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포스트니코프 분석의 구조적 한계)

 

 

포스트니코프는 농가별 경제 상태의 “엄청난 다양성”을 입증하며, 이는 단순히 재산 상태와 경작 면적의 차이만이 아니라 농업 경영의 성격 전반에 걸친 분화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다양성”이나 “차이”라는 범주로 정의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가축 보유량의 차이와 같이 단순한 양적 격차는 경제적 ‘차이’라는 범주에 머물지만, 생계 유지만이 아니라 이윤 극대화를 위해 수십 데샤티나의 토지를 임차하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는 타인의 생존 기반인 토지 접근 기회를 박탈하는 구조적 배제이며,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갈등’ (323쪽) 또는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 (XXXII쪽)로 규정되는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가축 보유량과 같은 통계적 수치로 확인되는 경영 규모의 격차는 생산 목적이 생계 유지만이 아니라 이윤 추구로 전환될 때 그 본질을 달리한다. 자급적 토지 임차에서 대규모 토지 임차 행위는 타인의 경작 기회를 박탈하는 구조적 배제를 초래하며, 이는 단순한 ‘갈등’이나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이라는 범주가 아니다. 포스트니코프는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그 이면에 내재된 착취적 함의를 온전히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농민층 내부에 심화된 경제적 갈등은 단순한 재산 보유량에 따른 계급 분화를 상회한다. 앞서 언급된 지표들이 양적 차이를 나타내는 데 그친다면 기존의 구분으로 충분할 것이나, 현실의 경제적 격차는 그 이상의 질적 변모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규모의 차이를 상회하여 생산 관계의 본질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농민층 내 격차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도식적 분류를 탈피해야 한다.

 

일부 농민층이 상업적 이윤 창출로 막대한 현금 수입을 확보하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농업만으로 생계 유지조차 난망한 구조적 모순이 존재한다. 상위 계급이 하위 계급의 몰락을 토대로 농업 경영을 고도화하고, 부유한 농민이 대규모 노동력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가난한 농민들이 노동력을 판매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은 명백한 질적 차이를 드러낸다. 따라서 농민층 분류의 핵심 과제는 단순한 기술적 변수가 아닌, 경제 질서에서 파생된 생산 관계의 본질적 특성을 규명하는 것에 두어야 한다.

 

포스트니코프는 농민층 내부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경제적 격차에 주목하지 않았다. 그가 “주민을 집단별로 범주화하여 구분할” (110쪽)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시도한 바 있으나, 이러한 분류 작업은 농민층의 질적 편차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해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포스트니코프는 “농민층을 경제 집단별로 범주화하고자, 비록 지역마다 일관된 경제적 함의를 지니지는 않으나 농민의 자의식 및 젬스트보 통계학자의 조사 결과와 부합하는 기준을 채택한다. 그는 농민이 소유한 농사용 가축의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농장 운영 자립도를 농민층 구분의 핵심 지표로 상정한다” (110쪽).

 

“현재 남부 러시아의 농민층은 경제 자립도와 영농 방식을 기준으로 크게 세 집단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1. 완전한 영농 체계를 갖춘 농가로, 쟁기를 비롯한 농기구 구동에 필요한 가축을 충분히 보유하여 타 농민과 협업하거나 고용하거나 노동력을 빌리지 않고 자가 자산만으로 경작이 독립적인 집단이다. 쟁기나 조파기 운용 시 최소 두세 쌍의 가축을 동원하므로 성인 노동자 두세 명과 시간제 노동자 한 명을 기본 인력으로 운용한다.

 

2. 자체 보유한 가축만으로는 독자적인 경작이 어려워 인접 농가와의 협업이 필수적인 요커 (yoker) 계급이 존재한다. 이들은 통상 한두 쌍의 가축을 확보하여 한두 명의 성인 노동력을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세 쌍 이상의 가축 동력이 요구되는 견고한 토양의 경작 시에는 보유 가축의 한계로 인해 상호 협조 체계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3. 가축을 전혀 보유하지 못하거나 단 한 마리의 가축만을 소유한 영세 농가, 이른바 ‘뚜벅이’ 계급이다. 이들은 독립적인 영농 활동이 제한되어 타 농가로부터 가축을 임차해 경작하거나, 소유지를 임대하고 수확물 일부를 분배받는 형태의 종속적 생산 구조에 의존한다.

 

농사용 가축 보유 규모와 그 운용 방식은 농민의 경제적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이며, 이는 농민 스스로가 자신의 위상을 파악하는 기초적인 준거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에 따른 계급 구분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각 집단 내부 및 집단 간의 접점에서 다양한 변주와 변형된 형태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121쪽).

 

전체 가구 가운데 해당 집단이 점유하는 비율은 다음과 같다. (125쪽).

 

군별 가축 이용 방식에 따른 작업 형태 비율 (%)

 

구분

보유 가축으로 작업

요킹 기반으로 작업

빌린 가축으로 작업

재배지 없음

베르단스크 군

37.0

44.6

11.7

6.7

메리토폴 군

32.7

46.8

13.0

7.5

드네프르 군

43.0

34.8

13.2

9.0

 

 

이 표와 나란히 저자는 각 군별 농사용 가축 보유 규모에 가구 분류를 제시하여 가축 분포 현황을 구체화한다.

 

군별 가구당 농사 가축 보유 비중 (%)

 

구분

4마리 이상

2~3마리

1마리

없음

베르단스크 군

36.2

41.6

7.2

15.0

메리토폴 군

34.4

44.7

5.3

15.6

드네프르 군

44.3

36.6

5.1

14.0

 

 

타우리다 지역 내 농사용 가축은 네 마리 이상이 하나의 완전한 조를 형성한다.

