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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뜻하지않게 그 책속에서 또다른 멋진 책을 만나게된다.
이런 만남을 나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 해석한다.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이란 책을 읽으면서
박성현 저자의 스피드하고 간결하며 멋진 글솜씨에 반했다. 전체주의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지만
개인주의에서 비롯하는 수많은 오류를 경험하다보니
처음, 그가 표방하는 개인주의가 너무 과장된거 아닌가도 싶었지만
곧, ’떼’ 에 휘둘리며 정체성을 잃어가는 개인주의의 왜곡을 바로 잡을 수 있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 만남이 된 책들이 나는 더 반갑다.




**
         
          
 
 

 

 

 

 

 

 

저자 박성현은 니체로부터 개인주의  뿌리를 전해받고 있다.  
니체는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에서, "떼에 속하고 싶은 욕심은 에고가 되고 싶은 욕심보다 훨씬 더 오래된 거야. ’떼’에 속할 때만 ’양심 바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식이라면 ’나,ego’가 될 때에는 ’양심 없는 놈’이 될 수밖에 없는" 업애야 할 존재에 대해 말한다. 단순히 옳고 그름의 판단이나 공리와는 별개로 이성적 판단에 기인한 양심을 따를 때, 인간은 비로소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지니는게 아닐까.   그런가하면 <각성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칸트는, "자연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의 명령이나 지시없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정신적 금치산자 상태로 평생을 사는 이유는 게으름과 비겁함 때문이다" 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아직 칸트의 사상철학을 주의 깊게 읽어보지 못했지만, 내가 허투루 알던 그답지 않게 경쾌하고 명료한 글이다. 


저자의 사상적 흡입구는 개방적이며 다원화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편협한 자료에, 편협한 사고로 늘어놓는 ’개인주의’가 아니란 점에서 이 책은 공감 이상으로 다가온다. 인민전선에 가담해 싸운좌파 미국 지식인에 대한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그리고 마지막 장면이 너무나 오싹하리만치 정곡을 찔렀던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기존에 느끼던 문제와 주제를 폭넓게 재해석하기 위해서라도 꼭 다시봐야 하겠다. ’머리와 상관없는 양심, 진실과 상관없는 양심’에 대한 고찰을 필요로 한다.



어릴 적 동화로만 재밌게, 마냥 재미로만 읽었던 책 <걸리버 여행기>는  의외로 많은 인용을 통해,  사상과 문제의식을 고취시킨다. 간략하게 구성하고 번역된 것이 아닌, 진짜 걸리버 여행기를 읽어보기로 마음 먹게 된것은 ’후이넘’과 ’야후’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워낙 장편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소인국, 거인국의 걸리버는 만나봤어도 후이넘 이야기는 처음이다.  "자신의 양심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고 진실을 무시한 채 양심만 내세우는 태도를 얼마나 증오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지"의 스위프트의 사상적 토로를 경험하고 싶다.   

 

세상에 책이 워낙 많이 쏟아지다보니 너무나 유명한 몇몇 책들은 어디가서 안 읽었다고 말하기 뭣하기도 하지만 그건 결코 창피해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읽고싶다와 읽어야겠어, 라는 의지가 동動했을 때 그때 읽으면 그만이라는 나의 생각은 예전처럼 지금도 동일하다. 그래서 책이 좋은건지도 모르겠다. 한 번 지어진 책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언제나 내가 읽어주거나 말거나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기다려주니까.  책은 사라지지 않는다. 품절은 될지라도.  



지금은,
조지 오웰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와 시간을 나누고 있다.
문득 내가 왜 이런 글감을 만들고, 쓰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나는 왜 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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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3-29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닉을 바꾸셨군요.
서재 브리핑에서 보고 누군가 했었는데...문체를 보고 단번에 알아보았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헬멧쓴 오리(?)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거...ㅠ.ㅠ

정작 '짜라두짜''각성이란 무엇인가'는 읽지 않았으면서...'누가 종 땡땡'이랑''뷰티풀 마인드'만 갖고 한마디 거들고 싶어진다는~^^

잘 지내시죠?^^

모름지기 2011-04-06 02:27   좋아요 0 | URL
예..닉도 바꾸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헬멧쓴 애는 오리가 아니라 '개'였답니다.히히

