주의가 무력하며 토대가 결여되어 있고, 사회적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데 무능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자들에 반대하는 국내 문헌에서는 시장의 부재가 자본주의 발전의 장애물이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러시아에 마르크스 이론을 접목시킬 수 없다는 주장은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논점이다. 이러한 비판적 관점은 마르크스 이론의 러시아 내 적용 타당성을 부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추후 논의할 「시장 문제」 또한 바로 이러한 마르크스 이론의 접목 타당성을 반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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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은 레닌이 본격적인 마르크스주의 혁명가로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시기이다. 당시 러시아 사회주의 운동권은 농민 공동체에서 곧바로 사회주의로 직행할 수 있다는 ‘인민주의 (나로드니키)’ 사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레닌은 자본주의적 발전과 농민층 계급 분화라는 객관적 현실에 주목하였다. 그는 같은 해에 집필한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 『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에서 인민주의자들의 관념적 자본주의 부인론과 국내 시장 정체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에 기반한 러시아 사회 분석의 이론적 토대를 확립하였다.

 

1893년 당시 러시아 지식인 사회를 주도하며 자본주의 침투에 대립했던 인민주의 (나로드니키) 주요 인물의 핵심 주장 및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바실리 보론초프 (V. V.)

 

러시아 자본주의가 ‘온실 속의 화초’에 불과하다는 자본주의 불능론을 전개하였다. 대중의 빈곤화로 인해 국내 시장이 지속해서 축소되므로 러시아 자본주의는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내적 기반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았다. 자본주의적 대공장 생산의 우수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인민을 수탈하는 파괴적 현상으로 파악하며, 마을 공동체 (미르) 및 수공업 기반의 인민 생산 체계를 국가가 보존·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니콜라이 다니엘손 (니콜라이 온)

 

공장제 대생산과 자본주의의 침투가 농촌 자급 체계를 파괴하며 인민 경제를 파멸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마르크스, 『자본』을 러시아어로 처음 번역할 정도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개념을 적극 도입하였으나, 이를 인민주의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한계를 보였다. 농민층 전체를 자본주의 침투에 단일하게 반응하는 동질적 집단으로 오인하였으며, 대중의 빈곤화와 시장 정체로 인해 자본주의는 막다른 길에 봉착했으므로 국가 당국의 개입으로 공동체 중심의 대규모 생산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미하일 미하일롭스키

 

사회 발전의 기준을 객관적 경제 법칙이 아닌 ‘비판적 지식인의 도덕적·주관적 확신’에서 찾는 ‘주관적 사회학’을 제창하였다. 역사 발전의 필연성을 부정하고 사회학적 방법론에서 주관적 평가를 강조했다. 러시아가 서유럽과 같은 비극적인 자본주의 및 프롤레타리아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농민 공동체의 전통과 지식인층의 자각으로 직접 공산주의 사회로 이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들 당대 인민주의자들은 공통적으로 농민 공동체의 전통적 보존을 이상화하고, 자본주의 발전에 따른 농민층의 계급 분화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트로의 양극 분화)라는 객관적 현실을 관념적으로 부정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Ⅰ. 자본주의 발전의 내적 모순과 시장 문제

 

 

레닌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인민 대중의 궁핍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자본주의의 성립과 완결적 발전 실현성 여부는 핵심적인 논쟁 과제였다. 인민주의자들은 농민층의 붕괴가 시장 기반을 약화하여 자본주의 질서 구축을 저해한다고 보았으나, 자본주의는 직접 생산자의 자연 경제를 상품 경제로 해체·재편하며 스스로 내부 시장을 창출하는 내적 역동성을 지닌다. 따라서 대중의 빈곤화와 자연 경제의 한계를 자본주의의 구조적 무력함이나 토대 결여의 증거로 규정하는 관점은 타당하지 않다.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에 반대하는 국내 문헌에서는 국내 시장의 부재를 자본주의 발전의 절대적 장애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자본주의가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을 동력 삼아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고 확대하는 기제를 간과한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관계가 성립하면 자연 경제가 해체되면서 필연적으로 새로운 교환 관계와 시장 수요가 발생한다. 따라서 시장의 존재 여부를 고정된 외부 조건으로 간주하기보다, 자본주의 체제가 자국 내 생산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며 내부 시장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 마르크스 이론의 러시아 적용 타당성을 부인하는 기존의 관점 역시 이러한 자본주의의 내적 확장 기제를 포착하지 못한 한계를 드러낸다.

 

 

Ⅱ.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 도식과 자본 축적 분석

 

 

마르크스의 사회적 총자본 재생산 및 축적 이론은 사회적 총생산을 생산 수단 (부문 Ⅰ)과 소비 수단 (부문 Ⅱ)으로 구분하는 데서 출발한다. 생산물이 지닌 물질적·자연적 형태의 차이는 단순한 가치 분할 (c+v+s)에 그치지 않고, 각 부문 간 자본 대체와 실물적 교환이 이루어져야 함을 명시한다.

 

생산 규모가 동결된 단순 재생산 상태에서는 자본가가 잉여 가치 전체를 비생산적으로 소비하므로, 부문 Ⅰ의 가변 자본 및 잉여 가치 합산액과 부문 Ⅱ의 불변 자본 간 성립하는 Ⅰ(v+s) = Ⅱc 관계가 재생산의 필수적 등식 조건으로 도출된다. 이에 따라 사회 전체에서 새롭게 창출된 가치의 총합은 당해 소비 수단 생산물의 총가치와 일치함이 입증된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에서 축적은 필연적 법칙이므로 현실의 생산은 단순 재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해서 확대된다. 축적 과정에서는 잉여 가치의 일부가 생산 자본으로 전환되어 생산 확대를 유도하므로, 부문 Ⅰ의 생산물이 부문 Ⅱ의 불변 자본 대체 수요를 초과하는 Ⅰ(v+s) > Ⅱ(c)의 불균등 관계가 전제된다. 잉여 가치 중 추가 불변 자본 (c)과 추가 가변 자본 (v)으로의 재분배가 양 부문에서 연쇄적으로 전개됨에 따라, 전체 자본 및 총생산물 규모는 매년 비약적으로 증대한다. 이는 자본주의가 외부 시장의 고정적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생산 기제 자체의 내적 확장으로 스스로 내부 시장을 창출하고 확대해 나가는 구조적 역동성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한다.

 

 

Ⅲ. 부문 간 재생산의 비대칭성과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

 

 

재생산 도식 분석에서 축적이 소비품 생산과 독립하여 이루어진다는 진술은 논리적 모순을 지닌다. 생산의 확대는 가변 자본과 소비재 수요를 필연적으로 동반하므로 부문 Ⅰ의 축적 또한 부문 Ⅱ와의 교환 관계에 종속된다. 다만 생산 수단 생산 부문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 고도화와 기술적 발전을 매개로 사회적 총생산의 구조를 주도하고 확대 재생산을 견인하는 구조적 특성을 나타낸다.

 

생산 기술의 발전은 불변 자본에 대한 가변 자본의 상대적 비중을 지속해서 감소시킨다.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를 적용한 연차별 확대 재생산 도식의 전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연차별 확대 재생산 도식의 전환 과정

 

1년차

 

부문 I: 4,000c + 1,000v + 1,000s = 6,000 (v/(c+v)​ = 20.0%)

 

부문 II: 1,500c + 750v + 750s = 3,000 (v/(c+v) = 33.3%)

 

축적 재분배: I(1,000v+500s) = II(1,500c).

 

축적분: a.I(500s) = 450c + 50v, a.II(60s) = 50c + 10v

 

1년차 기말 재편

 

부문 I: 4,450c + 1,050v + (500s) = 6,000

 

부문 II: 1,550c + 760v + (690s) = 3,000

 

2년차

 

부문 I: 4,450c + 1,050v + 1,050s = 6,550 (v/(c+v) = 19.2%)

 

부문 II: 1,550c+ 760v + 760s = 3,070 (v/(c+v) = 32.9%)

 

축적 재분배: I(1,050v+525s) = II(1,575c)

 

축적분: a.I(525s) = 500c + 25v, a.II(28s) = 25c + 3v

 

2년차 기말 재편

 

부문 I: 4,950c + 1,075v + (525s) = 6,550

 

부문 II: 1,602c + 766v + (702s) = 3,070

 

3년차

 

부문 I: 4,950c + 1,075v + 1,075s = 7,100 (v/(c+v) = 17.8%)

 

부문 II: 1,602c + 766v + 766s = 3,134 (v/(c+v)​ = 32.3%)

 

축적 재분배: I(1,075v + 537 1/2​s) = II(1,612 1/2​c)

 

축적분: a.I(537 1/2​s) = 517 1/2​​c + 20v, a.II(22s) = 20c + 2v

 

3년차 기말 재편

 

부문 I: 5,467 1/2​​c + 1,095v + (527 1/2​​s) = 7,100

 

부문 II: 1,634 1/2​​c + 769v + (730 1/2​​s) = 3,134

 

4년차

 

부문 I: 5,467 1/2​​c + 1,095v + 1,095s = 7,657 1/2​​​(v/(c+v) ​= 16.7%)

 

부문 II: 1,634 1/2​​​c + 769v + 769s = 3,172 1/2​​​(v/(c+v) ​= 32.0%)

 


생산 부문별 성장률 및 총생산물 변화 (기준연도 지수 = 100)

 

1년차:

 

생산수단용 생산수단: 4,000(100)

소비수단용 생산수단: 2,000(100)

소비수단: 3,000(100)

사회적 총생산물: 9,000(100)

 

2년차:

 

생산수단용 생산수단: 4,450(111.25)

소비수단용 생산수단: 2,100(105)

소비수단: 3,070(102)

사회적 총생산물: 9,620(107)

 

3년차:

 

생산수단용 생산수단: 4,950(123.75)

소비수단용 생산수단: 2,150(107.5)

소비수단: 3,134(104)

사회적 총생산물: 10,234(114)

 

4년차:

 

생산수단용 생산수단: 5,467 1/2​​​(136.7)

소비수단용 생산수단: 2,190(109.5)

소비수단: 3,172(106)

사회적 총생산물: 10,828 1/2​​​(120)

 


수치화된 모형 분석 결과, 생산 수단을 생산하는 부문의 성장률이 가장 높고, 소비 수단용 생산 수단, 소비 수단 순으로 증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자본의 유기적 구성 고도화 법칙이 사회적 재생산 구조에 실물적으로 구현된 결과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연간 가용 노동력 중 생산 수단 생산 부문에 더 많은 비중을 할당하여 불변 자본을 가속적으로 축적하며, 이러한 내적 운동 법칙으로 이전 사회 형태와 구별되는 고도의 기술적 기반을 형성한다.