 

포스트니코프의 분류 방식은 각 집단 내부의 뚜렷한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포스트니코프는 “남부 러시아에서 농가 집단 내 가축 보유 현황은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다수의 가축을 보유한 부유한 농민과 소규모 가축에 의존하는 가난한 농민이 공존하는 구조이다. 특히 부유한 농민은 가축 6~8마리 이상으로 완전한 작업조를 구성한 계급과 4~6마리를 보유한 계급으로 재분류된다. 이처럼 ‘뚜벅이’ 범주에 속한 가구들 사이에서도 경제적 수준에 따른 뚜렷한 격차가 확인된다” (124쪽).

 

포스트니코프의 분류 체계는 젬스트보 통계가 가축 보유 수가 아닌 경작 면적을 기준으로 주민을 분류한다는 점으로 인해 통계적 한계를 드러낸다. 따라서 각 계급의 경제적 실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경작 면적을 지표로 한 분류 체계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포스트니코프는 주민들을 경작 면적에 따라 세 집단으로 구분한다. 10데샤티나 미만의 소규모 경작자나 무토지 농가는 “가난한” 집단으로, 10~25데샤티나를 경작하는 중간 규모 경작자는 중간층으로, 가구당 25데샤티나 이상을 보유한 대규모 경작자는 잘사는 집단으로 범주화하며, 각 계급의 구체적인 규모를 다음과 같이 상술한다.

 

“이주민을 제외한 타우리다 농민 가구 구성은 대규모 경작자가 전체의 약 6분의 1, 중간 규모 경작자가 약 40%, 소규모 또는 무토지 가구가 40%를 다소 상회하는 비율로 나타난다. 타우리다 소재 군 전체 인구 (이주민 포함)를 기준으로 할 경우, 대규모 경작자는 약 20%, 중간 규모 경작자와 소규모 또는 무토지 가구는 각각 약 40%의 비중을 점한다” (112쪽).

 

독일 이민자를 포함하더라도 집단별 분포 변화는 극히 미세한 수준이기에, 군 전체의 전반적인 통계를 활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

 

이제 각 집단의 경제적 상황을 정확하게 규명하여 농민층 내부의 경제적 갈등 정도와 그 원인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니코프는 인용된 통계 자료의 편차와 집단별 낮은 정밀도의 불충분한 명확성으로 인해, 스스로 이러한 분석적 임무를 설정하지 않았다.

 

타우리다 소재 군 인구의 5분의 2를 차지하는 빈농 집단을 우선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농업의 핵심 생산 수단인) 농사용 가축 보유량은 해당 집단의 빈곤 수준을 가늠하는 결정적 지표이다. 타우리다 주 3개 군의 전체 농사용 가축 263,589마리 중 최하위 집단이 점유한 비중은 17%인 43,625마리에 불과하며, 이는 평균 대비 2와 1/3배 낮은 수치이다. (117쪽). 최하위 집단을 세분화할 경우, 가축 미소유 가구 비율은 각각 80%, 48%, 12%로 집계된다. 포스트니코프는 이러한 통계를 토대로 “가축 미소유 현상이 경작지가 없거나 가구당 10데샤티나 미만을 경작하는 집단에서만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난다”(135쪽)는 결론에 이른다.

 

이 집단의 경작 면적은 가축 보유량과 비례하여 나타난다. 타울리다 주 3개 군의 전체 경작지 962,933데샤티나 중 이들이 경작하는 면적은 146,114데샤티나로 전체의 15%에 그친다. 임차지를 합산할 경우 경작 면적은 174,496데샤티나로 늘어나지만, 타 집단 역시 경작지를 추가 확보함에 따라 이들의 점유 비율은 오히려 12%로 하락한다. 즉, 전체 인구의 3/8을 상회하는 집단이 전체 경작지의 1/8만을 점유하는 불균등이 발생한다. (가족의 생계 유지를 충족하는) 중간 규모 경작자를 표준으로 간주할 때, 평균 대비 3와 1/3배 낮은 면적을 경작하는 이 집단은 구조적으로 정당한 몫을 박탈당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해당 집단의 농업이 극도로 영세하게 운영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타우리다 주 소재 군 인구의 33~39%, 즉 최하위 집단의 압도적 다수가 농기구를 일절 보유하지 못하는 현실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농기구의 절대적 부족은 농민들의 경작 포기와 분여지 임대로 귀결된다. 포스트니코프는 (농장이 이미 완전히 황폐화된 상태인) 이러한 임대인들이 가난한 집단의 약 1/3을 점유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농민들이 흔히 분여지를 ‘팔아치운다’고 표현하는 이러한 토지 유출 현상은 젬스트보 통계 전반에서 대규모로 포착된다.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여 일부 학술지는 분여지의 양도 금지를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포스트니코프는 분여지 양도 금지 조치를 주장하는 관점들이 정부의 행정적 결정이 지닌 위력을 과신하는 관료적 맹신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하며 그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농민 생활의 경제 구조에 심층적으로 뿌리 내린 문제를 단순히 법적인 임대 금지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농기구와 필수 생산 수단을 결여한 농민은 분여지를 자력으로 활용할 방도가 없기에, 이를 운용할 능력이 있는 타인에게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임대 금지 조치는 오히려 ‘비공식’ 임대 거래를 유발하여 통제 불능의 상황을 초래할 뿐이며, 궁극적으로는 선택지가 없는 가난한 농민을 더욱 불리한 계약 조건으로 내몰게 된다. 나아가 밀린 세금을 대신해 마을 법원 ‘관할’ 압류 및 임대되는 분여지가 증가하는 현실 또한 가난한 농민의 경제적 몰락을 가속화하는 기제로 작용할 뿐이다” (140쪽).