저도 짜라두짜..를 못 읽었는데 이참에 확 읽어볼려구요.
개인이라..보다 훨씬 재밌을거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1-03-2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양철댁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거 같당, 어째 루트가 이리 비슷한고... 이긍~ ^^

그런데여, 모름지기님, 페이퍼 쓰실 때 알라딘 책을 끌어다 주시면
제가 궁금할 때 그 책으로 냉큼 건너뛸 수 있을거 같은데요. 저는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이란 책이
궁금해져 버렸답니다. ^^

저는 <나는 왜 쓰는가> 사놓고, 언제 읽을지 전~혀 가늠이 안 되고 있답니다.
저도 제가 왜 글을 쓰는지 생각해보고 싶은데요. 음......... 책 찾으러 갑니다. ^^

모름지기 2011-04-06 02:28   좋아요 0 | URL
시키신대로 알라딘 책 끌어다 수정했어요.하하하

나는 왜 쓰는가..완전 좋았어요. 꼭, 어서 읽어보세요.^^
 

 

취중진담. 

술 잔이 오거니 가거니 하다보면 슬슬 속내가 읊어진다. 나는 그렇다. 이때 알코올 도수는 절대 높아서는 안 된다. 속내 나오기 전에 속에 들어있는게 먼저 나오니까. 술은 왜 마실까? 홧김에 확 부어 넣기도 할테고, 술 푸게하는 사회가 미워서일 수도 있고, 밍숭맹숭 맹정신이 감당 안 될때도 그럴테고, 너무 기분 좋을 때도 가무전에 가끔,  아무런 이유없이 그저..릴~~렉스고자 할 때도. 나의 음주 이유는 선다중 대개는 마지막 이유를 가져다 붙인다.  

낮에 연거푸 들이 부은 커피의 해독을 위해 지금 이 시간을 전후해, 캔맥주를, 혹은 원산지 분명한 막걸리를 걸친다. 그리고는 슬렁슬렁한 책을 골라 읽는다. 오늘은 주객이 전도 국면이다.  

    

  

내가 생각하는 단골음식점은, 주인장 관상이 좋아야 한다. 타고난 인상이 평범하다면 웃음이라도 자주 볼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 전통의 맛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 맛이 없더라도 퓨전은 안 된다. 나보다 먼저 출입하는 단골들이 적어도 연필통에 들어가는 필기구 개수 이상의 숫자여야한다. 텔레비전이 없어야 한다. 기타나 오디오에서 나오는 풍악은 있어도 되지만 일부 손님의 취향으로 다른 손님의 흥이 깨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시계는 없는 편이 좋다.  마지막으로, 공기 속에 적당한 밀도로 품위와 예의의 입자가 떠다녀야 한다. p.224  

  

하여, 그와의 소통이 원활함에 만전을 기하고자, 그가 좋아하는 단골집 흉내는 아니어도, 공기속에 적당한 밀도의 알코올이 함유되어야 했다. 이제 좀 말이 통하는 듯..^^ 

음식을 같이 먹으면 빨리 가까워진다고 하지 않던가. 성석제님의 글은, 사실 술이 아니어도 술술 넘어간다. 아주 배운티를 있는대로 쏟아내는 박식한 분들과는 달리, 친근하고 소박한 글이 스스럼 없어서 좋다. 나름 유머도 있으시고, 

 

     

  

 

  

 

 

 

 

유머하면 또 이 사람을 지나칠 수 없다. 파인만 씨, 나름 굉장히 웃기길 자부하고 쓰셨지만 배꼽을 찾아다녀야 할 만큼은 아니고, 이런 양반이 이런 말도?...정도, 하지만 안 웃길 것 같은 사람이 웃기면 피식~ 나오는, 촛점 안 맞은 사진처럼 묘하게 유쾌하다. 그리고 아주 쬐금은 공감할 수 없는 천재적 사소한 고민과도 마주한다. 슬쩍 넘어가면 그만. 술에 물탄듯.

 

     

 

 

             만만치 않은 또 한 양반, 마크 트웨인.  