 

 

Ⅳ. 자본주의 발전의 폭과 깊이에 대한 이론적 분석과 인민주의적 도식의 한계

 


러시아 사회에서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전면적·배타적 지배를 성립시키는 조건은 이론적 규명의 핵심 쟁점이다. 자본주의 노선에 기반한 사회적 총생산 과정 분석은 단순히 재생산 구조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 축적의 본질적 특성을 ‘폭’과 ‘깊이’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접근한다.

 

자본주의 발전의 폭은 자연 경제를 축출하고 그 영역을 흡수하며 팽창하는 외연적 확장 과정이며, 자본주의 발전의 깊이는 자연 경제와 독립되어 자본주의적 지배 관계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내연적 심화 과정이다. 자본주의가 자연 경제를 대체하며 국가 전반을 재편하는 외연적 발전 기제는 다음의 교환 관계 도식으로 구체화된다.

 

주체별 교환 관계 및 상품 이동 구조

 

1차 교환

 

기업 a → 생산자 집단 W (II(c+v+m) 공급) / 생산자 집단 W → 기업 a (Ic + IIv 반환)

 

2차 교환

 

생산자 집단 W → 기업 a1 (m(Ic1 + IIv1) 공급) / 기업 a1 → 생산자 집단 W (II(c1+v1+m1) 반환)

 

3차 교환

 

생산자 집단 W → 기업 a2 (Ic2 + IIv2 및 m(Ic2 + IIv2) 반환) / 기업 a2 → 생산자 집단 W (um∂ 공급)

 

이 도식은 자본주의 기업이 직접 생산자의 소비를 흡수하며 성장하고, 전체 생산이 대중 소비에 의존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모든 직접 생산자가 상품 생산자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확장의 한계에 봉착한다는 모순을 내포한다.

 

이러한 설명 방식은 자본주의를 ‘인민의 체계’와 분리된 외재적 현상으로 취급하는 인민주의자들의 기존 관점 및 도식적 한계를 그대로 구현한다. 해당 도식은 자본가 영역 (A)과 인민 영역 (W) 간의 내적 연관성을 설명하지 못하며, 상품 생산 확장에 필수적인 임금 노동자의 창출 경로를 포착하지 못한다.

 

결국 이 같은 접근은 자본주의의 내재적 발전 기제를 규명하기보다 ‘자본주의’와 ‘인민’을 관념적으로 대립시키는 한계를 지니며, 러시아 사회 내 자본주의의 실질적 작동 경로를 해명하지 못한다.

 


Ⅴ. 상품 생산의 발전 단계와 자본주의적 시장 확장 도식의 논리적 검토


 

상품 생산은 전문화된 독립 생산자가 사회적 욕구 충족을 위해 상품을 시장에서 매매하며 형성되는 사회적 경제를 의미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노동력 자체가 상품으로 전환되는 상품 생산의 고도화된 단계로, 본질적으로 다음 두 가지 이행 과정을 내포한다.

 

자본주의 역사적 발전의 주요 단계

 

· 자연 경제에서 상품 경제로의 이행: 사회적 분업과 생산 전문화에 기반하여 성립한다.

 

· 상품 경제에서 자본주의 경제로의 전환: 독립 생산자 간 경쟁에 따른 계급 분화, 즉 소수의 자본가화와 다수의 임금노동자화로 촉발된다.

 

인구 및 노동 생산성을 상수로 고정하고, 6인의 생산자로 구성된 공동체의 경기 체제 변화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자연 경제의 자본주의적 재편 및 시장 확장 6단계

 

1단계 (순수 자연 경제)

 

6인의 생산자가 농업·제조업·광업 (a, b, c)에 노동을 분산 투입하고 전량 자급 소비한다. 유통되는 상품 가치는 0이다.

 

2단계 (초기 분업과 상품 생산)

 

생산자 Ⅰ의 c 부문 특화로 사회적 분업이 개시된다. 전문화 비율에 비례하여 6 가치 규모의 상품 교환 시장이 형성된다.

 

3단계 (분업의 심화)

 

생산자들이 b 부문과 c 부문으로 양분하여 완전 특화한다. 사회적 총생산의 1/3에 해당하는 18 가치 규모로 시장이 확대된다.

 

4단계 (자본주의 이행과 몰락)

 

시장 경쟁으로 생산 수단이 집적되며, 생산자 Ⅰ·Ⅳ가 자본가로 부상하고 나머지 4인은 임금 노동자 (l.p)로 전락한다. 수탈된 잉여 가치와 노동력 매매가 결합하여 유통 시장 규모는 22 (+16l.p)로 팽창한다.

 

5단계 (농업 부문 분화 및 확산)

 

자본주의적 재편이 a 부문 (농업)으로 확장된다. 자영 농업 기반을 상실한 노동자의 화폐 임금 지급 및 농산물 매입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농업의 퇴조는 농산물 시장의 축소가 아닌 26 (+20l.p) 규모의 자본주의적 시장 확대로 귀결된다.

 

6단계 (사회적 분업의 완결)

 

전 산업 분야의 분리와 완전한 임금노동자화가 달성된다. 노동자의 자급 기반은 소멸하고 소비 규모는 감소하여 궁핍화가 심화하는 반면, 총생산물의 2/3가 유통되는 36 (+18l.p) 규모의 최고조 시장 확장이 도출된다.

 

이러한 단계별 도식은 자본주의 발전이 인민의 대중적 궁핍화 및 자급 기반의 해체를 동반하면서도, 생산 수단 분리와 노동력의 상품화로 스스로의 내부 시장을 지속해서 창출·확대해 나가는 구조적 역동성을 입증한다.

 

 

Ⅵ. 자본주의 시장의 형성 동학과 사회적 분업

 

 

마르크스의 규정에 따르면 ‘시장’은 모든 상품 생산의 보편적 기초를 이루는 사회적 분업 체계의 산물이다. 시장의 규모는 사회적 노동의 전문화 정도와 구조적으로 연동되며, 분업이 진전됨에 따라 개별 생산자의 일시적 작업이 독립된 상품 생산 부문으로 분리·확대된다. 기술 발전과 생산 기능의 전문화는 제약 없는 시장 확장 잠재력을 지니므로, 모든 자연적 생산자가 상품 생산자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시장 성장이 정체된다는 인민주의적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및 경쟁은 해외 시장 개척을 강제한다. 그러나 이는 국내 시장의 형성이 사회적 분업의 진전에 따라 지속해서 확장될 수 있다는 가치 법칙을 부정하지 않는다. 국내 대규모 자본주의 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부르주아는 ‘시장 부족’을 핑계로 국가 정책에 압력을 가하고 식민지 정복 및 전쟁 개입을 정당화한다. 인민주의자들은 이를 자본주의의 ‘무능’으로 오인하는 이상주의적 한계를 드러낸다.

 

또한 인민주의자들의 핵심 논지인 ‘인민 대중의 궁핍화’는 자본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소생산자를 임금 노동자로 전환하여 생산 수단을 자본으로 집중시키는 필수 전제 조건이다. 과거 자급자족하던 농민의 재산 몰수와 궁핍화는 소비품의 시장 구매를 강제하므로, 오히려 국내 시장의 구조적 확장을 촉진한다.

 

유럽 러시아 50개 주의 세부적 작물 생산 통계는 이러한 시장 확장 경향을 실증한다.

 

유럽 러시아 50개 주 작물 수확 및 인구 통계 (기준 연도 지수 = 100)

 

1864~1866년 (3개년 연평균)

 

파종: 71,696천 체트베르티 (100)

수확: 151,840천 체트베르티 (100)

산출량: 3.12배

인구(1867년): 61,421천 명 (100)

 

1871~1878년 (8개년 연평균)

 

파종: 71,378천 체트베르티 (99.5)

수확: 195,024천 체트베르티 (128.4)

산출량: 3.73배

인구(1876년): 76,594천 명 (124.7)

 

1883~1887년 (5개년 연평균)

 

파종: 80,293천 체트베르티 (111.9)

수확: 254,941천 체트베르티 (167.8)

산출량: 4.71배

인구(1886년): 85,395천 명 (139.0)

 


단기 통계 (1871~1878년)에 기초하여 곡물 생산의 정체를 단정하는 시각과 달리, 1860년대부터 1880년대까지의 연차별 통계 자료를 비교하면 농업 생산력의 장기적 증대와 자본주의적 시장 확대가 명백히 확인된다.

 

한편, 생산의 집중과 기술 발전은 불변 자본의 비중을 높여 기계·철·석탄 등 생산 수단 생산 부문을 소비재 생산 부문보다 더 급속하게 성장시킨다. 이는 인간의 육체 노동이 고도화된 기계로 대체되는 기술 혁신의 필연적 결과이다. 비록 소비재 생산 부문의 성장이 지닌 구조적 모순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변혁으로만 타개될 수 있지만, 대중의 궁핍화와 사회적 분업은 노동자의 생활 양식과 욕구 수준을 동시에 제고하며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조직적 투쟁의 계기를 형성한다.

 


Ⅶ. ‘시장 문제’의 본질과 농민층의 계급 분화

 

 

‘시장 문제’의 내적 본질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정적 도형에 의존하는 인민주의적 접근을 탈피하여, 사회적 분업과 상품 생산의 확장을 분석하는 마르크스주의적 동학을 채택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발전을 역사적 필연이 아닌 관념적 추측이나 외압의 결과로 왜곡하는 인민주의적 시각과 달리, 상품 생산 체계하에서의 기술 발전과 궁핍화는 소생산자의 계급 분화를 촉진하는 객관적 법칙에 기인한다.