 

가난한 집단 전반에 걸쳐 경제적 수준의 절대적 하락이 확인된다. 포스트니코프에 따르면 “최하위 집단 내에서 가축을 빌려 소규모 경작을 이어가는 가구와 경작을 완전히 포기한 가구 간의 경제적 격차는 미미하다. 전자가 분여지 일부를, 후자가 전체를 동네 사람들에게 임대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 두 집단 모두 고향에 잔류하며 지역 내 고용 노동이나 농사일을 보조하는 외부 일자리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처지에 놓여 있다. 따라서 이들 두 범주의 농민은 생산 수단인 가축과 농기구의 결여로 인해 농장을 상실했거나 몰락 직전에 직면한 하나의 계급으로 ‘범주화’하여 고찰해야 한다” (135쪽).

 

포스트니코프는 “농장을 상실했거나 경작 능력을 잃은 가구를 이미 몰락한 계급으로, 분여지를 임대하고 잔여지를 경작하는 이들을 잠재적 몰락 후보군으로 분류하며” 분석을 이어간다. “흉작, 화재, 가축 상실 등과 같은 예기치 못한 재난은 이들을 일용 노동자나 비경작 농민으로 전락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특히 생산 수단인 가축을 상실한 가구는 경제적 기반이 붕괴하는 첫 단계에 진입하며, 빌린 가축에 의존하는 영세 경작 또한 불안정한 생산성으로 인해 한계에 직면한다. 이러한 취약 계급은 신용도가 낮아 마을 대부 조합으로부터 배제되며, 자금 확보의 통로조차 차단된다.”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군의 사례를 들어 국영 자금 기반의 대부 조합이 오히려 부유한 농가에만 혜택을 집중시키는 구조”를 지적한다. “빈농은 대출 과정에서 더욱 가혹한 조건을 강요받으며, 연체된 세금과 채무는 결국 자신의 토지를 상실하게 만드는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한다” (139쪽).

 

빈농 계급의 농업적 몰락 정도는 농장 운영 실태에 관한 저자의 분석 부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저자는 가구당 10데샤티나 미만을 경작하는 영세 농장의 경우, “농사 조건의 불확실성이 극심하여 기존의 표준적 체계로는 설명이 곤란하다” (278쪽)고 단언한다.

 

최하위 농민 집단의 농업적 특징에 관한 기존의 분석은 그 규모의 방대함에도 여전히 불완전하다. 이들의 잠재적 역량은 배제된 채, 농장의 쇠퇴와 경작지의 부족, 파종의 무질서함이라는 구조적 취약성만이 일방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바크무트 군의 통계는 “종자 파종의 정형성 결여를 근거로 이들을 영세 소농으로 규정하며, 독립적인 경작자로서의 경제적 주체성을 부정한다” (278쪽). 그러나 (타우리다 3개 군에서만 3만 가구, 20만 명을 상회하는) 이들 농민 계급의 존재는 단순한 통계적 일시 현상으로 치부될 수 없다. 생산 수단이 결여된 조건 속에서도 지속되는 이들의 생존 양식에 대한 정밀한 규명이 요구된다.

 

이들 생존의 핵심은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는 데 있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이 농민 집단은 농장 날품팔이와 외부 임금 노동을 주된 생계 수단으로 삼는다. 남부 러시아의 빈약한 수공업 기반을 고려할 때, 이들의 수입은 사실상 농업 노동에 고용된 대가로 귀결된다. 이러한 빈농 경제의 본질이 노동력 판매에 있음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젬스트보 통계의 범주에 따른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우선 농장을 소유하지 않은 가구는 전적으로 농업 노동자에 해당한다. 또한 경작 면적이 5데샤티나 미만 (평균 3.5데샤티나)인 집단의 경우, 경작지 구성 요소인 농장 용역, 사료, 식량, 상업 구역을 유지하기에 역부족이다. 포스트니코프 또한 “경작 면적 5데샤티나 미만의 집단은 상업적 영농이 무력하므로, 오직 농장 노동을 포함한 외부 수입에 의존해야만 생존이 영위되는 구조임을 지적한다.” (319쪽).

 

마지막으로 가구당 5~10데샤티나의 경작지를 보유한 농민 집단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의 핵심 과제는 독립적 농업 활동과 외부 “소득”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엄밀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전형적인 농민 가계 예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수적이다. 포스트니코프는 예산 통계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자료 수집의 난해함과 통계학자의 권한 한계” (107쪽)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회의적 견해와 달리, 실제로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예산 자료 확보가 용이하다. 『모스크바 주 통계 보고서』 (제Ⅵ권, Ⅶ권 경제 통계)는 농민 경제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흥미로운 분석 준거를 제공하며, 보로네시 주의 사례와 같이 가구 단위의 정밀한 예산 통계 역시 이미 실증적으로 수집되고 있다.

 

포스트니코프가 제시한 예산 자료의 불충분함은 분석의 한계를 드러내는 핵심적 요인이다. 그가 인용한 자료는 독일 이민 농민 7명과 러시아 농민 1명에 국한되며, (특히 러시아 농민조차 최소 39.5데샤티나를 경작하는) 대규모 경작자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농민층을 대변하기 어렵다. 이들의 경제적 실태는 이미 젬스트보 통계 자료를 근거로 충분히 규명된 사안이다. 포스트니코프는 “농민들의 낮은 회계 관념과 자료 수집의 난항을 토로하며, 농민들이 주요 지출은 파악하더라도 세부 항목에 대한 정보는 불투명하다” (288쪽)는 점을 한계로 지적한다. 그러나 젬스트보 가구별 실태 조사에서 이미 확인된 경제 상황에 대해 단순히 “90개의 서술과 하나의 평가”를 수집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비록 세부 내역이 일부 결락되더라도 실질적인 예산 사례를 더 폭넓게 확보하는 분석적 접근이 필요했다.