 

 

 

 

 

  술 얘기하다 헛발질. 길이 달려들지 않은것만도 다행인 하루의, 새벽 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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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1-2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이 달려 드는 게 뭔지 아는 1인~ ㅋㅋㅋ
성석제는 단편 하나 봤던가, 파인만씨는 공감하고, 마크 트웨인은 잘 모르고 허크가 좋아요.^^
나는 어제 EBS 정의 특강 끝나고, 한일전 승부차기 결과만 보고 그냥 잤어요~ ㅠㅠ

모름지기 2011-01-28 00:23   좋아요 0 | URL
아시는군요..
길이 달려드는게 뭔지, 위의 작가들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결국 다 아시는거군요.^^
한일전에서의 쓰린속을 달래볼겸 하다가 길어졌네요. 날씨가 날로 매서워요.
칼바람이 뭔지를 실감하게되는 요즘..감기 조심하세요.

마녀고양이 2011-01-26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해인님. 첨 놀러옵니다~

파인만의 에세이를 저도 참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보네요. 제 방 어딘가 고히 잠들어 있을건데. ^^
그리고.... 인용하신 단골음식점은....... 정말이지 팍팍 와닿아요~ 아하하.
아, 두툼한 파전, 밥알 한알씩 뜨는 동동주, 그립습니다.

모름지기 2011-01-28 00:28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마고님..
이렇게들 부르시더군요.^^
유독 저 구절에 필이 꽂히더라구요..심히 공감되는 또 한 구절이 있었는데 그건 리뷰쓸데 한번 읊어봐야겠어요. 명절엔 꼭 빈대떡을 부치는데,이번 설에는 동동주를 곁들어야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1-28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중진담은 괜찮은데,언중유골은 절대사양이라는~~^^
녹두전에, 막걸리를 흔들지 않고 위엣것만 마알갛게 따라 마시고 싶어요.

모름지기 2011-01-29 00:41   좋아요 0 | URL
저두 뼈만 있고 예의없는 말들, 싫어라합니다.
남들은 막걸리가 그렇다는데 전, 동동주를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띵하더라구요.
자꾸 그렇게 생각하서 더 그런가?
한번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마알간 위엣것을 마셔봐야겠어요.

순오기 2011-01-29 11:52   좋아요 0 | URL
동동주 다음날 머리 아픈거 맞아요.
나도 처음 달짝지근하게 입에 닿는 첫맛에 반해서 홀짝거렸다가 다음날 죽는 줄 알았어요.ㅜㅜ
그래서 그 후부터는 동동주에 유혹되지 않아요. 말간 것만 마시면 머리가 아프지 않다고 하던데 내몸으로 임상실험은 하지 않았어요.ㅋㅋ

모름지기 2011-01-31 22:08   좋아요 0 | URL
제가 이번 설에 임상실험자로 나선다니까요.^^
결과는 개별 쪽지드릴께요.~~

양철나무꾼 2011-02-01 01:38   좋아요 0 | URL
동동주는 다음날 머리가 띵한 거 맞는데요,
막걸리 흔들지 않고 위엣것만 따라마시는 건...머리 안 아파요.
제가 산 증인입니다~^^
 

            

  

하도 오래전에 본 영화라 로빈 윌리엄스만 기억에 뚜렸하고, 그 잘 생긴 에단 호크마저도 가물가물하다. 부분적 기억회로의 이상이 아니고서는 이럴 수 없는 나의 기억상태에도 불구하고, 쓰레기통에 책을 부우~욱 뜯어서 마구 던지는 장면과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을 외치며 책상위로 올라가 키팅 선생님을 열호하던 학생들의, 감동적인 엔딩은 잊을 수가 없다.   


그 감동을 오늘에 되살려 <죽은 시인의 사회>, 책으로 만나고 있는 중이다. "현재를 즐겨라, 인생을 독특하게 살아라" 오직 인생의 목표를 아이비리그에 두고 있는 아이들에게 키팅 선생님은, 끊임없이 아이들의 자아를 일깨워주려고 무진 애를 쓴다.
’호~ 그래서 책을 부~욱 찢었던거구만’ 이라는 상황 파악에서 조금 더 진전된 현재 상태에서 먼저 파고드는 생각, 

’여기나 저기나 입시전쟁, 맹렬부모, 고뇌하는 청춘이 있구나’ 