 

당대 러시아의 경제적 현실은 농촌과 도시 수공업 전반에서 소생산층이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로 계급 분화하고 있음을 명백히 입증한다.

 

농민층 및 수공업 부문의 계급 분화 양상

 

농촌 프롤레타리아트의 형성: 토지 및 생산 수단을 상실한 하위 농민층은 자경지를 포기·임대하고 외부 임노동 시장으로 유입되어 자본주의적 가내 공업 및 임노동의 토대를 제공한다.

 

농촌 부르주아지의 대두: 상위 농민층은 토지 임차 및 매입으로 경작지를 확대하고, 축적된 자본으로 개량 농기구를 도입함과 동시에 상시 임금 노동자를 고용하여 시장 출하용 상업적 농업 경영을 본격화한다.

 

유럽 러시아의 주요 농업 지대 (드니프로, 노보젠스크, 카미신 군)에서 추출한 젬스트보 통계 자료는 농민층 내부의 계급 분화 구조를 실증한다.

 

경제력에 따른 농민 가구 및 재배 면적 분포 통계

 

드니프로 군

 

가난한 집단: 가구 40%, 재배 면적 11%, 가구당 4.8데샤티나

중간 집단: 가구 42%, 재배 면적 46%, 가구당 16.6데샤티나

부유한 집단: 가구 18%, 재배 면적 46%, 가구당 41.3데샤티나

 

노보젠스크 군

 

가난한 집단: 가구 37%, 재배 면적 8%, 가구당 3.4데샤티나

중간 집단: 가구 38%, 재배 면적 29%, 가구당 12.0데샤티나

부유한 집단: 가구 25%, 재배 면적 63%, 가구당 40.5데샤티나

 

카미신 군

 

가난한 집단: 가구 54%, 재배 면적 20%, 가구당 3.1데샤티나

중간 집단: 가구 29%, 재배 면적 35%, 가구당 10.6데샤티나

부유한 집단: 가구 17%, 재배 면적 45%, 가구당 23.5데샤티나

 


이러한 분화는 전체 곡물 생산에서 시장으로 유입되는 상품 곡물의 비율을 구조적으로 증대시킨다. 타우리다 주 3개 군 분석 (포스트니코프 자료)에 따르면, 농가 경영 규모가 확대될수록 현금 수입을 창출하는 상업 구역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하위 계급의 완전한 몰락과 자급 기반 소멸은 부족한 식량을 시장에서 구매하게 만들고, 상위 계급의 대규모 출하와 결합하여 상품 시장 및 생산 수단 시장, 노동 시장을 동시에 확장시킨다.

 

경작 규모별 농장 구역 및 소득 구조 (타우리다 주 3개 군)

 

5데샤티나 미만 경작

 

식량 부문 90.7%, 사료 부문 42.3%, 상업 부문 –39%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없음 (가구당 평균 3.5데샤티나)

 

5~10데샤티나 경작

 

식량 부문 44.7%, 사료 부문 37.5%, 상업 부문 +11.8%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30루블 (가구당 평균 8데샤티나)

 

10~25데샤티나 경작

 

식량 부문 27.5%, 사료 부문 30%, 상업 부문 36.5%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191루블 (가구당 평균 16.4데샤티나)

 

25~50데샤티나 경작

 

식량 부문 17.0%, 사료 부문 25%, 상업 부문 52%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574루블 (가구당 평균 34.5데샤티나)

 

50데샤티나 이상 경작

 

식량 부문 12.0%, 사료 부문 21%, 상업 부문 61%

재배 면적 10데샤티나당 현금 소득 1,500루블 (가구당 평균 75데샤티나)

 


공업 지대인 모스크바 주 보로노보 읍의 레이스 산업 및 가축 보유 통계 (1869년·1877년 비교) 역시 이와 동일한 사회적 분업과 계급 분화 기제를 입증한다. 가축 미보유 농가 및 분여지 미경작 농가의 급증은 다수 인구를 상품 생산 및 외부 임노동 시장으로 내몰았으며, 부유층 농가는 부를 축적하여 고급 소비재 수용 및 타인 노동 수탈을 심화시킨다.

 

따라서 ‘인민 대중의 궁핍화’는 자본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생산 수단의 자본 전환 및 노동력의 상품화를 가속하여 내부 시장을 창출·확대하는 직접적 전제 조건이며, 자본주의가 이미 러시아 경제의 지배적 생산 양식으로 확립되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근거이다.

 

 

Ⅷ. 러시아 자본주의 논쟁과 니콜라이 온의 이론적 한계

 

 

러시아 자본주의 논쟁의 쟁점을 명료화하기 위해서는 인민주의의 대표적 이론가인 니콜라이 온의 주장에 대한 정밀한 비판적 검토가 요구된다.

 

니콜라이 온은 가내 수공업의 몰락과 농민 구매력의 감소에 따른 국내 시장의 ‘축소’를 러시아 자본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 요인으로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농민들은 의복 등 생필품의 시장 구매 자금을 마련하고자 무리하게 토지를 임차하여 경작을 확장하였으나, 과도한 지대 부담으로 인해 경제적 몰락에 봉착했다. 그는 자본주의가 인민 경제를 파괴하고 정체 상태에 내몰았으므로, 당국이 마을 공동체에 대규모 생산 체계를 직접 주입해야 한다는 이상주의적 결론을 도출했다.

 

니콜라이 온 이론의 근본적 모순과 한계

 

· 생산 수단 생산 법칙에 대한 파악 미흡

 

자본주의하에서 불변 자본 및 생산 수단 생산 부문이 지속해서 성장한다는 경제학적 법칙을 명확히 파악하고도, 이를 자신의 자본주의 정체론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파산을 드러낸다.

 

· ‘농민층’의 동질성 오인

 

농민층을 외부 충격에 단일하게 반응하는 집단으로 전제하였으나, 실제 농촌 사회는 개별적 생산 단위가 사적 소유와 시장 교환 관계에 직접 진입하는 분산된 구조이다.

 

· 계급 분화 동학의 도외시

 

화폐 수요의 증대는 농민층 전체의 일률적 몰락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소생산자 내부의 부르주아지화와 프롤레타리아트화라는 계급적 분화를 가속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농촌 사회의 계급 분화와 시장 확장 기제

 

현실의 농촌 경제에서 생산 수단과 자본을 소유한 상위 부유 농가는 경작지를 대폭 확대하고 임금 노동을 고용하여 상업적 농업을 발전시킨다. 반면 생산 수단을 상실한 하위 가난한 농가는 자경 농업을 포기하고 분여지를 임대한 채 임노동 (외부 고용)에 종사하는 프롤레타리아트로 전락한다.

 

이러한 계급 분화는 농촌과 수공업 부문 모두에서 시장 확장을 촉진한다. 부유층 농가 및 상위 수공업자는 생산 규모 확대와 개량 기술 도입을 위해 생산 수단 및 고급 소비재를 시장에서 구매하며, 몰락한 하위 농가와 임노동자 역시 생존을 위해 생필품을 시장에서 매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인민 대중의 궁핍화’와 자본주의의 발전, 그리고 시장의 확대는 상호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분업의 고도화 속에서 동시에 관철되는 유기적 발전 과정이다. 농촌의 농민층 분화는 자본주의적 이행의 초기 양상을 보여주고 도시의 대규모 공장제 산업은 그 최종적 경향성을 입증하므로, 이를 분리하여 자본주의의 ‘침체’나 국내 시장의 ‘부재’를 주장하는 인민주의적 시각은 객관적 현실 분석을 회피한 관념적 오류에 불과하다.

 

 

요약

 

 

자본주의는 외부 시장이나 국가의 인위적 개입 없이도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며 발전하지만, 그 고도화 과정 자체가 생산 수단의 자본 독점과 계급적 분화라는 구조적 모순을 체제 내에서 심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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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농민층 분화의 구조적 원인과 경제적 이해관계)

 

 

포스트니코프는 농민층 내 경제적 갈등을 단순히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러한 분화 과정이 급격히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농민 집단 간 생활 수준의 격차는 과거부터 존재해왔으나, 최근 20~30년 사이 그 격차가 매우 뚜렷해지며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130쪽)고 분석한다. 특히 저자는 1891년의 어려운 경제적 여건이 이러한 농민층 분화와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 구조에 새로운 추진력을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하나의 질문이 제기된다. 농민 인구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주를 유럽 러시아 내에서도 토지가 가장 풍부하고 분여지 면적이 넓은 지역으로 정의하며, 이곳에서 공동체의 집단적 토지 소유가 보편화되어 있고 인구당 토지가 비교적 공평하게 분배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그는 시골 인구가 농사에 의존함에도, 가구별 인구 조사 결과 인구의 15%가 농사용 가축을 전혀 보유하지 못했으며 약 3분의 1은 분여지 경작에 필요한 농기구조차 갖추지 못한 실태를 제시한다” (106쪽). 이를 바탕으로 포스트니코프는 “농민들 사이의 이러한 광범위한 격차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며, 특히 순수한 농업 경제에서 우리가 현재 마주하는 것과 같이 경작지나 농사용 가축을 갖지 못한 농가의 비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130쪽)라고 되물으며 현상의 본질을 질문한다.