 

예산 자료의 부재라는 제약 속에서 해당 농민 집단의 경제적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분석 통계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포스트니코프가 추산한 가구당 필요 경작 면적이다.

 

둘째는, 경작 면적별 4구역 분류 통계와 지역 농민의 평균 현금 지출액이다.

 

포스트니코프는 가구별 식량, 종자, 사료 확보에 필요한 최소 경작 면적을 산출한 근거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결론을 도출한다.

 

“농가가 안정적인 생활 수준을 유지하며 농업 수입만으로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16~18데샤티나의 경작지가 필요하다. 이는 가구원 6.5명의 생계 유지를 위한 4데샤티나, 농사용 말 3마리의 사료 확보를 위한 4.5데샤티나, 종자 확보를 위한 1.5데샤티나, 그리고 판매용 곡물 생산을 위한 6~8데샤티나를 합산한 수치이다. 타우리다 지역 농가의 평균 경작 면적은 약 18데샤티나에 달하나, 전체의 40%는 10데샤티나 미만을 보유하는 영세한 실정이다. 이들이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외부 고용과 토지 임차로 부족한 수입을 보전하기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이들의 경제적 구조는 예비 자금 확보가 결여된 불안정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272쪽).

 

조사 대상 집단의 가구당 평균 경작 면적은 필요 면적인 17데샤티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8데샤티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해당 집단에 속한 농민들의 주된 수입원은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는 ‘고용’ 노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포스트니코프가 제시한 경작지 분할 통계 자료를 분석하면, 8데샤티나의 경작 면적 중 종자 확보에 0.48데샤티나, 농사용 가축 (2마리)의 사료 확보에 3데샤티나, 그리고 가족 (약 5.5명)의 식량 확보에 3.576데샤티나가 소요된다. 이 경우 상업용 곡물 생산에 할당되는 면적은 1데샤티나 미만인 0.944데샤티나에 불과하며, 이를 기반으로 예상 수입은 30루블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타우리다 주민의 필수 현금 지출액은 이러한 농업 수입을 훨씬 상회한다. 농민들 스스로도 이러한 구조적 격차를 직시하고 있기에, 예산보다는 실질적인 현금 지출 규모를 기준으로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용이하며, 이러한 계산법은 해당 농가의 경제적 한계를 명확히 드러낸다.

 

“일하는 부부와 4명의 자녀로 구성된 평균적인 가구가 임차 없이 자영농 (약 20데샤티나)으로 생계를 유지할 때 필요한 연간 현금 지출은 200~250루블이며, 극도로 절약하더라도 최소 150~180루블이 요구된다. 이 최소 소득조차 충족하지 못할 경우, 농가는 가축 및 농기구 유지비를 절감하거나 토지 임차로 ‘부가 수입’을 도모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평균 이하의 경제 규모를 지닌 조사 대상 집단의 경우, 자영 농업 수익 117.5루블 (상업용 곡물 30루블과 기타 87.5루블의 합)과 고용 노동 수익 120루블을 상정할 수 있다.” (289쪽). 결과적으로 이 집단의 농민은 독자적인 농업만으로는 필수 현금 지출의 절반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하위 집단 내 세부 부문들의 경제적 특징을 검토한 결과, 농민 대다수가 소규모 경작을 영위함에도 그 생계의 핵심 원천은 노동력 판매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독립적 생산자라기보다 사실상 고용 노동자의 범주에 속한다.

 

포스트니코프는 하위 집단 농민들의 경제적 특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으며, 자영 농업과 외부 고용 간의 상관관계를 충분히 해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연구적 결함을 지닌다. 이러한 분석의 부재는 하위 농민들이 희소한 토지를 오히려 타인에게 임대하는 모순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나아가 생산 수단의 양적 부족이 농업 운영의 일반적 특성과 연계되지 못한 결과, 가난한 농민들이 필수적 요구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 은폐되었다. 결국 생산 수단을 상실한 농민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노동력을 타인의 생산 수단에 결합하는 고용 노동자로 전락하게 되며, 이는 생산 수단의 평균적 보유량이 생존을 위한 임계치에 불과한 현실에서 기인한 필연적 귀결이다.

 

인구의 40%를 점유하는 ‘중간’ 집단은 가구당 10~25데샤티나를 경작하는 농민들로 구성된다. 이들의 생산 수단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가구당 경작 면적은 16.4데샤티나로 농민 전체 평균인 17데샤티나를 하회하며, 가구당 보유 가축 역시 전체 평균 7.6마리에 미치지 못하는 7.3마리에 머무른다. (다만 농사용 가축의 경우 전체 평균 3.1마리보다 소폭 많은 3.2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가구당 총 경작지는 군 평균인 20~21데샤티나보다 적은 17~18데샤티나 수준으로, 포스트니코프의 기준에 근거할 때, 이들 집단의 자가 생산량은 단순 생계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모에 불과하다.

 

이러한 정황상 해당 집단의 농업이 가장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 추측할 수 있으나, 실제 현실은 그와 정반대다. 이들이 생산 활동의 목적을 이윤 창출이 아닌 단순 생계 유지와 필수 경비 충당에 둠에도, 실제 농업 운영 체계를 면밀히 분석하면 상당한 수준의 불안전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면상 16데샤티나의 경작 면적은 자급자족을 위한 충분한 기반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농업 수익으로 필수 경비를 충당하기에 부족하다. 이로 인해 10~16데샤티나를 경작하는 농민들은 생계를 위해 외부 고용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다. 포스트니코프의 추산에 따르면, 이 집단은 내부적으로 2,846명의 노동력을 고용함과 동시에 그보다 543명 많은 3,389명을 외부로 유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집단 농가의 절반가량은 상시적인 결핍 상태에 놓여 있다.