그저 좋은 대학이 인생의 목표인양 내몰리는 청소년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싶은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우리에게도 키팅 선생님이 필요하다. 하지만...선생님중 누군가가 수업 시간에 공부를 가르치지 않고, 시를 읊고 ’죽은 시인의 사회’같은 모임을 권유하고...그런다면 어떨까? 난, 모르겠다. 그런 선생님의 의도와 뜻을 제대로, 순수하게 알아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 나는 얼마만큼 믿고 있는걸까. 혹시, 남의 아이에게는 그렇게, 내 아이에게는 아닌, 이중의 잣대를 가지고 있는건 아니길....책값 무서운줄 모르고 먹어치우는 아들래미, 문득 이뽀~~  


   

양 손에 떡 쥔듯, 책을 읽는 나는   
우연히도, 공교롭게도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치팅컬처> 를 읽고 있다.  


 

거짓말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에 대한 실랄한 비판과 현상을 짚어내는 이 책, 7장에서는 ’출발선의 속임수’에서 일류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아이들이 속임수에 얼마나 능숙하게 대처하고 터득해나가는지를 꼬집고 있다. "성적을 올리는데 필요하다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성과주의 정서가 있는데, 그 중에서 더러 속임수도 포함된다."(p.291)  
시험에서 컨닝을 하는 것, 과제를 대행시키거나 사서 제출하고, 남의 논문을 짜깁기해서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키는, 이런 행태들이 이젠 예사롭다. 속이고 훔치는 것에 아무런 도덕적 견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남들도 다 하니까,’ 그들과 같아지기 위해 나도 그들처럼?..  


도무지 남의 일같지 않은 일련의 이런 현상을, 허버트 스펜서의 ’적자생존’의 법칙으로도 명확한 해석이 불가능하다. 도덕적으로 무뎌지는 문화, <정의란 무엇인가> , <왜 도덕인가>가, 주목받는 이유와 무관하지 않는 것같다.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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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21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 무서운 줄 모르고 먹어 치우는 아들내미라면, 저라도 이쁘겠는걸요~^^

인성교육이나 전인교육...멸종 위기 아닌가요?

모름지기 2011-01-22 01:09   좋아요 0 | URL
주머니는 울고 어미는 웃고..그런거죠.^^
사회마저 회피하는 인성교육 전인교육까지 감당해야하는 부모의 시름이 깊어만갑니다...
 

 

6회 도서리뷰대회 당선자 발표..를 순오기님 서재에서 봤다.   

보기만 했을라구, 버젓이 당선자 반열에 오른 필명에 배시시시시시... 

그런데 도서리뷰대회는 뭐지? 

<완전초보> 딱지 달고 서행 운전중인 나로서는 어떻게 돌아가는 로터리인지..맹한 기분이다. 굼뜬것도 한 몫하고, 돌아가는 판국에 어두운것도 있고, 찾아다니지 않는 게으름이 제일 큰 몫을 한다. 그럼에도, 쥐의 뿔만큼도 모르는 내가 도서리뷰대회에 당선된걸 보면, 걍~ 쓰기만 해도 저절로 되는건가보다.^^   소 뒷걸음질로 쥐 잡았다. 완전히 소 됐어~~

 

 

  요녀석이 문제의 고넘. 울기엔 좀 애매한 - 최규석 

이실직고하자면 말이지..이 책도 순오기님이 선물해주신거였다. 만화책은 눈 돌아가서 잘 읽지 못한다고...그래도 최규석 작가책, 읽고는 싶다고, 지나는 말을 했드랬는데 <대한민국 원주민>이랑, 요넘을 쎄트로다가 보내주셨다. 그래서 오늘의 영광을..음하하하 .거기다 친절한 순오기씨, 당선 소식까지 날라다 주셨으니,

무쟈게 고맙다는 말..입만 아프고 , 광주댁 서울 올라오면 푸지게 한 턱 쏘아 줘야지. "순오기님~ 오시는 날, 마음만 굳게 먹고, 식사는 굶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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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1-22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우수리뷰대회는 해마다 11월 말쯤에 한 달 정도 진행되는데, 기간내에 대상도서에 쓴 리뷰는 자동 응모됩니다.
해인님 글쓰기야 옆동네서 검증된 실력이고, 그래서 내가 반했잖아요.^^
2월 20일 조카 결혼식에 가면 맛난 거 많이 먹을테니까 전날 올라가버릴까요?ㅋㅋ