 

포스트니코프는 농민층 내 분화 현상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으나, 초기에는 ‘게으름’, ‘알코올 의존’, 방화, 절도 등 부차적인 요인들을 거론하며 논리적 방향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곧 이러한 요소들이 “문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스스로 간파한다. 나아가 성인 가족 구성원의 부재와 같은 사별 또한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없음이 확인되는데, 타우리다 주 소재 군 내 경작지가 없는 비농업 가구 중 사별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포스트니코프는 “농민들의 경제 활동에서 나타나는 영농 비율 하락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농민 경제 전반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134쪽). 특히 그는 “젬스트보 통계학자들이 미처 해명하지 못한 핵심 요인으로 분여지의 해체, 농민이 가용 토지의 제한적 면적, 그리고 농장 규모의 평균적 감소” (141쪽)를 지목한다. 즉, “러시아 농민층이 직면한 경제적 빈곤의 본질적인 원인은 농민이 보유한 토지와 농장 운영 규모가 지나치게 작아, 결과적으로 가족 내 노동력을 생산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있다” (341쪽)는 것이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농장의 경제적 자립 규모가 평균 17~18데샤티나라는 점을 고려할 때, 농민층 전체를 하나의 획일적인 범주로 일반화하는 것은 실증적 타당성을 갖기 어렵다. 포스트니코프 역시 농장 규모가 커질수록 농민의 노동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일반 법칙을 상정하고 있으나, 그의 분석 체계 내에서 가족과 가축의 노동력을 온전히 활용하는 집단은 상위 계급에 국한된다. 결과적으로 인구의 절대다수는 자원을 “비생산적으로 운용하며 토지를 생산적으로 경작하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 (340쪽)에 직면해 있다.

 

포스트니코프는 농업 노동력의 과잉과 인구 포화라는 법칙을 농민층 해체의 원인으로 상정하고 있으나, 이는 결과적인 현상을 전제로 하기에 농민층 분화의 근본적 동인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저자는 소규모 농장과 대규모 농장의 수익성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인구 과잉이라는 개념에 도달했으나, 이는 “농민층이 왜 그토록 이질적인 집단으로 분화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이 될 수 없다. 포스트니코프 역시 이러한 논리적 단편성을 자각하고 있었으며, 명확한 분석 목표가 부재했음에도 그의 연구 곳곳에서는 현상을 아우르는 올바른 식견이 도출된다.

 

“토지 소유를 둘러싼 농촌의 격렬한 투쟁은 공동체성과 화합의 원칙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기 어렵다. 이러한 투쟁은 일시적이거나 우발적인 현상이 아니다. 이는 개인주의와 공동체 전통 간의 대립이라기보다, 현존하는 토지 부족의 상황에서 인구의 특정 집단에게 필연적으로 유리하게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경제적 이해관계의 순수한 충돌이다.” (XXXII쪽).

 

포스트니코프는 “토지 부족과 농장의 영세한 규모, 그리고 산업 기반의 결여가 농민층 번영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로 인해 경제적 취약층이 결국 농업으로부터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은 필연적인 귀결이다” (368쪽).

 

분석의 해답은 대규모 비농업 가구의 등장과 그 수적 증가가 농민층 내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충돌은 단순히 토지 규모 확대에 따른 생산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으며, 포스트니코프는 그 발생 토대를 다음과 같이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농장 운영에서 용역 구역은 이윤 창출과 운영 지속을 위해 유지되어야 할 명확한 최저 한계선이 존재한다. 식량 구역 또한 가족과 가축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일정 수준을 확보해야 한다. 외부 소득이 제한적인 농장의 경우, 세금 납부와 생필품 구매, 그리고 농기구 및 건물 유지비 등을 충당하기 위한 시장 구역의 소득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농장 규모가 이러한 최저 기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농업 운영은 영위하기 어려워진다. 이때 농민은 농업을 포기하고 노동자로 전환하는 것이 지출을 줄이고 더 적은 총소득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타당한 결정이 된다” (141쪽).

 

농민이 자신의 곡물 수요를 상회하는 규모로 경작을 확대하는 것은 시장 판매를 전제로 한 이윤 창출을 실현하기 때문이다. 반면 농업을 포기하고 노동자로 전환하는 것은 자신의 요구를 충족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농업 생산 대신 노동력 판매를 결정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반된 현상이 발생하는 토양은 다름 아닌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생산 체계이다. 결국 농민층 내 경제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근본 원인은 시장이 사회적 생산의 운영 기관으로 작동하는 구조에 있다.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과 이를 설명하려는 시도를 마무리하며, 포스트니코프는 “농지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방안들의 윤곽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들을 검토하는 과정은 본 연구의 범위를 벗어나며, 무엇보다 해당 부분은 포스트니코프의 저술 중 논리적 완결성이 가장 취약한 지점이다. 저자가 경제 과정을 설명하려는 시점에서 모순적이거나 불완전한 주장이 다수 확인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문제들에 대한 완전하고 정확한 해명이 전제되지 않는 한 어떠한 실질적 방안도 타당한 근거를 확보하기 어렵다.

 

 

| 1893년 봄에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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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포스트니코프 분석의 구조적 한계)

 

 

포스트니코프는 농가별 경제 상태의 “엄청난 다양성”을 입증하며, 이는 단순히 재산 상태와 경작 면적의 차이만이 아니라 농업 경영의 성격 전반에 걸친 분화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다양성”이나 “차이”라는 범주로 정의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가축 보유량의 차이와 같이 단순한 양적 격차는 경제적 ‘차이’라는 범주에 머물지만, 생계 유지만이 아니라 이윤 극대화를 위해 수십 데샤티나의 토지를 임차하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는 타인의 생존 기반인 토지 접근 기회를 박탈하는 구조적 배제이며,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갈등’ (323쪽) 또는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 (XXXII쪽)로 규정되는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가축 보유량과 같은 통계적 수치로 확인되는 경영 규모의 격차는 생산 목적이 생계 유지만이 아니라 이윤 추구로 전환될 때 그 본질을 달리한다. 자급적 토지 임차에서 대규모 토지 임차 행위는 타인의 경작 기회를 박탈하는 구조적 배제를 초래하며, 이는 단순한 ‘갈등’이나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이라는 범주가 아니다. 포스트니코프는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그 이면에 내재된 착취적 함의를 온전히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농민층 내부에 심화된 경제적 갈등은 단순한 재산 보유량에 따른 계급 분화를 상회한다. 앞서 언급된 지표들이 양적 차이를 나타내는 데 그친다면 기존의 구분으로 충분할 것이나, 현실의 경제적 격차는 그 이상의 질적 변모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규모의 차이를 상회하여 생산 관계의 본질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농민층 내 격차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도식적 분류를 탈피해야 한다.

 

일부 농민층이 상업적 이윤 창출로 막대한 현금 수입을 확보하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농업만으로 생계 유지조차 난망한 구조적 모순이 존재한다. 상위 계급이 하위 계급의 몰락을 토대로 농업 경영을 고도화하고, 부유한 농민이 대규모 노동력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가난한 농민들이 노동력을 판매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은 명백한 질적 차이를 드러낸다. 따라서 농민층 분류의 핵심 과제는 단순한 기술적 변수가 아닌, 경제 질서에서 파생된 생산 관계의 본질적 특성을 규명하는 것에 두어야 한다.

 

포스트니코프는 농민층 내부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경제적 격차에 주목하지 않았다. 그가 “주민을 집단별로 범주화하여 구분할” (110쪽)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시도한 바 있으나, 이러한 분류 작업은 농민층의 질적 편차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해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포스트니코프는 “농민층을 경제 집단별로 범주화하고자, 비록 지역마다 일관된 경제적 함의를 지니지는 않으나 농민의 자의식 및 젬스트보 통계학자의 조사 결과와 부합하는 기준을 채택한다. 그는 농민이 소유한 농사용 가축의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농장 운영 자립도를 농민층 구분의 핵심 지표로 상정한다” (110쪽).

 

“현재 남부 러시아의 농민층은 경제 자립도와 영농 방식을 기준으로 크게 세 집단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1. 완전한 영농 체계를 갖춘 농가로, 쟁기를 비롯한 농기구 구동에 필요한 가축을 충분히 보유하여 타 농민과 협업하거나 고용하거나 노동력을 빌리지 않고 자가 자산만으로 경작이 독립적인 집단이다. 쟁기나 조파기 운용 시 최소 두세 쌍의 가축을 동원하므로 성인 노동자 두세 명과 시간제 노동자 한 명을 기본 인력으로 운용한다.

 

2. 자체 보유한 가축만으로는 독자적인 경작이 어려워 인접 농가와의 협업이 필수적인 요커 (yoker) 계급이 존재한다. 이들은 통상 한두 쌍의 가축을 확보하여 한두 명의 성인 노동력을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세 쌍 이상의 가축 동력이 요구되는 견고한 토양의 경작 시에는 보유 가축의 한계로 인해 상호 협조 체계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3. 가축을 전혀 보유하지 못하거나 단 한 마리의 가축만을 소유한 영세 농가, 이른바 ‘뚜벅이’ 계급이다. 이들은 독립적인 영농 활동이 제한되어 타 농가로부터 가축을 임차해 경작하거나, 소유지를 임대하고 수확물 일부를 분배받는 형태의 종속적 생산 구조에 의존한다.

 

농사용 가축 보유 규모와 그 운용 방식은 농민의 경제적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이며, 이는 농민 스스로가 자신의 위상을 파악하는 기초적인 준거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에 따른 계급 구분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각 집단 내부 및 집단 간의 접점에서 다양한 변주와 변형된 형태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121쪽).

 

전체 가구 가운데 해당 집단이 점유하는 비율은 다음과 같다. (125쪽).

 

군별 가축 이용 방식에 따른 작업 형태 비율 (%)

 

구분

보유 가축으로 작업

요킹 기반으로 작업

빌린 가축으로 작업

재배지 없음

베르단스크 군

37.0

44.6

11.7

6.7

메리토폴 군

32.7

46.8

13.0

7.5

드네프르 군

43.0

34.8

13.2

9.0

 

 

이 표와 나란히 저자는 각 군별 농사용 가축 보유 규모에 가구 분류를 제시하여 가축 분포 현황을 구체화한다.

 

군별 가구당 농사 가축 보유 비중 (%)

 

구분

4마리 이상

2~3마리

1마리

없음

베르단스크 군

36.2

41.6

7.2

15.0

메리토폴 군

34.4

44.7

5.3

15.6

드네프르 군

44.3

36.6

5.1

14.0

 

 

타우리다 지역 내 농사용 가축은 네 마리 이상이 하나의 완전한 조를 형성한다.