 

가구당 농사용 가축 보유량은 3.2마리에 불과하여, 온전한 한 조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4마리에 미치지 못한다. 필요하다. 이러한 가축 부족 현상으로 인해 다수 농가는 자가 경작을 위해 타 농가와의 협업 (yoking)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가구는 이러한 ‘요커 (yoker)’ 집단에 속한다. 한 조를 이룬 가축을 보유한 가구 비율이 전체의 약 40%임을 고려할 때, 그중 20%는 부유한 상위 집단이며 나머지 20%만이 중간 집단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중간 집단 내 가구의 절반가량은 자력으로 가축 조를 구성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포스트니코프는 해당 집단의 정확한 요커 수치를 명시하지 않았으나, 젬스트보 통계 초록을 분석하면 구체적인 통계가 확인된다.

 

10~25데샤티나 경작 집단 생산 수단 현황

 

구분

가구 수

경작 면적 (데샤티나)

보유 가축 이용

4,218

79,776.55

요킹 이용

9,201

141,483.26

빌린 가축 이용

321

4,405.8

기타 수단

49

773.3

합계

13,789

226,389.21

 

 

메리토폴 군에서는 가구의 3분의 1 미만, 드네프르 군에서는 절반 미만의 농가만이 자신의 가축을 동원해 자기 땅을 경작한다. 따라서 세 개 군을 합산하여 추산한 요커 (yoker)의 비율은 결코 과장된 수치가 아니며, 오히려 실제보다 낮게 평가된 측면이 있다. 농부가 자신의 가축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사실은 농업 운영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경제적 관점과 생활 풍습 모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요킹 (yoking) 체계에 관한 포스트니코프의 서술을 인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는 해당 현상이 지닌 의미를 충분히 주목하지 않았다.

 

“말 세 마리가 끄는 힘이 한 마리의 세 배에 미치지 못한다는 역학적 제한으로 인해, 요킹을 기반으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표준 작업 면적은 (자가 가축을 보유한 농민들보다) 더 작다. 요크를 주선하는 이들은 대개 친척 관계로, 마을 건너편에서 거주하기도 한다. 요크로 묶인 가구들이 경작하는 총 토지 면적은 단일 가구 경작지의 약 두 배에 달하며, 이는 구역 간 이동 시간을 증가시킨다.” “토지가 분할될 경우 각 농가는 특정 밭에서 인접한 땅을 배분받는데. 소규모 농가일수록 배분받는 면적이 적다.

 

타우리다 주의 요킹 상황은 매우 다양하다. 조파기를 소유한 요커는 추가적인 경작지를 확보하거나, 조파기가 없는 농가가 이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수리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방식이 존재한다. 또한 요크에 동원되는 가축 수에 따라 쟁기질 가용 일수를 조정하기도 한다. 카멘카 마을에서는 조파기 소유자에게 봄철 현금 보상 (3~6루블)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 “요커들 간에는 합의 도출의 어려움, 작업 도중의 이탈, 가축 부족으로 인한 마구 돌려쓰기 등 다툼과 비효율이 빈번하다. 유즈쿠이 마을의 경우 요킹 체계의 작업 속도가 기준 수준의 절반인 하루 1데샤티나 미만에 그치기도 한다” (233쪽).

 

가축뿐만 아니라 농기구 부족 문제 또한 심각하다. 가구당 농기구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모든 군의 중간 집단이 최소 1개 이상의 쟁기질 도구를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나, 해당 집단 내에서도 농기구의 분포는 전혀 균등하지 않다. 포스트니코프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지 않았기에, 젬스트보 통계 초록을 토대로 실태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드네프르 군의 경우 8,227가구 중 1,808가구가 쟁기질 도구를 전혀 보유하지 않아, 농기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구의 비율이 전체의 21.9%에 달했다. 메리토폴 군에서는 13,789가구 중 2,954가구가 이에 해당하며, 그 비율이 21.4%로 나타났다. 쟁기질 도구의 보유 여부는 농가의 경제적 위상을 가르는 명확한 척도로 작용한다. 도구를 전혀 갖추지 못한 농가는 하위 집단에, 하나 이상의 도구를 갖춘 농가는 상위 집단에 근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쟁기를 전혀 보유하지 않은 가구의 비중은 드네프르 군에서 32.5%, 메리토폴 군에서 65.5%로 훨씬 높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남부 러시아 농업에서 수확 기계는 부족한 노동력과 방대한 경작 면적으로 인한 긴 처리 시간을 보완하는 핵심 요소임에도, 실제 보유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드네프르 군은 (400가구당 1대꼴인) 20대, 메리토폴 군은 (700가구당 1대꼴인) 178.5대를 보유하는 데 그쳤다.

 

포스트니코프는 해당 집단의 전반적인 농업 체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농사용 가축을 네 마리 미만으로 보유한 가구는 밭을 경작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크 (yoke) 체계를 활용해야 한다. 이 범주의 농가는 노동력이 1-2명에 불과하며, 영세한 농장 규모와 농기구 부족, 그리고 요크 체계의 결합으로 인해 작업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요커들은 대부분 날이 세 개 달린 소형 조파기를 사용하여 작업 속도가 더디다. 또한 이웃의 기계를 빌려 추수하려면 이웃의 작업이 완료할 때까지 대기해야 하며, 수작업을 택할 경우 인건비 상승과 긴 소요 시간이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노동력이 부족한 농민들은 집안일이나 사회적 의무 수행 시 작업에 큰 차질을 빚는다. 특히 멀리 떨어진 밭에서 작업할 경우 쟁기질과 파종이 끝날 때까지 한 주 내내 밭에 상주해야 하는데, 가족을 돌보기 위해 마을을 빈번히 왕래하는 과정에서 작업은 더욱 지체된다” (278쪽).

 

타우리다 주 세 개 군 전역에서 가족 구성원 수를 조사한 포스트니코프의 자료 (143쪽)에 따르면, 이러한 영세 농가는 해당 집단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다.

