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오래전에 본 영화라 로빈 윌리엄스만 기억에 뚜렸하고, 그 잘 생긴 에단 호크마저도 가물가물하다. 부분적 기억회로의 이상이 아니고서는 이럴 수 없는 나의 기억상태에도 불구하고, 쓰레기통에 책을 부우~욱 뜯어서 마구 던지는 장면과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을 외치며 책상위로 올라가 키팅 선생님을 열호하던 학생들의, 감동적인 엔딩은 잊을 수가 없다.
그 감동을 오늘에 되살려 <죽은 시인의 사회>, 책으로 만나고 있는 중이다. "현재를 즐겨라, 인생을 독특하게 살아라" 오직 인생의 목표를 아이비리그에 두고 있는 아이들에게 키팅 선생님은, 끊임없이 아이들의 자아를 일깨워주려고 무진 애를 쓴다.
’호~ 그래서 책을 부~욱 찢었던거구만’ 이라는 상황 파악에서 조금 더 진전된 현재 상태에서 먼저 파고드는 생각,
’여기나 저기나 입시전쟁, 맹렬부모, 고뇌하는 청춘이 있구나’
그저 좋은 대학이 인생의 목표인양 내몰리는 청소년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싶은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우리에게도 키팅 선생님이 필요하다. 하지만...선생님중 누군가가 수업 시간에 공부를 가르치지 않고, 시를 읊고 ’죽은 시인의 사회’같은 모임을 권유하고...그런다면 어떨까? 난, 모르겠다. 그런 선생님의 의도와 뜻을 제대로, 순수하게 알아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 나는 얼마만큼 믿고 있는걸까. 혹시, 남의 아이에게는 그렇게, 내 아이에게는 아닌, 이중의 잣대를 가지고 있는건 아니길....책값 무서운줄 모르고 먹어치우는 아들래미, 문득 이뽀~~
양 손에 떡 쥔듯, 책을 읽는 나는
우연히도, 공교롭게도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치팅컬처> 를 읽고 있다.
거짓말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에 대한 실랄한 비판과 현상을 짚어내는 이 책, 7장에서는 ’출발선의 속임수’에서 일류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아이들이 속임수에 얼마나 능숙하게 대처하고 터득해나가는지를 꼬집고 있다. "성적을 올리는데 필요하다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성과주의 정서가 있는데, 그 중에서 더러 속임수도 포함된다."(p.291)
시험에서 컨닝을 하는 것, 과제를 대행시키거나 사서 제출하고, 남의 논문을 짜깁기해서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키는, 이런 행태들이 이젠 예사롭다. 속이고 훔치는 것에 아무런 도덕적 견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남들도 다 하니까,’ 그들과 같아지기 위해 나도 그들처럼?..
도무지 남의 일같지 않은 일련의 이런 현상을, 허버트 스펜서의 ’적자생존’의 법칙으로도 명확한 해석이 불가능하다. 도덕적으로 무뎌지는 문화, <정의란 무엇인가> , <왜 도덕인가>가, 주목받는 이유와 무관하지 않는 것같다.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