 

포스트니코프의 분류 방식은 각 집단 내부의 뚜렷한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포스트니코프는 “남부 러시아에서 농가 집단 내 가축 보유 현황은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다수의 가축을 보유한 부유한 농민과 소규모 가축에 의존하는 가난한 농민이 공존하는 구조이다. 특히 부유한 농민은 가축 6~8마리 이상으로 완전한 작업조를 구성한 계급과 4~6마리를 보유한 계급으로 재분류된다. 이처럼 ‘뚜벅이’ 범주에 속한 가구들 사이에서도 경제적 수준에 따른 뚜렷한 격차가 확인된다” (124쪽).

 

포스트니코프의 분류 체계는 젬스트보 통계가 가축 보유 수가 아닌 경작 면적을 기준으로 주민을 분류한다는 점으로 인해 통계적 한계를 드러낸다. 따라서 각 계급의 경제적 실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경작 면적을 지표로 한 분류 체계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포스트니코프는 주민들을 경작 면적에 따라 세 집단으로 구분한다. 10데샤티나 미만의 소규모 경작자나 무토지 농가는 “가난한” 집단으로, 10~25데샤티나를 경작하는 중간 규모 경작자는 중간층으로, 가구당 25데샤티나 이상을 보유한 대규모 경작자는 잘사는 집단으로 범주화하며, 각 계급의 구체적인 규모를 다음과 같이 상술한다.

 

“이주민을 제외한 타우리다 농민 가구 구성은 대규모 경작자가 전체의 약 6분의 1, 중간 규모 경작자가 약 40%, 소규모 또는 무토지 가구가 40%를 다소 상회하는 비율로 나타난다. 타우리다 소재 군 전체 인구 (이주민 포함)를 기준으로 할 경우, 대규모 경작자는 약 20%, 중간 규모 경작자와 소규모 또는 무토지 가구는 각각 약 40%의 비중을 점한다” (112쪽).

 

독일 이민자를 포함하더라도 집단별 분포 변화는 극히 미세한 수준이기에, 군 전체의 전반적인 통계를 활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

 

이제 각 집단의 경제적 상황을 정확하게 규명하여 농민층 내부의 경제적 갈등 정도와 그 원인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니코프는 인용된 통계 자료의 편차와 집단별 낮은 정밀도의 불충분한 명확성으로 인해, 스스로 이러한 분석적 임무를 설정하지 않았다.

 

타우리다 소재 군 인구의 5분의 2를 차지하는 빈농 집단을 우선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농업의 핵심 생산 수단인) 농사용 가축 보유량은 해당 집단의 빈곤 수준을 가늠하는 결정적 지표이다. 타우리다 주 3개 군의 전체 농사용 가축 263,589마리 중 최하위 집단이 점유한 비중은 17%인 43,625마리에 불과하며, 이는 평균 대비 2와 1/3배 낮은 수치이다. (117쪽). 최하위 집단을 세분화할 경우, 가축 미소유 가구 비율은 각각 80%, 48%, 12%로 집계된다. 포스트니코프는 이러한 통계를 토대로 “가축 미소유 현상이 경작지가 없거나 가구당 10데샤티나 미만을 경작하는 집단에서만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난다”(135쪽)는 결론에 이른다.

 

이 집단의 경작 면적은 가축 보유량과 비례하여 나타난다. 타울리다 주 3개 군의 전체 경작지 962,933데샤티나 중 이들이 경작하는 면적은 146,114데샤티나로 전체의 15%에 그친다. 임차지를 합산할 경우 경작 면적은 174,496데샤티나로 늘어나지만, 타 집단 역시 경작지를 추가 확보함에 따라 이들의 점유 비율은 오히려 12%로 하락한다. 즉, 전체 인구의 3/8을 상회하는 집단이 전체 경작지의 1/8만을 점유하는 불균등이 발생한다. (가족의 생계 유지를 충족하는) 중간 규모 경작자를 표준으로 간주할 때, 평균 대비 3와 1/3배 낮은 면적을 경작하는 이 집단은 구조적으로 정당한 몫을 박탈당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해당 집단의 농업이 극도로 영세하게 운영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타우리다 주 소재 군 인구의 33~39%, 즉 최하위 집단의 압도적 다수가 농기구를 일절 보유하지 못하는 현실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농기구의 절대적 부족은 농민들의 경작 포기와 분여지 임대로 귀결된다. 포스트니코프는 (농장이 이미 완전히 황폐화된 상태인) 이러한 임대인들이 가난한 집단의 약 1/3을 점유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농민들이 흔히 분여지를 ‘팔아치운다’고 표현하는 이러한 토지 유출 현상은 젬스트보 통계 전반에서 대규모로 포착된다.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여 일부 학술지는 분여지의 양도 금지를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포스트니코프는 분여지 양도 금지 조치를 주장하는 관점들이 정부의 행정적 결정이 지닌 위력을 과신하는 관료적 맹신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하며 그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농민 생활의 경제 구조에 심층적으로 뿌리 내린 문제를 단순히 법적인 임대 금지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농기구와 필수 생산 수단을 결여한 농민은 분여지를 자력으로 활용할 방도가 없기에, 이를 운용할 능력이 있는 타인에게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임대 금지 조치는 오히려 ‘비공식’ 임대 거래를 유발하여 통제 불능의 상황을 초래할 뿐이며, 궁극적으로는 선택지가 없는 가난한 농민을 더욱 불리한 계약 조건으로 내몰게 된다. 나아가 밀린 세금을 대신해 마을 법원 ‘관할’ 압류 및 임대되는 분여지가 증가하는 현실 또한 가난한 농민의 경제적 몰락을 가속화하는 기제로 작용할 뿐이다” (140쪽).

 

가난한 집단 전반에 걸쳐 경제적 수준의 절대적 하락이 확인된다. 포스트니코프에 따르면 “최하위 집단 내에서 가축을 빌려 소규모 경작을 이어가는 가구와 경작을 완전히 포기한 가구 간의 경제적 격차는 미미하다. 전자가 분여지 일부를, 후자가 전체를 동네 사람들에게 임대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 두 집단 모두 고향에 잔류하며 지역 내 고용 노동이나 농사일을 보조하는 외부 일자리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처지에 놓여 있다. 따라서 이들 두 범주의 농민은 생산 수단인 가축과 농기구의 결여로 인해 농장을 상실했거나 몰락 직전에 직면한 하나의 계급으로 ‘범주화’하여 고찰해야 한다” (135쪽).

 

포스트니코프는 “농장을 상실했거나 경작 능력을 잃은 가구를 이미 몰락한 계급으로, 분여지를 임대하고 잔여지를 경작하는 이들을 잠재적 몰락 후보군으로 분류하며” 분석을 이어간다. “흉작, 화재, 가축 상실 등과 같은 예기치 못한 재난은 이들을 일용 노동자나 비경작 농민으로 전락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특히 생산 수단인 가축을 상실한 가구는 경제적 기반이 붕괴하는 첫 단계에 진입하며, 빌린 가축에 의존하는 영세 경작 또한 불안정한 생산성으로 인해 한계에 직면한다. 이러한 취약 계급은 신용도가 낮아 마을 대부 조합으로부터 배제되며, 자금 확보의 통로조차 차단된다.”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군의 사례를 들어 국영 자금 기반의 대부 조합이 오히려 부유한 농가에만 혜택을 집중시키는 구조”를 지적한다. “빈농은 대출 과정에서 더욱 가혹한 조건을 강요받으며, 연체된 세금과 채무는 결국 자신의 토지를 상실하게 만드는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한다” (139쪽).

 

빈농 계급의 농업적 몰락 정도는 농장 운영 실태에 관한 저자의 분석 부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저자는 가구당 10데샤티나 미만을 경작하는 영세 농장의 경우, “농사 조건의 불확실성이 극심하여 기존의 표준적 체계로는 설명이 곤란하다” (278쪽)고 단언한다.

 

최하위 농민 집단의 농업적 특징에 관한 기존의 분석은 그 규모의 방대함에도 여전히 불완전하다. 이들의 잠재적 역량은 배제된 채, 농장의 쇠퇴와 경작지의 부족, 파종의 무질서함이라는 구조적 취약성만이 일방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바크무트 군의 통계는 “종자 파종의 정형성 결여를 근거로 이들을 영세 소농으로 규정하며, 독립적인 경작자로서의 경제적 주체성을 부정한다” (278쪽). 그러나 (타우리다 3개 군에서만 3만 가구, 20만 명을 상회하는) 이들 농민 계급의 존재는 단순한 통계적 일시 현상으로 치부될 수 없다. 생산 수단이 결여된 조건 속에서도 지속되는 이들의 생존 양식에 대한 정밀한 규명이 요구된다.

 

이들 생존의 핵심은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는 데 있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이 농민 집단은 농장 날품팔이와 외부 임금 노동을 주된 생계 수단으로 삼는다. 남부 러시아의 빈약한 수공업 기반을 고려할 때, 이들의 수입은 사실상 농업 노동에 고용된 대가로 귀결된다. 이러한 빈농 경제의 본질이 노동력 판매에 있음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젬스트보 통계의 범주에 따른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우선 농장을 소유하지 않은 가구는 전적으로 농업 노동자에 해당한다. 또한 경작 면적이 5데샤티나 미만 (평균 3.5데샤티나)인 집단의 경우, 경작지 구성 요소인 농장 용역, 사료, 식량, 상업 구역을 유지하기에 역부족이다. 포스트니코프 또한 “경작 면적 5데샤티나 미만의 집단은 상업적 영농이 무력하므로, 오직 농장 노동을 포함한 외부 수입에 의존해야만 생존이 영위되는 구조임을 지적한다.” (319쪽).