 

드네프르 군 농민 집단별 남성 노동력 보유 현황 (100가구당)

 

구분

남성 노동력 없음

1명

2명

3명 이상

무경작

19.0

67.0

11.0

3.0

5데샤티나 미만

9.0

77.6

11.7

1.7

5~10데샤티나

4.2

74.8

17.7

3.3

10~25데샤티나

1.7

59.0

29.0

10.3

25~50데샤티나

1.2

40.0

35.7

23.1

50데샤티나 이상

0.9

25.0

34.3

39.8

평균

4.3

60.6

24.6

10.5

 

 

이 표를 토대로 중간 집단 농가의 5분의 3가량이 가족 중 노동력이 한 명이거나 전무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중간 집단과 상위 집단 간의 관계 및 농장 운영의 전반적인 안정성을 규명하기 위해, 농민이 처분할 수 있는 토지와 그중 경작 면적이 이들 집단 사이에서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보여주는 『드네프르 군 통계 보고서』의 통계 자료를 인용한다. 해당 보고서의 표는 다음과 같다.

 

농민 집단별 토지 점유 및 사용 현황

 

구분

전체 가구 비율 (%)

분여지 (데샤티나)

구매 토지 (데샤티나)

임차지 (데샤티나)

대여지 (데샤티나)

사용 중인 전체 토지 (데샤티나)

파종 면적 (데샤티나)

가난한 집단

39.9

56,444.95

2,003.25

7,838.75

21,551.25

44,735.7

38,439.25

중간 집단

41.7

102,793.7

5,376

48,397.75

8,311

148,256.45

137,343.75

부유한 집단

18.4

61,844.25

26,530.75

81,645.95

3,039.25

166,981.7

150,614.45

합계

100

221,082.9

33,910

137,882.45

32,901.5

359,973.85

326,397.45

 

 

이 표는 중간 집단이 전체의 46.5%를 차지하며 타 집단보다 경작 가용 분여지를 더 많이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농민들은 분여지가 불충분하여 임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경작 면적이 대체로 50% 이상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중간 집단이 관리하는 토지의 절대적 규모는 증가했으나, 상대적 비중은 전체 면적의 41.2%, 경작 면적의 43%로 감소했다. 토지 점유의 최상위는 상위 집단이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하위 집단뿐만 아니라 중간 집단 역시 상위 집단의 토지 잠식으로 인한 직접적인 압박을 겪고 있다.

 

이러한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중간 집단의 경제적 실태는 다음과 같이 서술할 수 있다. 이 집단은 자가 경작을 기반으로 얻는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농민층으로 구성된다. 이들이 경작하는 토지 면적은 지역 농민 전체의 평균과 대등하며, 가구의 필수적인 수요를 충족하기에도 역부족이다. 농업 생산에 필수적인 가축과 농기구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 분배마저 불균등하여, 이들의 농업 경영은 상시적인 불안정과 위태로움에 처해 있다. 특히 하위 집단과 중간 집단을 잠식하려는 상위 집단의 팽창적 경향을 고려하면, 이들의 경제적 입지는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상위 집단인 부유 농민층은 타우리다 주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며, 가구당 25데샤티나 이상의 경작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농사용 가축, 농기구, 분여지 및 기타 토지 자산 측면에서 타 집단보다 우위에 있다는 사실은 앞선 논의에서 충분히 입증되었다. 상위 집단과 중간 집단의 격차는 경작 면적 통계 자료를 토대로 명확히 드러난다. 드네프르 군의 경우, 상위 집단은 가구당 평균 41.3데샤티나를 경작하지만, 군 전체 평균은 17.8데샤티나에 불과하다. 포스트니코프는 대규모 경작자의 번영이라는 현상을 제시했으나, 정작 중요한 지점인 지역 전체 농업 생산에서 이들이 점하는 위상과 그 번영이 다른 집단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립되는지에 대한 분석은 결여되어 있다.

 

해당 집단은 수적으로 매우 소수이다. 남부에서 가장 번영한 지역인 타우리다 주에서도 이들이 차지하는 인구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들이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이들 소수 부유층이 전체 농산물 생산에서 압도적인 위상을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우리다 소재 3개 군의 총 경작 면적 1,439,267데샤티나 중 절반을 상회하는 724,678데샤티나가 부유한 농민들의 수중에 집중되어 있다. 이 수치조차 상위 집단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온전히 담아내지는 못한다. 포스트니코프의 분석에서 나타나듯, 농장 운영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빈농 및 중간층 농민들과 비교할 때, 상위 집단은 단위 면적당 훨씬 높은 수확량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된 곡물 생산자는 상위 집단 농민들이며, (극히 중요하지만 종종 간과되는 사실은) 농업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개선 담론이 주로, 그리고 대개 잘사는 소수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개량 농기구의 분포 통계 자료를 살펴본다.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농민들이 사용하는 농기구의 현황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대부분의 농기구가 독일 이민자들의 것과 동일한 유형이지만, 그 종류가 한정적이고 품질이 낮은 경우가 많아 가격 또한 저렴하다. 예외적으로 드네프르 군의 남서부 지역에서는 원시적인 소러시아 농기구인 무거운 나무 쟁기와 나무 끝에 철을 덧댄 조파기가 여전히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타우리다의 다른 군들에서는 철제 개량 쟁기가 보편화되어 있으며, 조파기 또한 땅을 경작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서 철제 쟁기와 병행하여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써레는 철제 갈퀴를 갖춘 목제 도구가 주를 이루며, 말의 수에 따라 10피트와 7피트 규격으로 나뉜다. 조파기는 보통 3~5개의 날로 구성되며, 앞부분에 바퀴로 작동하는 작은 파종기가 달려 있어 이랑을 채우는 동시에 씨앗을 심기도 한다. 이 외에도 드물게는 씨앗을 파종한 후 땅을 고르는 목제 굴림대를 사용하며, 탈곡 시에는 돌 날이 장착된 여러 크기의 굴림대를 이용하는 방식이 보편적이다.