모름지기 2011-01-26 16:32   좋아요 0 | URL
전날도 좋죠. 우리집이 아담하긴해도 순오기님 끼워 잘만은해요. 방은?
남편더러 거실에서 자라고하고..우리 둘이 오붓하고 단란하게 하룻밤?..ㅋㅋ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다. 어느 것 하나도 선명하게 남아있지는 않다. 문득씩 떠올려지는 것이 없는게 아니라, 정확히는 아버지와 나란했던 기억의 부재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그랬고, 왔냐. 그러셨다. 기억의 부재라고해서 아버지가 동거하지 않았음도 아니다. 가슴에 뜨거운 피가 박동칠 때마다 아버지란 이름이 뜬금없이 파득거린다. 그래서 뜨겁고, 적당히 따뜻하다. 아버지를 먹고 살았나보다. 숨을 훔치며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사진속에서 늘 빠져있던 아버지는 사진 밖에서 늘 나를, 우리 가족을 보고계셨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희망의 시작을 얘기하다가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켜켜히 깊어가는 것을 감출 수 없다. 살아계셨을 때 잘하지. 잘 하고 싶었다. 후회나 말지. 그러고 싶다. 천리밖에서도 뻗어있던 아버지의 그늘이 오늘 더욱 그립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에 가졌던 그리움이 눈발 속에서도 여전하다. 보고싶습니다. 그러냐. 네.. 

                                                   

      

한, 일 년여를 누워계시다 가셨다. 지금의 시간으로 환원하자면 무척 짧지만, 그때는 버겁게 지쳐가기에 적당한 시간이었다. 특히 나같은 불효자가 감당하기엔 더욱 그랬다. 빌어먹을. 아버지가 싫어하는 욕지기가, 아버지를 기억할 때면 나온다. 나를 향해 나온다. 남겨질 모든 가족을 위해, 아버지를 대신한 아버지로 살았던 스뭇 다섯의 용준은 어땠을까. 사진관처럼 어찌 못할 짐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말도 안되는 바보라고. 너 만 하겠냐. 알고 있습니다. 다시 아버지의 누운 모습이라도, 바라느냐. 아뇨. 빌어먹을. 이것도 솔직이라고.  

 

                                         

   

 

 

 

 

  

 

<빈집>에서의 아버지는 노름으로 쫓기느라, <내 젊은 날의 숲>에서의 아버지는 뇌물 수수 혐의로 감옥에서 계시느라 딸들에게 존재감마저 흐릿하다. 흡사 그 네들의 영웅이 일그러져가고 있다. 노름이 아니었던들, 감옥이 아니었던들 마찬가지였을 아버지. 그러나 그런 아버지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말하는 사람도 있겠고. 영웅이 지쳐간다. 애당초 영웅 흉내를 내느라 피곤하셨을 인생들. 영웅 행세하느라 고생하셨소. 아니 다행이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뜬금없다. 아..예. 딸을 위해 나무 밑둥에 돈 될만한 걸 감춰두셨던, 미안하다. 웃음 섞어 던지는 것 밖에 할 줄 모르셨던 그 네들의 아버지였더라도 영웅의 망토는 펄럭인다. 

                    

                                 

   

 5월 어느 사람, 엄니는 말했고 나머지 열 한 달, 아부지는 말이 없었다. 내게는 그랬다. 역시나 집을 들락거리는 아버지였지만 한없이 크기만 하다. 내 몸이 커져가면서 아버지의 어깨는 작아져만 갔지만, 지금의 기억 속 아버지는 여전히 크시다. 엄니 앞에서는 감히 드러낼 수도 없는, 소리 죽여 그리워한다. 기구 풍선을 타고 남산 타워를 날고 싶다. 바람 좋은 날, 아주 높이 날고 싶다. 아버지께 안부만 여쭈고 돌아오면 안되나요 하늘님. 그건 말 안 된다. 압니다 그러니까 부탁하는거잖아요. 그래도 안돼. 박하십니다. 하는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오셔야겠어요. 아시죠 제 꿈으로 들어오는 입구 비밀번호, 안 바꿨어요. 아 참 이사했어요. 천사님께 성능 좋은 네비 하나 부탁하세요. 일찌감치 눕습니다.... 제기랄. 잠이 안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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