 

마지막으로 가구당 5~10데샤티나의 경작지를 보유한 농민 집단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의 핵심 과제는 독립적 농업 활동과 외부 “소득”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엄밀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전형적인 농민 가계 예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수적이다. 포스트니코프는 예산 통계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자료 수집의 난해함과 통계학자의 권한 한계” (107쪽)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회의적 견해와 달리, 실제로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예산 자료 확보가 용이하다. 『모스크바 주 통계 보고서』 (제Ⅵ권, Ⅶ권 경제 통계)는 농민 경제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흥미로운 분석 준거를 제공하며, 보로네시 주의 사례와 같이 가구 단위의 정밀한 예산 통계 역시 이미 실증적으로 수집되고 있다.

 

포스트니코프가 제시한 예산 자료의 불충분함은 분석의 한계를 드러내는 핵심적 요인이다. 그가 인용한 자료는 독일 이민 농민 7명과 러시아 농민 1명에 국한되며, (특히 러시아 농민조차 최소 39.5데샤티나를 경작하는) 대규모 경작자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농민층을 대변하기 어렵다. 이들의 경제적 실태는 이미 젬스트보 통계 자료를 근거로 충분히 규명된 사안이다. 포스트니코프는 “농민들의 낮은 회계 관념과 자료 수집의 난항을 토로하며, 농민들이 주요 지출은 파악하더라도 세부 항목에 대한 정보는 불투명하다” (288쪽)는 점을 한계로 지적한다. 그러나 젬스트보 가구별 실태 조사에서 이미 확인된 경제 상황에 대해 단순히 “90개의 서술과 하나의 평가”를 수집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비록 세부 내역이 일부 결락되더라도 실질적인 예산 사례를 더 폭넓게 확보하는 분석적 접근이 필요했다.

 

예산 자료의 부재라는 제약 속에서 해당 농민 집단의 경제적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분석 통계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포스트니코프가 추산한 가구당 필요 경작 면적이다.

 

둘째는, 경작 면적별 4구역 분류 통계와 지역 농민의 평균 현금 지출액이다.

 

포스트니코프는 가구별 식량, 종자, 사료 확보에 필요한 최소 경작 면적을 산출한 근거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결론을 도출한다.

 

“농가가 안정적인 생활 수준을 유지하며 농업 수입만으로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16~18데샤티나의 경작지가 필요하다. 이는 가구원 6.5명의 생계 유지를 위한 4데샤티나, 농사용 말 3마리의 사료 확보를 위한 4.5데샤티나, 종자 확보를 위한 1.5데샤티나, 그리고 판매용 곡물 생산을 위한 6~8데샤티나를 합산한 수치이다. 타우리다 지역 농가의 평균 경작 면적은 약 18데샤티나에 달하나, 전체의 40%는 10데샤티나 미만을 보유하는 영세한 실정이다. 이들이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외부 고용과 토지 임차로 부족한 수입을 보전하기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이들의 경제적 구조는 예비 자금 확보가 결여된 불안정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272쪽).

 

조사 대상 집단의 가구당 평균 경작 면적은 필요 면적인 17데샤티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8데샤티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해당 집단에 속한 농민들의 주된 수입원은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는 ‘고용’ 노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포스트니코프가 제시한 경작지 분할 통계 자료를 분석하면, 8데샤티나의 경작 면적 중 종자 확보에 0.48데샤티나, 농사용 가축 (2마리)의 사료 확보에 3데샤티나, 그리고 가족 (약 5.5명)의 식량 확보에 3.576데샤티나가 소요된다. 이 경우 상업용 곡물 생산에 할당되는 면적은 1데샤티나 미만인 0.944데샤티나에 불과하며, 이를 기반으로 예상 수입은 30루블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타우리다 주민의 필수 현금 지출액은 이러한 농업 수입을 훨씬 상회한다. 농민들 스스로도 이러한 구조적 격차를 직시하고 있기에, 예산보다는 실질적인 현금 지출 규모를 기준으로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용이하며, 이러한 계산법은 해당 농가의 경제적 한계를 명확히 드러낸다.

 

“일하는 부부와 4명의 자녀로 구성된 평균적인 가구가 임차 없이 자영농 (약 20데샤티나)으로 생계를 유지할 때 필요한 연간 현금 지출은 200~250루블이며, 극도로 절약하더라도 최소 150~180루블이 요구된다. 이 최소 소득조차 충족하지 못할 경우, 농가는 가축 및 농기구 유지비를 절감하거나 토지 임차로 ‘부가 수입’을 도모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평균 이하의 경제 규모를 지닌 조사 대상 집단의 경우, 자영 농업 수익 117.5루블 (상업용 곡물 30루블과 기타 87.5루블의 합)과 고용 노동 수익 120루블을 상정할 수 있다.” (289쪽). 결과적으로 이 집단의 농민은 독자적인 농업만으로는 필수 현금 지출의 절반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하위 집단 내 세부 부문들의 경제적 특징을 검토한 결과, 농민 대다수가 소규모 경작을 영위함에도 그 생계의 핵심 원천은 노동력 판매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독립적 생산자라기보다 사실상 고용 노동자의 범주에 속한다.

 

포스트니코프는 하위 집단 농민들의 경제적 특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으며, 자영 농업과 외부 고용 간의 상관관계를 충분히 해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연구적 결함을 지닌다. 이러한 분석의 부재는 하위 농민들이 희소한 토지를 오히려 타인에게 임대하는 모순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나아가 생산 수단의 양적 부족이 농업 운영의 일반적 특성과 연계되지 못한 결과, 가난한 농민들이 필수적 요구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 은폐되었다. 결국 생산 수단을 상실한 농민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노동력을 타인의 생산 수단에 결합하는 고용 노동자로 전락하게 되며, 이는 생산 수단의 평균적 보유량이 생존을 위한 임계치에 불과한 현실에서 기인한 필연적 귀결이다.

 

인구의 40%를 점유하는 ‘중간’ 집단은 가구당 10~25데샤티나를 경작하는 농민들로 구성된다. 이들의 생산 수단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가구당 경작 면적은 16.4데샤티나로 농민 전체 평균인 17데샤티나를 하회하며, 가구당 보유 가축 역시 전체 평균 7.6마리에 미치지 못하는 7.3마리에 머무른다. (다만 농사용 가축의 경우 전체 평균 3.1마리보다 소폭 많은 3.2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가구당 총 경작지는 군 평균인 20~21데샤티나보다 적은 17~18데샤티나 수준으로, 포스트니코프의 기준에 근거할 때, 이들 집단의 자가 생산량은 단순 생계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모에 불과하다.

 

이러한 정황상 해당 집단의 농업이 가장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 추측할 수 있으나, 실제 현실은 그와 정반대다. 이들이 생산 활동의 목적을 이윤 창출이 아닌 단순 생계 유지와 필수 경비 충당에 둠에도, 실제 농업 운영 체계를 면밀히 분석하면 상당한 수준의 불안전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면상 16데샤티나의 경작 면적은 자급자족을 위한 충분한 기반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농업 수익으로 필수 경비를 충당하기에 부족하다. 이로 인해 10~16데샤티나를 경작하는 농민들은 생계를 위해 외부 고용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다. 포스트니코프의 추산에 따르면, 이 집단은 내부적으로 2,846명의 노동력을 고용함과 동시에 그보다 543명 많은 3,389명을 외부로 유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집단 농가의 절반가량은 상시적인 결핍 상태에 놓여 있다.

 

가구당 농사용 가축 보유량은 3.2마리에 불과하여, 온전한 한 조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4마리에 미치지 못한다. 필요하다. 이러한 가축 부족 현상으로 인해 다수 농가는 자가 경작을 위해 타 농가와의 협업 (yoking)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가구는 이러한 ‘요커 (yoker)’ 집단에 속한다. 한 조를 이룬 가축을 보유한 가구 비율이 전체의 약 40%임을 고려할 때, 그중 20%는 부유한 상위 집단이며 나머지 20%만이 중간 집단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중간 집단 내 가구의 절반가량은 자력으로 가축 조를 구성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포스트니코프는 해당 집단의 정확한 요커 수치를 명시하지 않았으나, 젬스트보 통계 초록을 분석하면 구체적인 통계가 확인된다.

 

10~25데샤티나 경작 집단 생산 수단 현황

 

구분

가구 수

경작 면적 (데샤티나)

보유 가축 이용

4,218

79,776.55

요킹 이용

9,201

141,483.26

빌린 가축 이용

321

4,405.8

기타 수단

49

773.3

합계

13,789

226,389.21

 

 

메리토폴 군에서는 가구의 3분의 1 미만, 드네프르 군에서는 절반 미만의 농가만이 자신의 가축을 동원해 자기 땅을 경작한다. 따라서 세 개 군을 합산하여 추산한 요커 (yoker)의 비율은 결코 과장된 수치가 아니며, 오히려 실제보다 낮게 평가된 측면이 있다. 농부가 자신의 가축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사실은 농업 운영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경제적 관점과 생활 풍습 모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요킹 (yoking) 체계에 관한 포스트니코프의 서술을 인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는 해당 현상이 지닌 의미를 충분히 주목하지 않았다.

 

“말 세 마리가 끄는 힘이 한 마리의 세 배에 미치지 못한다는 역학적 제한으로 인해, 요킹을 기반으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표준 작업 면적은 (자가 가축을 보유한 농민들보다) 더 작다. 요크를 주선하는 이들은 대개 친척 관계로, 마을 건너편에서 거주하기도 한다. 요크로 묶인 가구들이 경작하는 총 토지 면적은 단일 가구 경작지의 약 두 배에 달하며, 이는 구역 간 이동 시간을 증가시킨다.” “토지가 분할될 경우 각 농가는 특정 밭에서 인접한 땅을 배분받는데. 소규모 농가일수록 배분받는 면적이 적다.

 

타우리다 주의 요킹 상황은 매우 다양하다. 조파기를 소유한 요커는 추가적인 경작지를 확보하거나, 조파기가 없는 농가가 이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수리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방식이 존재한다. 또한 요크에 동원되는 가축 수에 따라 쟁기질 가용 일수를 조정하기도 한다. 카멘카 마을에서는 조파기 소유자에게 봄철 현금 보상 (3~6루블)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 “요커들 간에는 합의 도출의 어려움, 작업 도중의 이탈, 가축 부족으로 인한 마구 돌려쓰기 등 다툼과 비효율이 빈번하다. 유즈쿠이 마을의 경우 요킹 체계의 작업 속도가 기준 수준의 절반인 하루 1데샤티나 미만에 그치기도 한다” (233쪽).