 

수확 기계는 최근 10년간 농민들 사이에 급격히 보급되어, 잘사는 마을의 경우 약 절반의 가구가 이를 소유하고 있다. 반면 풀 베는 기계, 말이 끄는 써레, 그리고 탈곡기는 보급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곡물을 운반하기 위해 독일식 사륜마차와 마자라가 주로 사용되는데, 이들 수레는 이제 상당수 러시아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제작된다. 또한 곡물의 키를 고르는 기계인 풍구는 농업 현장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213~5쪽).

 

농기구 분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젬스트보 통계 초록을 참조해야 한다. 타우리다 지역 통계학자들의 기록은 쟁기, 조파기, 수확기, 그리고 운송 수단 (마차와 마자라)에 국한되어 있어 통계의 완전성을 보장할 수는 없으나, 해당 집단별 농기구 보유 비중을 파악하는 유용한 근거가 된다. 메리토폴 군과 드네프르 군의 자료를 종합 분석하면 전체 쟁기 46,522개 중 상위 집단 경작자가 42.9%인 19,987개를 소유하고 있다. 마차의 경우 전체 59,478대 가운데 23,747대를 보유하여 39.9%의 점유율을 보이며, 수확기는 전체 3,061대 중 2,841대를 보유해 92.8%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상위 집단 농민의 노동 생산성이 하위 및 중간 집단보다 상당히 높다는 점은 이미 인용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충분히 입증되었다. 이제 대규모 경작자의 경제적 특징을 결정하는 기술적 특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포스트니코프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농업의 체계와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농민이 소유하고 이용하는 토지의 규모이다. 그러나 농민 농업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시골 주민 전체가 동일한 농업 유형을 영위한다는 전제하에 각 집단 간의 상호 의존성을 간과해 왔다. 이제 농사 체계에 대한 논의는 잠시 미뤄두고, 타우리다 지역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확인한 농민 집단별 농사 기술의 특성을 요약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요크 (Yoke)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가축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농가는 네댓 마리 이상의 농사용 가축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경제적 상황은 가축 보유 규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네 마리의 가축이 필요한 날이 네 개 달린 조파기와 달리, 다섯 개의 날을 갖춘 농기구는 다섯 마리의 가축을 필요로 한다. 쟁기질 직후 수행해야 하는 써레질의 경우, 여분의 말이 없는 농민은 쟁기질을 마친 후에야 작업이 수행되므로 흙이 말라 발아에 불리한 재배 여건이 조성된다. 또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쟁기질을 할 때 여분의 말이 없으면 물과 사료 운반에 차질이 생겨 작업이 지체된다. 이처럼 작업용 가축이 부족하면 파종 시기를 놓치게 되며, 이는 곧 생산성 저하로 직결된다. 반면, 다수의 농사용 가축과 여러 날을 갖춘 파종기를 보유한 농민은 기상 상황에 맞춰 신속하게 밭을 갈아 씨앗을 촉촉한 흙으로 덮을 수 있는 기술적 이점을 누린다. 일곱 마리의 농사용 가축을 ‘갖춘’ 농민은 다섯 개의 날을 가진 조파기와 두 개의 써레를 동시에 활용하여 ‘쉬지 않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추수 직후가 되면 농민 간 경제적 격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풍년일수록 대규모 노동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여섯 마리 이상의 가축을 보유한 농민은 곡식을 쌓아둘 필요 없이 즉시 탈곡할 수 있어 실어 시간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절감한다” (277쪽).

 

 

대규모 경작자의 살림살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 집단의 농업이 포스트니코프의 지적대로 ‘상업적’ 사업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상업 부문의 규모를 나타내는 통계는 이러한 진단을 뒷받침하는데, 경작 면적이 넓을수록 시장 지향적인 농산물 생산 비중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25~50데샤티나 규모의 농장은 전체 면적 중 52%가 상업 구역이었으나, 50데샤티나가 넘는 농장은 그 비율이 61%에 달했다.

 

현금 수입 측면에서도 이들의 상업적 성격을 명확히 드러난다. 부유한 집단 중 가장 낮은 수입을 기록한 농가조차도 가구당 574루블의 수입을 올려, 필수적인 현금 지출인 200~250루블을 상회하는 규모를 확보했다. 이로써 농장 확장이나 개량에 필요한 잉여 자금을 축적할 수 있었다. 포스트니코프는 “가구당 경작 면적이 50데샤티나가 넘는 부유한 농민들의 경우, 축산업의 일환인 털 굵은 양의 번식조차도 시장 지향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188쪽)고 설명한다.

 

포스트니코프가 충분히 다루지 않았던 소수 농민의 경제적 우위가 다수에게 미친 영향에 관한 논의는 필수적이다. 소수 부유층의 이러한 우위는 다수에게 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토지 임차 관련 통계는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입증한다.

 

타우리가 주 세 개 군의 농민들이 임차한 (미분여지와 분여지를 합쳐) 총 476,334데샤티나의 토지 중, 부유한 집단이 차지한 비중은 5분의 3을 상회하는 298,727데샤티나 (63%)에 달했다. 반면 중간 집단은 31%를 점유했으며, 가난한 집단의 몫은 6%에 불과했다. 상위 집단은 분여지만으로도 충분한 파종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대 토지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하위 두 집단이 부유한 농민들의 상업적 경작지 확대 과정에서 극심한 토지 부족과 고통을 겪었음이 명확해진다.

