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법칙 메타포 9
낸시 월린 지음, 황윤영 옮김 / 메타포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보았을 때 <바다 바다 바다>, <내가 사랑한 야곱>, <루이 브라이, 점자로 세상을 열다>등을 번역한 황윤영님이 옮긴 책이라는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책 뒤표지의...
‘때로는 당신을 해치려는 사람이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두려움은 당신의 친구다. 두려움을 느낄 때는 행동하라.
작고 힘없는 사람을 보호하라.
전에 했다면 지금도 할 수 있다.
언제나 기억하라. 살아남은 자만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라는 생존의 법칙을 보는 순간 이 책이 그저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누구에게서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의 법칙일까? 궁금했는데...
책을 얼마 읽지 않았는데...
“도둑놈! 쿠키 도둑놈!”
엄마가 소리쳤어. 그러더니 갑자기 킬킬거리기 시작했어.-23쪽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럼 주인공 오빠 매슈와 여동생 캘리, 에미가 그 누군가에게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그게 바로 엄마인 것이다.

‘소유물. 내 마음이 그 단어에서 머물렀어. 소유물.
그래, 맞아. 그게 진실이야. 우리는 엄마의 소유물이야. 우리는.
(난 고개를 숙여 남북전쟁에 대한 내 책을 보았어.)
우리는 엄마의 노예와 같아. 엄마는 우리를 소유한 거야.
언제라도 채찍질을 당할 수 있으며 재빨리 몸을 피하고 서로 보살피는 것 외에는 달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198쪽

 
매슈와 캘리, 에미는 엄마 니키에게 늘 공포를 느끼며 살아간다.
엄마의 신경질적이고 지속적인 폭력은 항상 세 남매를 무서움에 떨게 한다.
어느 날, 매슈와 캘리는 편의점에서 자신의 아들을 폭행하려는 아버지를 강한 힘으로 제압하는 머독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매슈는 그 날 이후로 머독아저씨를 찾아보지만 쉽지 않다. 그런데 캘리가 머독아저씨 주소를 알아내 매슈에게 전해주려고 하는데 그만 엄마가 그 쪽지를 보고는 가로챈다. 거기다가 캘리가 우려했던 대로 엄마는 머독아저씨를 찾아가 데이트 신청을 하는 것이다. 상당한 미인의 엄마는 자신의 신경질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감추고 아주 빠르게 머독아저씨와 가까워지고 어쨌든 그 덕분에 매슈와 캘리, 에미도 머독아저씨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행복은 영원하지 않다. 미치광이 같이 재미를 쫓는 엄마는 머독아저씨와 놀러간 바닷가에서 에미를 위험에 빠뜨리면서까지 심한 장난을 하게 되고 머독아저씨는 그런 엄마를 멀리하게 된다. 엄마는 머독아저씨에게 집착하고 괴롭힌다. 
급기야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머독아저씨의 이웃인 줄리 아줌마를 자동차로 치어 하반신불구로 만들게 되고 엄마는 이 일로 감옥에 가게 된다.
그 사이 매슈는 엄마와 이혼한 친아버지와 엄마의 이런 사정을 다 알고 있는 이모와 함께 엄마를 피해 살아갈 방도를 찾는다. 친아버지와 캘리, 에미는 멀리 이사를 가게 되고, 매슈는 자신의 집이자 엄마 집 바로 아래 이모 집에서 살게 된다.
출소를 하게 된 엄마는 분별없는 생활을 하면서 호시탐탐 에미를 데려올 궁리를 한다.
에미는 매슈, 캘리와는 아빠가 다르다.
그래서 더욱 엄마는 에미에게 집착하는 거겠지. 어쨌든 엄마는 에미를 납치하게 된다.
에미를 찾아 나선 매슈는 엄마와 마주하게 되고 엄마를 죽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이 때 머독아저씨가 나타나 매슈와 에미를 구한다.

“머독아저씨, 전 영웅을 찾고 있지 않았어요.
뭐, 굳이 원한다면야 그렇게 불러도 되겠지만, 사실은 엄마를 죽일 사람을 찾고 있었어요.
난 아저시가 엄마를 알게 되면, 그리고 우리를 알고 우리를 좋아하게 되면, 아저씨가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아저씨가 그 꼬마의 일에 끼어든 모습을 보고 말이에요...... 그리고 내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이제 알겠어요. 난 아저시 안에 있는 뭔가를 알아챘던 거예요. 아저씨도 나와 같아요, 안 그래요, 아저씨? 우리와 같은 거죠? 아저씨 엄마도 우리 엄마 같았던 거죠?......”-374쪽

“어머니가 아니었어. 아버지였어......
나는 열세 살에 내 아버지를 죽인 이후로는 누구도 죽이지 않았어.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다시는 누구도 죽이지 않을 거야.
하지만 아직도...... 그래, 넌 네 엄마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고?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을 거야. 난 그러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어. 미안하구나.”-375쪽

그랬구나. 매슈는 머독아저씨를 첫눈에 알아봤었구나.
나는 책을 중간쯤 읽었을 때... 어쩌면? 혹시나? 했다.

나도 자식이 있는 엄마라는 입장에서 마음이 참 묘했다. 그리고 안타까웠다.
왜... 매슈와 엄마를 둘러 싼 주위의 어른들은 엄마를 치료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왜... 엄마로 인한 괴로움과 고통을 아이들이 고스란히 받게 내버려 두었던 것일까?
조금만 더 일찍 엄마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치료했다면 그래서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매슈가 엄마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을......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답답했다.

<생존의 법칙>에서는 엄마라는 사람은 자기 자식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 세상엔 작고 힘없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으며 때로는 우리들의 ‘엄마’가 그런 사람일 때도 있는 것이다.

매슈, 캘리, 에미가 엄마로부터 겪는 두려움과 공포가 너무나 생생하게 전해져서 더욱 가슴 아팠다. 매슈가 에미에게 쓰는 편지글 형식의 <생존의 법칙>은 그때는 어려 잘 기억하지 못하는 여동생 에미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솔직하고 간절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독자로 하여금 안타까움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매슈는 편지를 쓰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매슈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 나서야 할 일이라면 주저 없이 행동하리라 다짐하는 것이다.

안타깝고 아픈 이야기지만, 엄마인 나 자신도 한번쯤 나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된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아저씨가 해 줬던 일만으로 충분해요.
우린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았어요.
부탁했을 때 나서서 우리를 도와주는 어른이면 충분했어요.”-372쪽
매슈가 한 이 말이 책을 덮은 지금도 귓전에서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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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18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두잎 클로버 달성하고 신청했는데 아직 안 왔어요.
부모에게 학대받는 아이들이 은근히 많더라고요~ 전에 상담봉사할 때도 그런 아이가 있었어요. 그래서 복지관 차원에서 도움을 주도록 연결시켜 주긴 했는데..

뽀송이 2008-08-18 16:03   좋아요 0 | URL
호호^^ 읽어 볼만 합니다. 우리와 다소 정서적으로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특히, 매슈가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벗어나려는 용기와 실천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슈가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하던 대상이 엄마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지만... 그래도 매슈에게 엄마는 여전히 엄마인가 봅니다.

좋은 일을 하셨군요. 그러니까요... 크든 작든 부모들에게 학대받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게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ㅠ.ㅠ