 

가축뿐만 아니라 농기구 부족 문제 또한 심각하다. 가구당 농기구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모든 군의 중간 집단이 최소 1개 이상의 쟁기질 도구를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나, 해당 집단 내에서도 농기구의 분포는 전혀 균등하지 않다. 포스트니코프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지 않았기에, 젬스트보 통계 초록을 토대로 실태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드네프르 군의 경우 8,227가구 중 1,808가구가 쟁기질 도구를 전혀 보유하지 않아, 농기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구의 비율이 전체의 21.9%에 달했다. 메리토폴 군에서는 13,789가구 중 2,954가구가 이에 해당하며, 그 비율이 21.4%로 나타났다. 쟁기질 도구의 보유 여부는 농가의 경제적 위상을 가르는 명확한 척도로 작용한다. 도구를 전혀 갖추지 못한 농가는 하위 집단에, 하나 이상의 도구를 갖춘 농가는 상위 집단에 근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쟁기를 전혀 보유하지 않은 가구의 비중은 드네프르 군에서 32.5%, 메리토폴 군에서 65.5%로 훨씬 높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남부 러시아 농업에서 수확 기계는 부족한 노동력과 방대한 경작 면적으로 인한 긴 처리 시간을 보완하는 핵심 요소임에도, 실제 보유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드네프르 군은 (400가구당 1대꼴인) 20대, 메리토폴 군은 (700가구당 1대꼴인) 178.5대를 보유하는 데 그쳤다.

 

포스트니코프는 해당 집단의 전반적인 농업 체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농사용 가축을 네 마리 미만으로 보유한 가구는 밭을 경작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크 (yoke) 체계를 활용해야 한다. 이 범주의 농가는 노동력이 1-2명에 불과하며, 영세한 농장 규모와 농기구 부족, 그리고 요크 체계의 결합으로 인해 작업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요커들은 대부분 날이 세 개 달린 소형 조파기를 사용하여 작업 속도가 더디다. 또한 이웃의 기계를 빌려 추수하려면 이웃의 작업이 완료할 때까지 대기해야 하며, 수작업을 택할 경우 인건비 상승과 긴 소요 시간이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노동력이 부족한 농민들은 집안일이나 사회적 의무 수행 시 작업에 큰 차질을 빚는다. 특히 멀리 떨어진 밭에서 작업할 경우 쟁기질과 파종이 끝날 때까지 한 주 내내 밭에 상주해야 하는데, 가족을 돌보기 위해 마을을 빈번히 왕래하는 과정에서 작업은 더욱 지체된다” (278쪽).

 

타우리다 주 세 개 군 전역에서 가족 구성원 수를 조사한 포스트니코프의 자료 (143쪽)에 따르면, 이러한 영세 농가는 해당 집단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다.

 

드네프르 군 농민 집단별 남성 노동력 보유 현황 (100가구당)

 

구분

남성 노동력 없음

1명

2명

3명 이상

무경작

19.0

67.0

11.0

3.0

5데샤티나 미만

9.0

77.6

11.7

1.7

5~10데샤티나

4.2

74.8

17.7

3.3

10~25데샤티나

1.7

59.0

29.0

10.3

25~50데샤티나

1.2

40.0

35.7

23.1

50데샤티나 이상

0.9

25.0

34.3

39.8

평균

4.3

60.6

24.6

10.5

 

 

이 표를 토대로 중간 집단 농가의 5분의 3가량이 가족 중 노동력이 한 명이거나 전무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중간 집단과 상위 집단 간의 관계 및 농장 운영의 전반적인 안정성을 규명하기 위해, 농민이 처분할 수 있는 토지와 그중 경작 면적이 이들 집단 사이에서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보여주는 『드네프르 군 통계 보고서』의 통계 자료를 인용한다. 해당 보고서의 표는 다음과 같다.

 

농민 집단별 토지 점유 및 사용 현황

 

구분

전체 가구 비율 (%)

분여지 (데샤티나)

구매 토지 (데샤티나)

임차지 (데샤티나)

대여지 (데샤티나)

사용 중인 전체 토지 (데샤티나)

파종 면적 (데샤티나)

가난한 집단

39.9

56,444.95

2,003.25

7,838.75

21,551.25

44,735.7

38,439.25

중간 집단

41.7

102,793.7

5,376

48,397.75

8,311

148,256.45

137,343.75

부유한 집단

18.4

61,844.25

26,530.75

81,645.95

3,039.25

166,981.7

150,614.45

합계

100

221,082.9

33,910

137,882.45

32,901.5

359,973.85

326,397.45

 

 

이 표는 중간 집단이 전체의 46.5%를 차지하며 타 집단보다 경작 가용 분여지를 더 많이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농민들은 분여지가 불충분하여 임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경작 면적이 대체로 50% 이상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중간 집단이 관리하는 토지의 절대적 규모는 증가했으나, 상대적 비중은 전체 면적의 41.2%, 경작 면적의 43%로 감소했다. 토지 점유의 최상위는 상위 집단이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하위 집단뿐만 아니라 중간 집단 역시 상위 집단의 토지 잠식으로 인한 직접적인 압박을 겪고 있다.

 

이러한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중간 집단의 경제적 실태는 다음과 같이 서술할 수 있다. 이 집단은 자가 경작을 기반으로 얻는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농민층으로 구성된다. 이들이 경작하는 토지 면적은 지역 농민 전체의 평균과 대등하며, 가구의 필수적인 수요를 충족하기에도 역부족이다. 농업 생산에 필수적인 가축과 농기구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 분배마저 불균등하여, 이들의 농업 경영은 상시적인 불안정과 위태로움에 처해 있다. 특히 하위 집단과 중간 집단을 잠식하려는 상위 집단의 팽창적 경향을 고려하면, 이들의 경제적 입지는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상위 집단인 부유 농민층은 타우리다 주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며, 가구당 25데샤티나 이상의 경작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농사용 가축, 농기구, 분여지 및 기타 토지 자산 측면에서 타 집단보다 우위에 있다는 사실은 앞선 논의에서 충분히 입증되었다. 상위 집단과 중간 집단의 격차는 경작 면적 통계 자료를 토대로 명확히 드러난다. 드네프르 군의 경우, 상위 집단은 가구당 평균 41.3데샤티나를 경작하지만, 군 전체 평균은 17.8데샤티나에 불과하다. 포스트니코프는 대규모 경작자의 번영이라는 현상을 제시했으나, 정작 중요한 지점인 지역 전체 농업 생산에서 이들이 점하는 위상과 그 번영이 다른 집단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립되는지에 대한 분석은 결여되어 있다.

 

해당 집단은 수적으로 매우 소수이다. 남부에서 가장 번영한 지역인 타우리다 주에서도 이들이 차지하는 인구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들이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이들 소수 부유층이 전체 농산물 생산에서 압도적인 위상을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우리다 소재 3개 군의 총 경작 면적 1,439,267데샤티나 중 절반을 상회하는 724,678데샤티나가 부유한 농민들의 수중에 집중되어 있다. 이 수치조차 상위 집단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온전히 담아내지는 못한다. 포스트니코프의 분석에서 나타나듯, 농장 운영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빈농 및 중간층 농민들과 비교할 때, 상위 집단은 단위 면적당 훨씬 높은 수확량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된 곡물 생산자는 상위 집단 농민들이며, (극히 중요하지만 종종 간과되는 사실은) 농업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개선 담론이 주로, 그리고 대개 잘사는 소수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개량 농기구의 분포 통계 자료를 살펴본다.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농민들이 사용하는 농기구의 현황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대부분의 농기구가 독일 이민자들의 것과 동일한 유형이지만, 그 종류가 한정적이고 품질이 낮은 경우가 많아 가격 또한 저렴하다. 예외적으로 드네프르 군의 남서부 지역에서는 원시적인 소러시아 농기구인 무거운 나무 쟁기와 나무 끝에 철을 덧댄 조파기가 여전히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타우리다의 다른 군들에서는 철제 개량 쟁기가 보편화되어 있으며, 조파기 또한 땅을 경작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서 철제 쟁기와 병행하여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써레는 철제 갈퀴를 갖춘 목제 도구가 주를 이루며, 말의 수에 따라 10피트와 7피트 규격으로 나뉜다. 조파기는 보통 3~5개의 날로 구성되며, 앞부분에 바퀴로 작동하는 작은 파종기가 달려 있어 이랑을 채우는 동시에 씨앗을 심기도 한다. 이 외에도 드물게는 씨앗을 파종한 후 땅을 고르는 목제 굴림대를 사용하며, 탈곡 시에는 돌 날이 장착된 여러 크기의 굴림대를 이용하는 방식이 보편적이다.

 

수확 기계는 최근 10년간 농민들 사이에 급격히 보급되어, 잘사는 마을의 경우 약 절반의 가구가 이를 소유하고 있다. 반면 풀 베는 기계, 말이 끄는 써레, 그리고 탈곡기는 보급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곡물을 운반하기 위해 독일식 사륜마차와 마자라가 주로 사용되는데, 이들 수레는 이제 상당수 러시아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제작된다. 또한 곡물의 키를 고르는 기계인 풍구는 농업 현장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213~5쪽).