 

앞서 분여지의 임대 분포에 관한 통계가 제시된 바 있는데, 이로써 동일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농민 집단별로 분여지 임대차가 지니는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포스트니코프의 저서 제Ⅳ장에 기술된 임대차 유형에 관한 서술을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

 

“분여지는 남부 러시아 농민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토지는 차용증의 대출을 위한 보증 수단으로 활용되며, 타우리아 지역에서 이러한 차용증은 널리 유통된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채무가 상환될 때까지 대출업자에게 귀속된다. 이러한 토지는 1~2년 또는 8~11년의 장기 임대나 ‘매각’의 형태로 거래되며, 분여지 임대 시에는 읍이나 마을 관공서에 공식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관공서 앞에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모여 있는 대규모 군중은 다과가 차려진 가운데 분여지 ‘매각’을 진행하고 이를 마을 당국 장부에 기록하는 중이다.

 

분여지 ‘매각’은 가구 구성원 수에 따라 토지가 분할되어 근본적인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는 마을과, 실제 구성원 숫자에 따라 정기적인 토지 재분배가 이뤄지는 마을 모두에서 나타난다. 다만 후자의 경우 거래가 다음 재분배 전까지 단기적으로 이뤄지며, 재분배 날짜는 최근 지역 사회의 결정에 따라 미리 확정된다. 남부 러시아, 특히 타우리아 지역 농민들 사이의 이러한 분여지 거래는 부유한 농민들의 사활이 걸린 이해관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는 부유한 농민들이 막대한 면적의 토지를 경작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이며, 그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이점을 제공했다. 이 때문에 (부유한) 농민들은 토지 임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상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140쪽).

 

포스트니코프는 메리토폴 군 농정 위원회가 분여지 임대 시 마을 의회의 승인을 요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을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명령이 토지 거래 내역을 마을 법원에서 자취를 감추게 했을 뿐, 비공식적인 거래 자체를 근절하지는 못했음” (140쪽)을 강조한다.

 

부유한 농민은 막대한 규모의 토지를 임차했음에도, 실제 토지 매입을 주도한 핵심 집단이기도 했다. 드네프르 군의 경우 전체 매각 토지의 78%를 이들이 사들였으며, 메리토폴 군에서는 총 48,099데샤티나의 매각 토지 중 88%에 해당하는 42,737데샤티나를 구매하였다.

 

마지막으로, 신용을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 역시 이들 부유한 농민들이다. 남부 마을 대부 조합에 관한 기존 서술을 보충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묘사한 내용을 인용한다.

 

“오늘날 타우리아 주 마을들을 비롯하여 나라 곳곳에 무수히 들어선 마을 대부 조합들은 주로 부유한 농민들을 지원하며, 실제로도 그렇게 평가받는다. 타우리아 주 마을들에서 농민들은 종종 ‘드디어 유대인들을 몰아내고야 말았다!’고 말하곤 하는데, 정작 그렇게 말하는 이들은 모두 부유한 농민들이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농민들은 보증인을 구할 수가 없어 대출 자체가 사실상 차단되어 있다” (368쪽).

 

이러한 신용 독점 현상은 필연적 결과이다. 신용 거래는 구매 대금 지불을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실질적인 지불 수단을 갖춘 이들만이 대금을 치를 수 있다. 결국 남부 러시아 농민 중 이러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은 부유한 소수뿐이다.

 

생산 활동의 과실을 독점하는 이 집단의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임금 노동력에 ‘상당한 수준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그 노동력의 공급원이 필연적으로 하층 집단 구성원들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농업 부문에서 임금 노동자의 수를 정확히 산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며, 젬스트보 통계 또한 이러한 난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노동 수요가 급변하는 농업의 특성상 상시 고용된 노동자 신고만으로는 실질적인 착취 수준을 확인하기 어렵고, 계절 노동자 (일용직 노동자)의 규모를 파악하는 것 또한 사실상 차단되어 있다.

 

포스트니코프는 부유한 집단의 노동 기준을 노동력이 있는 가족 구성원 1인당 15데샤티나로 설정하여 집단별 임금 노동자 수를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저서 제Ⅶ장에서 경작 규모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기준은 기계화 수확이 뒷받침될 때에만 실현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부유한 집단 내에서도 수확 기계 보유 현황은 열 가구당 한 대꼴에 불과하다. 기계 소유주들이 자신의 수확을 마친 후 이를 대여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감안하더라도, 농민 대다수는 기계 없이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으며 그만큼 일용직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 따라서 상위 집단이 실제 고용하는 임금 노동력은 저자의 추산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으며, 그들이 벌어들이는 막대한 화폐 수입의 상당 부분은 정치 경제학적 관점에서 자본 소득으로 귀속된다.

 

세 번째 집단에 관한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평균 이상의 생산 수단을 보유하여 높은 노동 생산성을 확보한 부유층 농민은 지역 농업 생산의 주축으로서 나머지 집단에 비해 우위를 점한다. 이들의 농업은 상업적 성격을 띠며, 대부분 임금 노동자의 착취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남부 러시아 농민 농업에 관한 포스트니코프의 저서 자료를 체계화하여, 세 주민 집단이 경제적 상황에서 보이는 정치경제학적 차이를 살펴보았다. 농민을 집단별로 구분하지 않는 연구는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점이 본 분석에서 증명된다. 포스트니코프 역시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 집단 분류를 시도하지 않은 젬스트보 통계학자들을 향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는다” (Ⅻ쪽)고 비판한 바 있다.

 

물론 포스트니코프 스스로가 농민을 ‘명확한’ 집단으로 체계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비판이 온전한 정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농가 간의 양적·질적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순히 ‘부유함의 정도’가 아닌 농업의 사회적·경제적 성격에 따른 집단 분류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젬스트보 통계학자들이 향후 이러한 분류 체계를 도입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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