 

농기구 분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젬스트보 통계 초록을 참조해야 한다. 타우리다 지역 통계학자들의 기록은 쟁기, 조파기, 수확기, 그리고 운송 수단 (마차와 마자라)에 국한되어 있어 통계의 완전성을 보장할 수는 없으나, 해당 집단별 농기구 보유 비중을 파악하는 유용한 근거가 된다. 메리토폴 군과 드네프르 군의 자료를 종합 분석하면 전체 쟁기 46,522개 중 상위 집단 경작자가 42.9%인 19,987개를 소유하고 있다. 마차의 경우 전체 59,478대 가운데 23,747대를 보유하여 39.9%의 점유율을 보이며, 수확기는 전체 3,061대 중 2,841대를 보유해 92.8%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상위 집단 농민의 노동 생산성이 하위 및 중간 집단보다 상당히 높다는 점은 이미 인용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충분히 입증되었다. 이제 대규모 경작자의 경제적 특징을 결정하는 기술적 특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포스트니코프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농업의 체계와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농민이 소유하고 이용하는 토지의 규모이다. 그러나 농민 농업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시골 주민 전체가 동일한 농업 유형을 영위한다는 전제하에 각 집단 간의 상호 의존성을 간과해 왔다. 이제 농사 체계에 대한 논의는 잠시 미뤄두고, 타우리다 지역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확인한 농민 집단별 농사 기술의 특성을 요약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요크 (Yoke)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가축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농가는 네댓 마리 이상의 농사용 가축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경제적 상황은 가축 보유 규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네 마리의 가축이 필요한 날이 네 개 달린 조파기와 달리, 다섯 개의 날을 갖춘 농기구는 다섯 마리의 가축을 필요로 한다. 쟁기질 직후 수행해야 하는 써레질의 경우, 여분의 말이 없는 농민은 쟁기질을 마친 후에야 작업이 수행되므로 흙이 말라 발아에 불리한 재배 여건이 조성된다. 또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쟁기질을 할 때 여분의 말이 없으면 물과 사료 운반에 차질이 생겨 작업이 지체된다. 이처럼 작업용 가축이 부족하면 파종 시기를 놓치게 되며, 이는 곧 생산성 저하로 직결된다. 반면, 다수의 농사용 가축과 여러 날을 갖춘 파종기를 보유한 농민은 기상 상황에 맞춰 신속하게 밭을 갈아 씨앗을 촉촉한 흙으로 덮을 수 있는 기술적 이점을 누린다. 일곱 마리의 농사용 가축을 ‘갖춘’ 농민은 다섯 개의 날을 가진 조파기와 두 개의 써레를 동시에 활용하여 ‘쉬지 않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추수 직후가 되면 농민 간 경제적 격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풍년일수록 대규모 노동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여섯 마리 이상의 가축을 보유한 농민은 곡식을 쌓아둘 필요 없이 즉시 탈곡할 수 있어 실어 시간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절감한다” (277쪽).

 

 

대규모 경작자의 살림살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 집단의 농업이 포스트니코프의 지적대로 ‘상업적’ 사업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상업 부문의 규모를 나타내는 통계는 이러한 진단을 뒷받침하는데, 경작 면적이 넓을수록 시장 지향적인 농산물 생산 비중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25~50데샤티나 규모의 농장은 전체 면적 중 52%가 상업 구역이었으나, 50데샤티나가 넘는 농장은 그 비율이 61%에 달했다.

 

현금 수입 측면에서도 이들의 상업적 성격을 명확히 드러난다. 부유한 집단 중 가장 낮은 수입을 기록한 농가조차도 가구당 574루블의 수입을 올려, 필수적인 현금 지출인 200~250루블을 상회하는 규모를 확보했다. 이로써 농장 확장이나 개량에 필요한 잉여 자금을 축적할 수 있었다. 포스트니코프는 “가구당 경작 면적이 50데샤티나가 넘는 부유한 농민들의 경우, 축산업의 일환인 털 굵은 양의 번식조차도 시장 지향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188쪽)고 설명한다.

 

포스트니코프가 충분히 다루지 않았던 소수 농민의 경제적 우위가 다수에게 미친 영향에 관한 논의는 필수적이다. 소수 부유층의 이러한 우위는 다수에게 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토지 임차 관련 통계는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입증한다.

 

타우리가 주 세 개 군의 농민들이 임차한 (미분여지와 분여지를 합쳐) 총 476,334데샤티나의 토지 중, 부유한 집단이 차지한 비중은 5분의 3을 상회하는 298,727데샤티나 (63%)에 달했다. 반면 중간 집단은 31%를 점유했으며, 가난한 집단의 몫은 6%에 불과했다. 상위 집단은 분여지만으로도 충분한 파종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대 토지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하위 두 집단이 부유한 농민들의 상업적 경작지 확대 과정에서 극심한 토지 부족과 고통을 겪었음이 명확해진다.

 

앞서 분여지의 임대 분포에 관한 통계가 제시된 바 있는데, 이로써 동일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농민 집단별로 분여지 임대차가 지니는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포스트니코프의 저서 제Ⅳ장에 기술된 임대차 유형에 관한 서술을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

 

“분여지는 남부 러시아 농민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토지는 차용증의 대출을 위한 보증 수단으로 활용되며, 타우리아 지역에서 이러한 차용증은 널리 유통된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채무가 상환될 때까지 대출업자에게 귀속된다. 이러한 토지는 1~2년 또는 8~11년의 장기 임대나 ‘매각’의 형태로 거래되며, 분여지 임대 시에는 읍이나 마을 관공서에 공식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관공서 앞에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모여 있는 대규모 군중은 다과가 차려진 가운데 분여지 ‘매각’을 진행하고 이를 마을 당국 장부에 기록하는 중이다.

 

분여지 ‘매각’은 가구 구성원 수에 따라 토지가 분할되어 근본적인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는 마을과, 실제 구성원 숫자에 따라 정기적인 토지 재분배가 이뤄지는 마을 모두에서 나타난다. 다만 후자의 경우 거래가 다음 재분배 전까지 단기적으로 이뤄지며, 재분배 날짜는 최근 지역 사회의 결정에 따라 미리 확정된다. 남부 러시아, 특히 타우리아 지역 농민들 사이의 이러한 분여지 거래는 부유한 농민들의 사활이 걸린 이해관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는 부유한 농민들이 막대한 면적의 토지를 경작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이며, 그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이점을 제공했다. 이 때문에 (부유한) 농민들은 토지 임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상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140쪽).

 

포스트니코프는 메리토폴 군 농정 위원회가 분여지 임대 시 마을 의회의 승인을 요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을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명령이 토지 거래 내역을 마을 법원에서 자취를 감추게 했을 뿐, 비공식적인 거래 자체를 근절하지는 못했음” (140쪽)을 강조한다.

 

부유한 농민은 막대한 규모의 토지를 임차했음에도, 실제 토지 매입을 주도한 핵심 집단이기도 했다. 드네프르 군의 경우 전체 매각 토지의 78%를 이들이 사들였으며, 메리토폴 군에서는 총 48,099데샤티나의 매각 토지 중 88%에 해당하는 42,737데샤티나를 구매하였다.

 

마지막으로, 신용을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 역시 이들 부유한 농민들이다. 남부 마을 대부 조합에 관한 기존 서술을 보충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묘사한 내용을 인용한다.

 

“오늘날 타우리아 주 마을들을 비롯하여 나라 곳곳에 무수히 들어선 마을 대부 조합들은 주로 부유한 농민들을 지원하며, 실제로도 그렇게 평가받는다. 타우리아 주 마을들에서 농민들은 종종 ‘드디어 유대인들을 몰아내고야 말았다!’고 말하곤 하는데, 정작 그렇게 말하는 이들은 모두 부유한 농민들이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농민들은 보증인을 구할 수가 없어 대출 자체가 사실상 차단되어 있다” (368쪽).

 

이러한 신용 독점 현상은 필연적 결과이다. 신용 거래는 구매 대금 지불을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실질적인 지불 수단을 갖춘 이들만이 대금을 치를 수 있다. 결국 남부 러시아 농민 중 이러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은 부유한 소수뿐이다.

 

생산 활동의 과실을 독점하는 이 집단의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임금 노동력에 ‘상당한 수준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그 노동력의 공급원이 필연적으로 하층 집단 구성원들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농업 부문에서 임금 노동자의 수를 정확히 산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며, 젬스트보 통계 또한 이러한 난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노동 수요가 급변하는 농업의 특성상 상시 고용된 노동자 신고만으로는 실질적인 착취 수준을 확인하기 어렵고, 계절 노동자 (일용직 노동자)의 규모를 파악하는 것 또한 사실상 차단되어 있다.

 

포스트니코프는 부유한 집단의 노동 기준을 노동력이 있는 가족 구성원 1인당 15데샤티나로 설정하여 집단별 임금 노동자 수를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저서 제Ⅶ장에서 경작 규모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기준은 기계화 수확이 뒷받침될 때에만 실현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부유한 집단 내에서도 수확 기계 보유 현황은 열 가구당 한 대꼴에 불과하다. 기계 소유주들이 자신의 수확을 마친 후 이를 대여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감안하더라도, 농민 대다수는 기계 없이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으며 그만큼 일용직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 따라서 상위 집단이 실제 고용하는 임금 노동력은 저자의 추산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으며, 그들이 벌어들이는 막대한 화폐 수입의 상당 부분은 정치 경제학적 관점에서 자본 소득으로 귀속된다.

 

세 번째 집단에 관한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평균 이상의 생산 수단을 보유하여 높은 노동 생산성을 확보한 부유층 농민은 지역 농업 생산의 주축으로서 나머지 집단에 비해 우위를 점한다. 이들의 농업은 상업적 성격을 띠며, 대부분 임금 노동자의 착취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남부 러시아 농민 농업에 관한 포스트니코프의 저서 자료를 체계화하여, 세 주민 집단이 경제적 상황에서 보이는 정치경제학적 차이를 살펴보았다. 농민을 집단별로 구분하지 않는 연구는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점이 본 분석에서 증명된다. 포스트니코프 역시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 집단 분류를 시도하지 않은 젬스트보 통계학자들을 향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는다” (Ⅻ쪽)고 비판한 바 있다.

 

물론 포스트니코프 스스로가 농민을 ‘명확한’ 집단으로 체계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비판이 온전한 정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농가 간의 양적·질적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순히 ‘부유함의 정도’가 아닌 농업의 사회적·경제적 성격에 따른 집단 분류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젬스트보 통계학자들이 향후 이러한 분류 체계를 도입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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